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om SEOUL to BUSAN

by 문윤범


잘 닦인 도로 위로 큰 차들이 오고 갈 때 이 나라는 더 클 것임을.

그들은 믿는다. 서울로부터 부산으로까지 그 긴 혈관이 뚫릴 때 피는 더 빠르게 돌 것이라고. 남쪽 아래 저 큰 섬과 같은 꿈을 품은 채 이 나라는 더 크고 자랄 것이다. 깊은 잠에 빠진 저 아이를 보라! 잠시 쉬었다 가라 하지만. 그곳에서 멈춘다. 잠에서 깬 수철은 차를 나와 한 걸음 두 걸음을 내딛는다. 꿈 속이 아닌 곳. 더 달아날 데 없는 세상 속 그는 여전히 꿈꾸지만.

그 도로 아래에 묻힌 자는 모두 77명이 되었다.

"우린 다 죽을거야."

어디선가 총을 손에 쥔 양키들이 나타나 자신들을 다 쏴 죽일 것이라 말하며 쓴웃음 짓는데. 그들 입가에 머무는 건 비록 차갑고 쓴웃음이었을지라도 아직 희망을 품은 채였다. 그 섬은 여전히 사라지지 않고 있었다. 저 벽에 걸린 액자 속 사진처럼. 그날 날씨는 무척 흐렸음에도.

인구가 그에게 묻다.

"자네, 결혼식은?"

무기력한 표정을 지어보이던 그는. 고개 가로 젓는 그 얼굴을 본다. 한쪽 어깨 위로 털썩 손을 얹는다. 그 섬으로 향할 수 있을거야! 끝내 입을 떼어내지 못하는 인구였지만.

12월이 되면 작고 근사한 호텔 방 안에 그녀와 단 둘이 있을 거라 희망했음에도.

꿈은 꼭 술에 취한 자가 벽 위에 갈기고 그린 오줌 줄기와 같은 것이었을 뿐. 그 누구에게 희망이 있었는가? 더는 보이지 않아!

안개가 끼어 앞을 볼 수 없는 지경이 된 것이었다. 큰 트럭이 자신을 덮치려 하자 그때야 정신을 차릴 듯했다. 그는 본다. 그 커다란 불빛을.


큰 물고기들이 물속을 헤엄친다. 그들 사이로 작은 아기 물고기들이. 한 남자의 구두 발자국 소리가 들릴 때 소스라치듯 놀라며 펄떡대고 움직이는데.

그 광경을 보며 그는 미소 짓는다.

"참 신기하지 않은가?"

허리를 반쯤 구부린 채 아무런 대답도 못한 채 또 무슨 말을 할까 어색한 미소만을 지어 보이는 그였다. 떠도는 영혼들처럼, 어디로도 가지 못해 그렇게 떠도는 것이라고. 그들 집은 모두 어디였는지.

"자넨 고향이 어딘가?"

돌아갈 집이 있지만 돌아갈 수 없는 집임을 알아차린 후였다.


https://youtu.be/LUjGtyYEi90?si=_W2xkag5U_T_eSv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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