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무-V

by 문윤범


더 숨을 데 없는 곳. 김정은이 가장 두려워하는 곳일지도 모른다. 땅 밑 세계가 모두 무너지는 일을. 그들 세계는 폐쇄적이며 모든 것이 꽁꽁 숨겨져있다. 적이 인공위성을 쏘아 올려 감시하자 더 깊숙한 곳으로 숨어버리고. 우리에겐 핵이 있다 외치는 건 우린 너무도 두렵다는 걸 숨기기 위한 의도일지 모른다. 만약 그들이 그 재앙과도 같은 미사일을 쏘아 올린다면.

그들과는 다르게 우린 전쟁과는 먼 삶을 사는 듯하며 잘 먹고 잘 산다. 문화를 누리고 경제적인 발전 진보에 힘입어 더 큰 세상으로 향하고자 한다. 서로에게 너무 큰 약점이 있는 것처럼. 그들은 힘도 없는데 전쟁에 목매달고, 반대로 우린 힘이 있고 더 세질 수도 있는데 전쟁을 염두에 두지 않으려 한다.

요즘 유튜브에는 아주 많은 군사 관련 영상들이. 그 정도로 내가 전쟁을 두려워했던 걸까. 나도 모르는 사이 많은 전쟁 관련 정보들을 접하게 된다. 20대의 난 평화가 전부였는데, 그 평화라는 게 전쟁 없이 이루어질 수 없음을 깨달은 탓이었는지도. 러시아, 그들이 일으킨 전쟁 때문에 이 시대 사람들은 다시 한번 전쟁을 떠올린다. 어떤 자는 그런 말까지 하더라. 전쟁은 당연한 거고 세상은 늘 그래왔다며, 그래야만 하는 것이라고. 그래, 그런데 난 늘 다른 세상을 꿈꿔왔다는 것을.

우리에겐 현무 5가 있다. 내게 큰 영감을 주는 발사체다. 우린 전쟁을 염두에 두어야만 하지만 우린 이미 전쟁 중에 있었음을. 모두 잊고 살 뿐이라고.

그 미사일은 북한의 지하 벙커를 모조리 파괴시킬 수 있는 능력이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아직 전쟁터에서 쓰인 적 없음에도 몇 차례 실험을 통해 매우 정확한 움직임을 보였다 전해지는데. 그들 마음을 파헤치는 것, 우린 그 독재자의 머릿속을 들여다볼 수 없기 때문이다.

미국이 허락했다. 그건 문재인 정부 시절의 일이었다고. 더 먼 거리로 미사일을 쏴도 된다는 것을. 그리고 우린 현무 5 개발에 박차를 가하게 된다.

틈만 나면 도발적인 말들을 해대는 그들에 대항할 다른 무기가 있어야 함을 깨달았다. 현무 5는 상징적인 것, 그렇지만 우린 그 도발에 맞서 더 강한 무언가를 날려 보낼 수 있어야만 한다고. 난 더 압도적이고 강력한 언어들을 개발하기 위한 실험 중에 있다. 우리 군은 미사일을 대량 생산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 한다.

난 결코 평화로웠던 적 없었다. 그건 내 착각이었다. 어쩌면 희망이었는지도. 수많은 암호들과 숨은 메시지들. 먼저 우린 그 의도들을 파악할 수 있어야 하며 더 어린 자들이 자라날 것이다. 나무들처럼, 언젠가 높이 솟은 그 끝을 보리라고.


공동경비구역 JSA, 2000


피 흘려서는 안된다. 전쟁을 해야 한다면 그 편이 낫지 않는가. 이미 지옥 같은 전쟁터에 있는 사람들. 모두 말 뿐인 세상에서 아주 높이 날아 떨어지는 미사일 한 발을 쏘아 올리고 싶었다. 그 감정들을 파괴하고만 싶었다. 우린 이미 전쟁 중에 있었음을.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01/0015683354?rc=N&ntype=RANK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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