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일곱의 그를 만든다고 했을 때 그들은 고개 갸웃거렸지만. 처마 아래에서 햇빛이나 피하는 그들에겐 우스갯소리일 뿐이겠지 하며 그들을 비웃듯, 그러기라도 할 것처럼 입을 움직이다 끝내 닫고 만다. 침묵으로 버틴다. 견뎌낼 수 없는 건 거부가 아니라 거부의 표현이었음을. 보기 싫은 것은 거절하는 자의 얼굴이 아니라 그 존재였다.
그들은 콘크리트 벽 안에서 컸다. 등을 갖다대고 앉으면 꿈쩍도 않는 그리고 날 지탱해주는 것들 속에 자랐다. 그런 그도 훗날 누군가에는 그저 성가신 존재일 것을.
열일곱의 서태지를 만든다고 해서 달라질 건 뭘까? 그가 다시 학교를 정상적으로 다니며 그런 음악들을 세상에 내놓을 수 있었을지에 대해서.
"아니, 열일곱명이요."
아!
이 이야기는 단 한 명의 남자 아이로부터 시작한다. 세상에 오직 그 하나 뿐이었을 때, 그 시대로부터 시작된다. 지구는 이미 창조 전의 별, 행성이었다.
사람들은 그가 사이프레스 힐 음악을 베꼈느니 여러 흑인 음악들을 표절했다느니 하지만 내가 먼저 안 건 그들이었다. 그리고 아이들.
이 땅에는 그런 음악이 없었으니 말이다. 음악은 영원하지만 오래 지나면 상한다. 특별하게 처리하지 않은 된장처럼 곰팡이가 피거나 맛이 가버리거나. 지금 Come back home을 들어보라고. 그 맛이 달라졌는지.
"몇 달 전에 미키 17이라는 영화를 봤어요. 감동적이더군요. 러닝타임이 흐를수록 점점 지루해졌지만, 그래도 기억에 남아요. 꽤 큰 덩어리의 것이 됐어요. 그걸 내 가슴속에서 꺼내려 해봐도 그러지 못할 거예요. 왜나하면 그건 심장에 뿌리를 내리거든요. 시간이 지날수록 말이에요. 콩나물과 같죠."
그랬구나.
그렇다. 누구에게나 사연은 있듯 이 이야기도 편지로 써보내면 그 양이 아마 열일곱 장은 족히 될 것이다. 17년은 걸릴 테다. 받아 읽기 위해서는.
소니 워크맨을 아는가? 난 아마 아이와를 썼던 것 같지만. 파나소닉이었나? 신발에 묻은 개똥처럼 그 모양은 정확한 기억으로 남아 있지 않지만. 굳은 듯했음에도 아직 그 끈적했던 느낌을 지울 수 없는 것처럼. 그런 그가 열일곱의 그를 만들겠다 다짐하고야 만다.
"아임 어 소니 워크맨!"
그리곤 정신 나간 사람처럼 소리쳤다. 그러고는
"유아 어 순이 워크우먼!! 하하하하"
...
손흥민이 런던의 그 클럽에서 100호골을 넣을 때만큼이나 감동적인 이야기가 될 것이라고. 언젠가 난 그곳에 가고 싶었다. 북런던으로 말이다. 그 변기통 같이 생긴 경기장을 구경하고 싶어서가 아니라, 그곳에 가면 근처 정겨운 물길이 하나 있더라고. 낭만적일 것 같아, 흐르는 그 물을 가만히 서서 보고 있으면 말이다. 그런 내 모습을 떠올리면.
배 한 대가 지나간다. 아주 좁고 낮은 모양으로 천천히 달린다. 그 속도는 따라잡을 수 있음에도 멈춰지지 않는 것처럼. 제동 장치에 문제가 생긴 걸까? 아니면 내 생각 그 작동을 조절할 장치를 수리 맡겨야 할 수준이 된 것인지도.
그들이 모두 고장났다.
https://youtu.be/qORYO0atB6g?si=8nT3P82FBKZiMI5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