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에 다시 가면 그 레스토랑으로.
몇 개월 전부터 자주 찾는 유튜브 채널이 있다. France・Table & Voyage. 역시 일본인이었어. 내가 그들이 만든 영상들을 반복적으로 본 탓이었겠지. 유튜브 알고리즘은 다시 날 그 도시로 이끄는데.
미식의 나라 프랑스. 그 국가 수도에 3년을 머물렀으면서 그들 식문화를 완벽히 이해하지 못한 건 한으로 남았다. 돈이 없었으니. 어떻게든 돈을 벌어 그들 문화를 파헤치는 이들도 분명 있었을 테니 그건 핑계다. 사진은 엄청 찍었지. 그 도시 구조를 누구보다 잘 안다고도 자신한다. 또 엄청 걸었으니까. 다시 가면 조금 덜 걷고 조금 더 많은 레스토랑에 가고 싶어.
그들이 레스토랑에서 밥을 먹을 때 전식을 먹고 본식을 먹은 뒤 후식을 먹는다는 것쯤은 안다. 반드시 와인과 함께라는 것 역시. 물은 사 마셔야 한다는 건 당연히 안다. 다시 가면 'Le Petit Pontoise'에 가보고 싶다.
식사의 한 가운데에 있는 음식도 음식이지만 빵집보다 더 맛있는 디저트를 즐길 수도 있다는 생각에 벌써부터 설렘이. 그 유튜브 채널 영상들을 보면서 알게 된 것. 실력 있는 레스토랑은 훌륭한 디저트들을 내놓는다는 것을 알게 된다. 괜히 미식이 어쩌고 저쩌고 미슐랭이 어쩌고 저쩌고 하는 게 아니었어.
추어탕을 잘 끓여내는 집에 가면 맛나는 전 하나씩은 내놓는 것과 비슷할까. 우린 한 번에 조지는 스타일이니. 전식이 어딨고 후식이 어딨어. 빨리 먹고 또 어디 가야 하는 사람들이라서. 돌이켜보면 그랬다. 프랑스 사람들은 레스토랑에서 두 시간은 기본으로 있었다는 것을.
유럽이 망하고 있다 그런 이야기들이 돌면 나도 모르게 슬퍼진다. 프랑스 경제가 매우 나빠져있고 프랑스 국민들이 불만으로 가득 차 있다는 이야기를 들을 때면. 한 전문가는 말했다. 프랑스 사람들에게 바캉스나 여가의 시간을 빼앗는 건 절대로 해서는 안되는 일인데 마크롱이 그걸 하고 있다고. 그 말에 웃음이 나오는 건 어쩔 수 없었다. 죽여버리지. 내 바캉스를 내 여가 시간을 빼았어? ㅋㅋ
와인 마시고 그러느라 국가 경제가 안 좋아진 거라는 분석에는 차마 웃을 수 없었다. 그게 프랑스인데. 그런 낭만이 가득한 도시가 파리였는데 말이다. 이젠 허리띠를 졸라 메야 할 때라며. 마크롱이 그걸 하고 있는 거라고. 그래서 잘하는 거야 못하는 거야?
십여년도 더 전에 이미 그런 말을 하는 사람들이 있었다. 프랑스는 늙었어, 늙어가고 있어. 그렇지만 내겐 희망이었고. 기껏 빵 한 조각 먹고, 중국 식당에 가서 국수 먹고 밥 먹어도. 카페에서 커피 한 잔 입에 대고 그러다 영감이 떠올랐다며 한 잔 더 시키는 그런 사치를 부린 것만으로도 행복이었음을. 난 그들이 망할 거라 생각하지 않아! 그들은 다음 단계로 넘어가고 있는 거라고. 우린 아직 멀었어. 최저시급을 봐! 담배 한 갑 가격이 얼마인지도.
우리가 아무리 반도체를 잘 만들어도. 모르겠어. 그들보다 더 유명한 식당 더 유명한 옷 브랜드들이 지금 우리나라에 있는지 되물으면. 인간은 결국 먹고 자고 입는 게 가장 중요한 것 아니었나? 그걸 컴퓨터 없이 핸드폰 없이는 못 하는 세상이 되어가고 있는 거였다고.
난 지금 파리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작은 방 조그마한 컴퓨터 앞에 앉아 겨우 그런 이야기를 한다. 그 도시를 꼭 한 번 걸어보라고. 그때 난 내가 알던 세상이 너무 작고 좁은 것이었다는 생각을 했었는지 모른다. 그들의 그 수준 높은(?) 시위를 한 번 보라고. 우리의 미래일지도 모를. 그때 난 Le Petit Pontoise에서 식사를 했던가?
12년 후의 이야기. 우린 어쩌면 그곳에 있을지 몰라. 그래도 아직 낭만 가득한 도시에서.
https://youtu.be/L-FGHf-1fvo?si=6Cj0lOy1vWa1mXv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