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모 3집은 어디에

by 문윤범


귀가 멍멍해질 때가 많아 요즘은 음악을 자주 듣지 않는다. 학교 다닐 때부터 내 습관 중 하나는 이어폰을 귀에 꼽는 일이었다. 다양한 음악을 들었지만 메탈리카의 음악도 들었다. 언젠가부터 내 귀는 그렇게 말했다. 이젠 부드러운 음악도 좀 들으라고.

몇 년 그렇게 메탈리카 음악에 푹 빠져 있다 스매싱 펌킨스로 라디오헤드로 넘어왔다. 확실히 그들은 무언가를 폭발시키는 음악가들은 아니었다. 그렇다고 메탈리카가 섬세하지 않았다는 뜻은 아니다. 그들의 공연 영상을 보면 저렇게 강하게 빠르게 연주하면서 어떻게 저렇게 정확하게 연주할까 생각이 들곤 했다. 빌리 코건의 목소리와 톰 요크의 목소리에도 분명 분노 같은 것이 있다. 중요한 건 난 밝은 분위기의 음악을 별로 듣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음악을 조금씩 멀리하다 보니 감성도 죽어가는 듯했다. 내가 쓴 소설이 초라하다 생각이 들었을 때, 그리고 난 점점 돈 되는 이야기를 쓰기 위해 노력했다. 내가 만든 그 이야기는 점점 더 초라해지기 시작했다. 그래도 그땐 가슴에 눈물 보따리 같은 것을 품은 채 적는다 생각했는데.

오랜만에 음악을 들었다. 그리고 내가 적은 글들을 우연히 다시 보게 되었을 때 또 한 번 눈물이 글썽일 듯했다. 나는 감성을 잃은 것이었을까 아니면 음악을 잃은 것이었나.

바닥에 얼굴을 대고 있을 때는 모든 것이 슬프게 느껴졌지만 배게에 머리를 대고 잠이 드니 모든 게 편안해지기만 했다. 내가 이성적이지 못했던 것은 아니었나.

다시 이어폰을 귀에 꼽기 시작했고, 요즘 자주 듣고 있는 음악은 James Bay의 Let It Go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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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르를 넘나들어 힙합에도 귀를 갖다대기 시작한 나는 Nas를 좋아하게 됐다. 스무살이 넘어서는 힙합에 빠져 클럽도 들락거리고 서태지와 아이들을 다시 추억하게 됐다. 록 음악을 좋아하게 된 것도 서태지가 시나위 출신이었다는 사실 때문이었는데 내겐 서태지가 아이돌 그 이상이었던 것 같다. 어쨌든 내가 생각하는 힙합 최고의 명곡은 Illmatic 앨범에 수록된 N.Y. State of Mind다. 그리고 The Notorious B.I.G.의 음악도 사랑한다. 이센스는 언젠가 그런 가사를 썼다.


'Big Poppa' thru the 이어폰

누나의 카세트에선 김건모


김건모도 좋아했는데. 내 잃어버린 앨범들은 모두 서랍 어디에 처박혀 구르고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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