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글지글 뒤적뒤적 짠
퇴근 후 밥을 먹으며 듣는 소리. 크으~
이른 아침 일을 마치는 난 밥을 먹고 들어간다. 늘 그러고 싶다. 가끔 찾는 식당이 있는데 24시간 문을 열어놓고 있다. 낮에는 가본 적 없다. 사상의 어느 고깃집. 난 김치찌개를, 그런데 요즘은 순두부를 먹는다. 계란말이랑 같이 먹기에는 그게 더 나은 것 같아서.
작은 새우 몇 마리도 들어가 있다. 아주 맛있지는 않지만 얼큰하다. 반찬이 맛있다. 난 그곳에 계란말이를 먹으러 간다.
어느 날은 혼자 삼겹살 3인분을 시켜 구워 먹었다. 밥 한 공기에 김치도 굽고 콜라와 먹으니 행복했다. 행복은 곧 불행해질 것을 의미함에도 그 순간을 잊을 수 없는 건 고기 굽는 냄새 때문일지 몰랐다. 옆자리에 20대의 사람 몇몇이 앉아 삼겹살 3인분을 주문한다. 소주도 시킨다. 지글지글 뒤적뒤적, 짠..
크으~ 소리가 들리니 나도 모르게. 무슨 생각 해? 난 가끔 내게 넌 도대체 무슨 궁리를 하는 거냐고 따지듯 묻는다. 그때는 아무 생각이 없다. 먹을 때는 그렇다. 어떻게 하면 조금이라도 나트륨 섭취를 줄일까 그런 생각뿐. 머리가 아파 견딜 수 없던 날들의 괴로움이 내게 그런 습관을 들여놨는데.
생각이 많아 머리가 아팠던 건지, 말도 안하고 밥을 빨리 먹어 그런 건 아니었을까? 아무튼 먹을 때는 생각하지 않는다. 그때 그 순간이 떠올랐다. 밤새도록 술 마시다 아침에 고기 구우며 또 한 잔 하던 때가. 그땐 나도 그렇게.
그때 우리 옆자리에는 왠 쓸쓸한 척하는 남자 한 명이 있었을까. 내년에 또 월드컵이 열려! 예언 하나 하자면, 이번에 우린 잉글랜드랑 한 조가 될 거야. 아마도. 좆 된 거지. 어차피 아주 강한 팀 하나는 무조건 만나게 돼 있으니. 만날 때도 된 거야. 옌스 카스트로프가 드라마처럼 골을 넣으면 우린 분위기를 바꿀 수 있어. 그 아이 공격적인 재능이 눈에 띄더라고.
난 축구 이야기 야구 이야기하는 걸 좋아했다. 그땐 삼겹살만 먹었는데 요즘은 목살을 더. 구워 먹기에는 목살이 제일 낫다던 방송 속 레이먼 킴 그의 말에 혹했던 건지. 이젠 육질을 더 탐구하게 됐을 뿐이다. 알 수 없지만, 다시 출근하기 위해 먹을 뿐이다. 아침부터 고기 구운 냄새 풍기며 버스 타기에는 좀 그랬다. 난 계란말이를 좋아한다.
일본 사람처럼 계란말이 만드는 법도 익혔는데 어떤 여자는 먹어보고 조금 놀랬지. 안 놀란 척하려는 거 티가 다 난 거야. 돌려 말하더라고. 일본 사람들이 만드는 계란말이는 폭신폭신하더라며. 불 조절과 타이밍이 중요해. 섬세한 손놀림도.
됐고, 그냥 센 불에 고기를 굽고 싶어.
소주는 쉬는 날에. 별로 먹고 싶지 않지만. 요즘은 옷 사러 다니고 옷 보러 다니느라 정신 없는 난 이제 구두에 대해 알려는 듯하다. 알든이 어쩌고 저쩌고 하는 말에 몸이 앞으로 기울어지는 걸 보니 그렇다. 축구는 아직도 가끔씩 본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리버풀을 이겼지. 문제는 감독 전술이 아니라 이 시기라는 것을.
고기 굽는 기술이 아니라 그 시간이라는 걸. 사람들은 아마 귀로 기억하는지도 모른다. 이따금 그런 생각이 든다. 그 노래를 들으면 그 거리 풍경이 떠오르듯. 아침, 식당 옆자리에서 고기 굽는 소리가 들렸다.
https://youtu.be/tc9Kqw0PheE?si=tQF1dqRCZ9l-r3M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