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y are monozygotic

by 문윤범

https://youtu.be/3DoHf_aZB0U?si=5gBDL2KtUNlsVQvN


"그 남자를 알아요?"

몇 초 사이의 대답 없음. 그렇게 난 물었지만. 그 여자는 왜인지 머뭇거렸는데.

몇 초 후 입이 떼어지고.

"네."

오랜만이라고.

"자주 왔어요."

꼭 그렇게 말하는 것처럼. 아니, 들릴 것만 같았다.

'진짜 기억 안 나요?'

"몇 번 왔죠."

기억이 날 것 같아. 창문 밖 불빛들이 두 눈 앞에 머물렀고, 아른거렸으며, 그때 흘러 나온 그 노래를.

택시 아저씨는 어디로 갈 건지 물었는데, 그러고 몇 마디를 더 했을 때 도통 알아 들을 수 없어 난 창문 밖으로 고개 돌렸고. 내 귀가 이상한 건지, 아님 그들 언어가 그리도 변한 건지.

울타리를 벗어나지 못한 말처럼, 달아나 질주하지 못해 그렇게 빙빙 돌기만 했을 것처럼. 아니다. 그저 우린 서로 조금 다를 뿐이었던 것을.

"혹시.."

난 궁금했다.

"그때 그 남자가 마신 술 기억해요?"

그 여자의 미소 같은 웃음이 날 위로했다. 그랬던 것만 같아.

"소주 달라고 했죠."

그 투명한 병 위에 적힌 글자는 1100도로였다.

증류식 소주라고 했던가? 이 섬에 와서 처음 마신 술. 그뿐이라고. 난 술에 대해 알지 못해, 아님 취해 그렜던 건지 모르겠지만 그 바에서의 일들이 떠오르지 않을 것만 같아.

이 술을 마시며 그는 어떤 기분이었을까?

제주 고씨 여자를 만나다. 세 개의 구멍에서 피가 흐르다, 그 말을 나보고 믿으라는 건지. 그중 하나의 성이라는 말을 말이다. 난 다시 이해할 수 없어 끝내 고개 떨어트리고 만다.

그럼 당신 고향은 이도 1동 1313번지란 말인가?

"어디서 왔어요? 집이 어디죠?"

서울, 이문 2동 XX-X번지가 내 집이라고. 아니, 우리 집이었지.

돌아와.. 그곳으로. 우리 집 문은, 그러니까 그 비밀번호를 까먹지만 않았다면 말이다. 삑 삑 삑삑 소리를 듣고 고개 돌릴 테니. 그리고 기뻐할 테니까.


끝없이 기침했고 몸살에 시달렸다. 그 술 때문인지, 아니면 온종일 그렇게 거리를 떠돈 탓이었는지. 그 섬에 더 강한 바람이 불며 혹독한 추위가 들이닥칠 즈음이었다.


출처: 한국통합생물학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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