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천장 거리 그 풍경이 달라졌다. 명확하고 분명한 목적을 가진 건축물 구조물들이 들어섰고 차들이 지나다닌다. 그 거리를 걷는다. 마르셀로 불론 신을 신고.
이탈리아에서 날아올 그 신발을 기다리느라 몇 주를 기다렸다. 기다림 또 기다림. 어느 순간에는 잊게 됐지만. 그 신발을 신은 목적은 분명하다. 몇 년에 걸친 백수 기간 동안 폰에 저장시켜온 옷 상표 제품들을 하나씩 수집하는 것이다. 프라다는 살 수 없다. 그래도 프라다 매장에서 코트 한 벌을 입어본 일은 꿈만 같다. 살 수 없는 옷이 있다면 꼭 한 번 입는 꿈을 꾸라 권하고 싶다.
마르셀로 불론은 아르헨티나 출신 디자이너이자 DJ이기도 하단다. 지구상 가장 남쪽에 위치한 땅의 끝 파타고니아에서 태어나고 성장했단다. County of Milan, 그러나 밀라노에 기반을 둔 브랜드.
일 안할 때 엄마가 유니클로에서 신발 하나를 사줬는데 끈이 없어 편했다. 손가락이 까지며 그 순간에는 고통스럽지만 더 이상 그럴 리 없었다. 한 번 신은 뒤에는. 군인이 되지 못하지만. 발목도 낮고 발목이 그 끈에 꽉 묶여 내 걸음이 단단해지지 못함에도 하루 정도는 느슨해지고 싶었다. 밑창이 얇아 끝내 긴장의 끈을 풀지는 못함에도.
내 걸음이 달라졌다. 조금 더 높은 고도에 있다. 미천했던 삶을 벗어나 조금 더 높은 곳으로 향한다. 그런데 신발 밑창이 닳으면 도로 제자리일까? 걸을 용기 잃을 그 순간에는.
지하철을 오간다. 역과 열차 사람들 사이를 통과해 이동한다. 버스 타고 환승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