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내부자들'은 흥미진진한 스토리와 전개, 배우들의 연기력 등 호평받을만한 요소들이 많았다. 그러나 연출에서는 다소 아쉬움이 있었다. 스토리와 전개가 좋았다 말하면서도 그런 생각을 가지는 것은 세부적 요소들 때문이었다. 디테일 때문이었다. 영화 초반부에 정치인이 기자를 만나 식사를 하는 장면이 있었다. 하지만 식당은 종업원 한 명 보이지 않을 정도로 휑했다. 그 중식당은 맛이 없어 손님이 없었던 걸까. 심지어 룸으로 안내되어 그곳에서 식사를 한 것도 아니었다. 정치인이라면 아마 시민들, 국민들 눈에 잘 띄지 않으려고 할 것이다. 손님 많은 곳이라면 눈치를 보며 잽싼 걸음으로 방 안으로 들어가지 않았을까. 외부자들의 시선이 없었다. 물론 영화는 제목 그대로 내부자들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외부자들의 시선도 그렸다면 더 와닿는 이야기가 되지 않았을까 하는 개인적 욕심이다. 정치는 기차역이나 광장의 스크린 같은 곳에서만 흘러나오는 이야기는 아니었을지 모른다. 핸드폰 화면 속에서만 벌어지고 있는 일은 아닐 거라 생각했다. 그런 장면들에서는 피로감이 느껴지기도 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임기 초반에 김정숙 여사와 함께 삼청동 수제비 집을 찾은 일을 기억하고 있다. 이준석 국민의힘 당 대표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함께 건대앞에서 치맥회동을 가지기도 했다. 바깥으로 나오려는 노력들이 있었다. 그런데 끌려나온 것은 아니었는지. 박근혜 전 대통령이 너무 나오지 않았던 걸까. 그럼에도 균형을 찾고 싶은 것은 문재인 대통령도 이준석 국민의힘 당 대표도 모든 일을 바깥에서 하지는 않았다는 것이다. 심각한 사안을 앞에 뒀을 때는 모두 조용해진다. 누군가에게는 비밀스러운 일처럼 보일 수도 있다. 정치인들을 향한 질타만이 정답이 될 수는 없다고 생각했다. 막상 바깥에 나오면 우러러보며 환호할 뿐이었다. 그런 그들 앞에서 정치인들은 두려움을 느끼지 않았을까.
조국 사태 때는 검찰이 수사 정보를 외부로 흘린 것이 문제가 됐다. 하지만 국민들은 밀실 수사를 하지 말 것을 요구했다. 혼란은 내부에만 있지 않았다. 이런 영화를 무조건 정치를 비판하기 위해 만들었다 말하기도 힘들다. 왜냐면 모든 사람들이 정의롭지만은 않기 때문이다. 바깥에도 불의는 있다. 더 넓은 공간에 있기에 그런 것일까. 나쁜 공기로 가득 찬 조그만 방은 환기가 힘든 것이기에 그런 걸까.
이런 영화에는 반드시 악역이 등장한다. 그리고 주인공은 대체로 정의를 위해 싸우는 자로 묘사된다. 누구나 바라는 모습일지 모른다. 그러나 내면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는 알 수 없다. 나는 내부자인가 외부자인가. 나쁜 짓을 하면 손가락질 받는다. 하지만 악당에게는 가능하다. 영화 속 주인공은 누군가를 때리고 죽여도 용서받는다. 경찰에 끌려가고 감옥에 들어가는 모습조차 아름답게 그려진다. 누구에게나 정의가 있을 것이다. 정의를 꿈꾸고 정의로운 삶을 살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노력이 없으면 현실에서는 실현 불가능한 꿈일 뿐이다. 얼마만큼 노력하고 언제까지 인내하고 기다려야 사람들은 내 정의를 알아줄까. 매일을 주인공과 악당의 관점을 오가며 사는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