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youtu.be/8jtKmWXdhm8?si=qcbQxFYUjOxz4_1j
그 노래를 들을 때, 그땐 나도 이제 미국 록음악을 들을 때라 충격적이지는 않았다. 많이 놀라지는 않았다. 그럼에도 새로웠던 건 서태지의 변신 때문이었으며 그 앨범 노래가 난 Korn이나 Limp Bizkit 등의 영향을 받았음을 알게 된다. 공식적인 발표가 있었던 것은 아니다. 고백 따위가 있었던 것도 아니고. 그렇게 섭섭해하지는 않는다. 지금은 그런 생각도 드니까. 이 세상 모든 인간들이 먼저 태어난 인간이 하는 말이나 행동 등을 따라 하며 큰 것처럼, 모두 그러지 않았던가 하며.
표절 논란이란 훔쳤느냐 아니냐의 문제일 거라고. 어디에서 영감을 얻었다 말하면 훔친 게 아닌 것이 되는 건지. 좀 어려운 문제인데, 나도 모르게 훔쳐 쓴 걸 들켜버릴 때도 있으니까. 어느 정도 판가름이 가능하지만. 법도 그렇듯이. 이 정도면 알고 썼다 아니다 그런 판결도 결국 인간이 하는 것처럼.
음악은 창조자만이 있을 뿐 그것을 위해 사용된 전기나 물체 따위는 딱히 인정받지 못한다. 사람들은 점점 달라지기 시작한다. 물체, 숨이 없는 물건 따위에 생명을 불어넣기 시작한 것이었다. 놀라운 일이라면 놀라운 일. 옷을 좋아하는 사람 중에는 단추나 지퍼도 가치 있게 여기는 사람들이 많다. 천이나 동물 가죽 등을 조심스레 다루던 것에서도 더 나아간 것이었다.
옷은 또 그렇다. 요즘 우리나라에서는 아메카지룩이 인기 있는데 그 단어 역시 일본인들이 쓰던 것이었다. 아메리칸 캐주얼을 뜻하는 말이라고. 그런 면에서 서태지가 나름 인정 받을 면모 또한 있는 것이다. 그래도 일본을 안 거치고 미국 직수입을 한 것처럼 비유 가능한. 그 비유가 틀린 것이라면, 그러면 보따리 장수 정도로 말해야 하는지 잘 모르겠지만.
우리 문화의 경향은 대부분 미국에서 일본으로 그렇게 넘어온 것들이 시간이 더 지나 자리 잡는 흐름이었다. 음악, 패션,
미국이 떨어뜨린 폭탄 두 방에 크게 망가졌던 나라 사람들이 그들 문화에 왜 그렇게 열광했던 걸까. 집착이었겠지 하며. 그럼 우린 왜 따라하는 건데? 그러면 또 지배 당했으니까 하고...
일본 아래에 있던 시기들이 우리에겐 치욕의 역사로 남았고 갚아줘야 할 것처럼 배웠다. 파리에서 일본 사람들을 만났을 때는 정작 서로 가까워질 수밖에 없는 형질 등을 띄어서 난 그런 것에 회의적이었다. 먼저 그래서 뭐하나 그런 것을 배우기도 했다. 그런 내 눈에는 아메카지룩 그렇게 부르는 것도 집착처럼 보여 난 별로 쓰고 싶지 않다. 마음대로 되는 일은 아니지만.
그 뮤직 비디오에서 스탠드 마이크를 잡고 머리를 마구 위아래로 흔들어대는 퍼포먼스는 또 정확히 마릴린 맨슨이 했던 것이었다. 자세나 템포 등이 거의 일치한다. 아무튼 내가 모르는 일본의 영향 또한 있는지 그까지는 잘 알지 못하지만 지금까지 내가 해석하는 서태지의 철학이란 그런 것이다. 이제 우리 일본에 너무 집착하지 말자.
