5월, 제주. 어느 순간 무료해지는 때 난 다른 것을 보려 했고 사람들은 다른 곳으로 떠나려 했다. 삶 그리고 여행. 그건 누구도 경험해 본 적 없던 누군가의 연출. 난 내가 왜 주인공이라 생각했던 거지? 내 삶의 주연은 내가 아니었음을.
한동안 잠잠한듯했던 아더에러 나들이. 어느 순간부터 전포동에 가면 파리의 젊은 거리들을 떠올릴 듯했다. 그때 그 풍경들이, 어디선가 그 익숙한 냄새들이 풍겨올 것처럼.
난 늘 그런 이야기를 하고는 하는데. 서울 성수동에 있는 아더에러 매장이 볼 건 많고 더 많은 발걸음을 이끌지는 몰라도 부산 전포동에 있는 매장이 더 매력적이라고. 문을 열고 지하로 내려가는 그 계단들을 밟을 때 그 향기가 올라올 때.
꼭 벗어날 수 없을 듯했다. 이런 곳에 살기라도 해야 할 듯이.
요즘은 그 매장에 일본 사람 중국 사람들이 수시로 드나드는 걸 본다. 이건 그저 문화일 뿐이다. 옷을 입든 장신구를 달든 더 나아가 그 공간을 창조하는 일마저 한순간의 빛에 지나지 않을 것을. 사라질 때가 오면 사진처럼 추억이 될 테지만. 마치 삶처럼. 영광의 그 순간을 기억해.
또 샀다. 지난 가을이었나, 가벼운 스웨트 셔츠 하나 사려고 이 옷 저 옷 건드려보다 직원이 내게 추천해준 옷이 있었는데. 그거 멀티 센서리 때 내게 가장 큰 임팩트를 준 옷이었는데 난 못 입을 것 같다 생각해 쳐다도 안 봤는데.
아무튼 지난 가을 잘 입고 다니다 또 욕심이 생겨 가방과 인형 하나를 추가하고 만다. 다시 가을을 기다리며. 말했잖아, 이건 문화일 뿐이라고.. ?
곰 이름은 Addy Bear. 테디베어를 오마주한 듯한데 디자이너가 누군지도 모르는 브랜드라서 알기 힘들다. 귀 크기가 서로 다른 것이 포인트. 아무튼 그들은 말했다. 우린 그저 하나의 팀일 뿐이라고. 전포동 매장에 한 번 의심스러운 사람이 보인 적이 있는데 난 알지 못한다.
인간이 과연 창조주와 같은 존재인지에 대해 난.
제주도에 뿌리내리겠다 심각하게 고민할 때 다시 난 자유로워지는 듯했고. 그 고민이란 어쩌면 꾸며낸 것일지도 모르는 것이었다. 거짓 의도였을지도. 꿈은 우릴 떠나도록 만들기에. 잠을 자, 그러면 또 괜찮아질 거라며.
결국 난 다시 그곳으로 돌아오고 만다.
신세계 센텀시티 점에 가면 카페 키츠네가 있다. 파묘 보고 한동안 키츠네에 꽂혀버린 거지. 키츠네는 일본어로 여우, 메종은 프랑스어로 집. 메종 키츠네는 프랑스의, 그러니까 다프트 펑크의 매니저 그리고 아티스틱 디렉터였다는 자와 일본인 디자이너가 만나 만든 팀이었다고. 그 브랜드에서 운영하는 카페에 갔을 때 또 흔들렸지. 이거 완전 파리 길바닥 카페 테라스에서 먹던 커피 맛인데?
아주 수준 높지는 않아도 그 분위기에 취하고는 했던. 커피는 대용량으로 아주 싸게 파는 것만 아니면 다 괜찮다는 마인드.
의도가 아니었는데 일본 라면과 프랑스 과자를 품에 안고 돌아온다. 그러니까 누가 연출하고 있는 게 맞다고. 그러니 착각하지마, 내 인생의 연출자가 나일 수는 없다고.
내겐 오직 창조에 대한 열망만이. 그런 이야기라도 꾸미고 싶어서.
제주에는 이상한 돌들이 있었다.
https://youtu.be/a5uQMwRMHcs?si=XX5hP0OW8hNBYbx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