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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eyes of Hokkaido

by 문윤범


그 방 벽들이 이제 포근함을 안기려 했을 때. 난 취조당하지 않아, 하지만 난 널 알아야겠어, 그런 싸움에 지쳤던 그 순간 그는 달아나려 했다. 바깥으로. 그게 언제였는지 기억조차 가물가물하지만. 그토록 괴로워 견딜 수 없던 처음 그때를 이젠 잊은 듯했다.

그 눈을 보며. 날 보는 그대를 향해 말한다. 우린 같은 인간이지만 서로 다른 것을.

"머리가 지끈거리고 어지러울 때 있어요? 괴로울 때 있지 않나요? 그럴 땐, 어떡하죠?

그는 히사시에게 말했다.

"난 니 담당 정신과 의사가 아니야. 보관하고 있는 어떤 진료 기록도 없지. 있었다면 이미 다 폐기해 버렸을 거야."

아직 그곳에 있다. 그는 수사 중에 있었다. 왜가 아니라, 이젠 무엇 때문에가 아니었다. 어디로부터 온 것인가, 과거란 날 앞질러 간 차보다 더 먼곳에 있었으니.

"의사가 종교의 주인이죠. 문 닫힌 방에 있는 사람 말이에요. 파란 옷을 입은 채 그 방 안에서 나오겠죠. 그토록 작은 칼을 손에 쥐어야 할 때는요."

거울을 통해 저 멀리서 달려오는 차를 본다.

"약을 파는 자들이 목사에요. 지금 세상은요."

이미 지나가버린 후, 그 운전자는 더 깊이 페달을 밟으려 한다. 나무들이 부르르 떨며 기울어지는 모습으로.

히사시는 말한다.

"11년 전 이야기를 해줘. 그때도 넌 이곳에 있었어? 하코다테에 온 게 언제지?"

눈이 펑펑 내리던 날, 얼어붙은 바닥 위로 제 발보다 큰 신발 한 짝이 그 땅 위로 놓인다. 그때가 11년 전이었던지...

"무슨 말이죠?"

"유우 말이야."

창문 밖에 우두커니 선 여자처럼 스치듯 그 모습이 지나간다.

"목이 잘렸지. 팔이 네 도막 났고. 그 여자도"

굳은 뒤 슬며시 피어오른 미소가 입가에 머문다.

"아~ 그 여자 말이군요"

네가 가질 수 없어 네 손으로 숨을 끊은 뒤 영원토록 소유한. 그 기억에 대해.

"우리 엄마는 인형을 만들었죠. 전 그 인형들을 가지고 놀다 나쁜 장난을 치곤 했어요. 살아 움직이는 걸, 그때 꿈꾼 건지도 몰라요."

킁킁 냄새를 맡다 그걸 입에 문 강아지가 꼬리를 흔들며 그 방 안으로 들어간다.

"사랑했어요."

더 이상 아무런 소리도 들리지 않는 것처럼.

"그 여자를 구해야 했어요. 하지만 그러지 못했죠. 난 할 수 없었어요."

히사시는 눈을 깜빡거리지도 않는 것처럼 그 이야기에 빠져 들고 있었으며.

"11년이 걸렸어요. 그 여자를 잊는데 말이죠."

그런데 왜 내 앞에 나타난 것인가, 난 널 기억해둔 적도 없는데, 내 머릿속에 새겨진 건 그 여자에 대한 것이 아니었는데, 그런 그림들이 아니었는데.

그들 사이에는 아무런 추억조차 머물지 않았는데 대체 왜 그랬던 건지.

"떠올릴 수 있어요? 처음 그 여자를 본 일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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