그리고 20대에서 30대로 넘어가던 시기에는 뜬금없이 영국에 집착하게 됐다. 그때 난 그랬다. 우리와는 아무 관계없던 나라인 것 같았는데 그게 아닌 것 같았는지. 그 계획이 약간 어긋나 더 아무 관계 없는 듯했던 프랑스로 가게 됐지만.
우린 미국이 없었으면 진작에 적화통일 돼 휴전선 너머의 그 인민들과 마찬가지로 지금 이 순간에도 지도자 동지를 찬양할지 모른다. 떠올려보면 끔찍하지 않은가. 폴로를 모르고, 청바지도 입지 못하며 미국 음악도 듣지 못하는 삶을 살고 있다면.
그래도 잘 사는 사람들은 많던데, 그러면 햄버거도 먹지 못하고 국가 지도자를 욕하는 글 한 줄도 쓰지 못한다면 말이다. 그렇게 해도 잘 살 것 같기는 한데.
그게 경제의 문제라면. 아메카지를 이야기하고 알든 구두를 논하고 하는 것도 결국 이 나라 경제 문제와 연관 지어 말하지 않을 수 없다. 미국이 지금 그 정도 나라가 된 것 역시 소비의 힘이 컸을 것이고, 일본은 전쟁을 일으킨 뒤 점점 무너져가는 상황에서 회복해야 했을 것이다. 각종 전자제품과 자동차로 미국에 다시 도전하는 듯한 그림이 그려졌는데.
그걸 전쟁에 비유하는 건 이젠 좀 지나칠 수 있지만 치열한 경쟁이 펼쳐지는 것은 분명하다. 그리고 오늘날의 관세 전쟁으로 이어진다.
K-pop이 미국 시장에서도 크게 가치를 평가 받는 상황. 난 그런 시대에 살고 있다. 문득, 아니 언제나 미국과 일본이 대단한 나라들이라는 생각을 하지만 우리는 또 어쩌다 이렇게까지 성장할 수 있었는가 하는 생각도. 젠슨 황이 성룡보다 더 인기 있는 시대가 됐더라고.
이번 주에는 또 아르켓에서 니트 한 벌이 날라온다. 요즘 난 북유럽 감성에 취했는지, 아니 내겐 H&M이 너무 좋은 브랜드여서 그 회사에서 만든 또다른 브랜드에 난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고 아직 식지 않은 것이다. 이케아 노키아 아르켓... 북유럽 브랜드는 왜 다 그런 글자 모양인 거지? 그런 호기심도 가져보고.
미국 문화에 영향을 받는 것도 싫었는지 그때 난 유럽으로 가려 했다. 그런 사람이 나뿐만이 아니었다. 20대에서 30대로 넘어가던 시절 난 스스로 변화를 맞이하고자 했다. 그때 그곳에서 처음 이케아를 알게 된다. 파리 저 어디 외곽에 가면 이케아라는 게 있는데 요즘 거기가 인기라며.
지난 몇 년 동안 내가 가장 많이 들은 음악은 아마도 Sigur ros의 노래들. 정재형의 페이스북이었는지 어디였는지 거기서 처음 그들 음악을 듣고 완전히 빠져버렸지. 그때가 십 년은 더 된 것 같은데. 이젠 우리 스스로를 평가하기도 한다. 서태지를 아는 외국인은 별로 없을 테지만 K-pop을 접한 사람들은 이 행성 곳곳에 있다. 이 별이 어떻게 돌고 있는지를.
한국 영화 원작의 영화 한 편이 곧 개봉한다. 무시무시한 그리스인이 감독한 영화다. 내겐 어마어마하게 느껴지는 그 옛날 그 시대의 그리스.
인간 철학이 돈이 되는 건 참 기적 같은 일 같다. 아니, 내가 그리스인이 연출한 영화에 어떠한 감정을 느낄 수 있다는 게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나오기도 전에.
https://youtu.be/ThOuEb8y1GU?si=1tr9TlZ2hfeUCI7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