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 지어지지 않은

by 문윤범

https://youtu.be/egtY01v3sSA?si=v_3zTMY_RyFqZQEf


"뭔가를 숨기고 있는 게 분명해요. 비밀 기지를 건설한다던지, 새로운 무기를 가질 꿈을 꾸는지 말이에요."


한 무리의 남자들이 작은방 안으로 모여든다. 그곳에는 조그마한 상이 놓여 있으며 흰 호리병 하나가 올려져 있다. 그리고 다섯 개의 잔이.

수철, 그가 조용히 술잔을 든다.

"눈치채지 않을까?"

한 모금을 마신 뒤 입을 떼어내고. 낮은 흐렸다. 주룩주룩 비가 내릴 듯하다 이내 화창해진다. 해가 지기 전, 그렇지만 그건 눈 앞의 섬광처럼 너무도 짧은 찰나였다.

"모르겠어. 끝까지 갈 수 있을지 말이야."

형광등 불이 그들 얼굴을 비추지만 흐리기만 하다. 수철, 그는 끝내 담배 한 대를 입에 물고 만다. 그 끝으로 연기를 피워 올리려, 더 이상 바보 같은 짓은 하지 않겠다던 맹세조차 잊은 듯 그 삶은 그 길을 벗어나 달리지 못한다. 차 한 대를 보았는가? 날 태우고 떠날 차가 도착하기를 기다리지만.

그 차는 오지 않는다.

"걱정 마, 다 잘 될 거니까."

"내일 아침 덕수궁 앞에서 그를 만나기로 했어."


1979년이면 모든 준비를 끝마칠 것이라고.

알현한 왕의 앞에서 고개 조아리듯 눈조차 마주치지 않은 채로. 그는 아뢴다. 그 순간 그 눈을 본 것이었다. 대통령의 시선을, 이제 당신의 그 생각을 모두 이해했다는 듯 고개 들어 그를 본다.

창문으로 바깥을 볼 때 큰 차 한 대가 문 앞에 서 있는 것을 보는 그였다. 또 왔구나, 올 시간이 된 거야, 저 까마귀들은 왜 날개 꺽이지도 않아 저리도 설치는지. 그들 왕 우두머리를 둘러싼 채로 뛰고 걸으며 날뛰는지를.

아니, 저 새끼들은 날개를 잃은 까마귀들이야. 그래, 그러니 아무 이유도 없이 목적마저 모두 잃은 채 저리 설치는 거야, 그는 정신병자와 같은 눈으로 그들 모습을 쳐다보고 있었다.

노래를 끄고 문을 열고 계단을 내려가 이제 그를 맞아야 할 시간. 아~난 이 시간이 너무도 괴롭다고.


"빛은 어둠 속에서 더 반짝거리는 법이지. 우린 검은 세계를 만들고 조장해야만 해. 그럴 운명일 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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