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워서 그런 거야. 여름엔 더워서 그랬던 거고. 요즘 난 백화점에 가.
얼마 전 아크네 스튜디오 매장에 가방 하나를 보러 갔다. 온라인을 통해 그들의 멋진 가방 사진을 봤고 두 눈으로 확인하지 않을 수 없었다. 사람들을 만나러 가. 새로운 사람들을.
거의 매달 옷을 사며, 모자를 사거나 하면서 내가 날 봤을 때 그는 무언가 새로움을 찾으려는 듯 보였다. 이제 늦은 시간까지 술 마실 때는 아니라는 건지 그는. 다른 즐거움을 찾고 싶었다. 그 가방을 가만히 보고 있노라면, 그럴 때면 누가 다가와 속삭이듯 말하고는 했지.
"메 보셔도 돼요!"
팔꿈치를 괴어 놓을 수 있는 가방, 멋지지 않아?
난 이야기를 하고 싶어, 대화를 하고 싶다고. 싸움이 아니라.
쉬는 날이면 꼭 카페에 간다. 모모스? 스트럿?? 그냥 내 마음 끌리는 곳으로.
우리 동네의 그 커피 가게는 커피를 주문하면 직접 가져다 주며 설명까지 곁들인다. 부부인지 커플인지 모르겠지만 두 사람은 친절해. 이 달은 딸기 향이 나는 듯한 원두를. 그렇지만 확신하지 못하겠어. 그저 좋은 향이 날 뿐이지. 가끔은 황홀함마저 느껴!
센텀 신세계 백화점에 가면 아르켓의 카페나 카페 키츠네에 간다. 모두 날 끌어들일만한 이유들이 있었다. 난 다프트 펑크를 사랑했으니. 7월의 파리, 그 거리에서 들려오던 'Get Lucky'. 루이비통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가 된 퍼렐 윌리엄스가 노랠 불렀지!
메종 키츠네는 쿠로키 마사야와 길다스 로액이 만든 브랜든데 로액 씨는 다프트 펑크의 아티스틱 디렉터로 알려졌었다. 또 난 북유럽 문화를 느껴보고 싶었다. 아니, 그 글자들에 끌렸을 뿐이야! 그거 알아? 옷 여기저기에 적힌 글자들도 보다 보면 소설처럼 읽힌다니까.
그러다 더 나아가고 싶었던 거고, 더 비싼 것들을 파는 매장으로 간 거지. 지금은 아크네가 젤 멋있는 것 같아.
겉은 송아지 가죽, 그러니까 송아지의 피부로 이루어졌고 안은 원단을 댈 수 있었지만 통가죽 느낌을 주기 위해 양가죽을 댓다는 말을. 그런 대화, 잔인하지만 멋있는.
돼지 껍질도 구워 먹고 닭 껍질도 튀겨 먹는데 그게 무슨 문제야? 평생을 간직하고픈 가방 하나를 보는데 말이야! 가끔 난 도망가고 싶다. 내가 그런 추악한 존재였는가 하며.
열매를 따다 그걸 고르고 골라 볶고 어찌어찌 한 다음에 물로 마신다. 검은 물을. 다시 술을 마시고 싶다. 취하면 보지 않아도 될까, 아님 네 발로 걷는 내 모습을 보며 그래 나도 똑같은 운명일 뿐이라며 위안 얻을까.
그 성스러운 열매를 도둑질해 코에 갖다대고 입에 갖다대는 짓을. 그게 싫다면 사라지는 길 뿐이지.
모두 살려고 그러는 거야, 그래서 그런 거야. 난 문화에 취한 인간, 멋과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자, 이건 분명 또 다른 신인류야!
그들과 내가 같은 존재라는 걸 확인하고 싶은 거였다. 우울하지 않아, 난 슬프지 않아. 그리고 행복해..
동물들 울음 소리라도 들을 듯이. 숨이 멎은 뒤 저주를 부를 그 모든 생명들의 움직임이 보이는 것만 같아 잠을 이룰 수 없다. 이 깊은 밤, 아직 잠 들지 못한 사람들.
멈추지 못해 아직 흐르는 노래. 그건 모두 내 뜻이 아니었다고.
https://youtu.be/CCHdMIEGaaM?si=NsBBdC1U3jSWeB4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