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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설홍 Mar 18. 2021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1차 접종 후기

그리고 아스트라제네카 백신과 화이자 백신의 차이점

병원에서 코로나 백신관련 설문조사를 했을 때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맞겠다고 자처한 사람 '나야나'

화이자건 아스트라제네카건 얼른 접종하고 마스크 없는 세상 좀 꿈꾸고 싶었다. 

그런데, 확보된 물량 중 화이자는 코로나 병동에서 근무하는 의료진을 우선으로 접종할 예정이라고 했다. 

사람맘이 참 간사한게 막상 접종해 준다니까 이왕 맞는거 '(작년 미국에서 근무하던 친구들이 다들 맞았던) 화이자면 좋을텐데..'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코로나 병동에서 근무하지 않는 의료진이라는 이유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을 맞게 되었다.


 부작용이 심하므로 가급적 오프 전날 맞으라는 권고 사항에 따라 삼일 밤 근무가 끝나는 날 아침 예방접종 센터에 가서 접종을 했다.


예진표를 뽑아 작성하고, 전문의를 만나 의료상담을 했다. 특별히 이상이 없다고 판단되어 전문의 처방에 따라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접종이 결정되었다. 


왼팔 상박에 주사를 맞았고 접종시에는 생각보다 아프지 않았다. 그냥 따끔 한 정도. 

접종 해 준 간호사선생님께 '하나도 안아픈데요??'하고 너스레를 떨고 관찰실로 이동했다.

관찰실엔 접종을 받은 의료진들이 더러는 유니폼을 입고 더러는 사복을 입고 줄줄이 앉아있었다. 접종 후 나타날 수 있는 부작용과 대처법이 적힌 안내문과 타이레놀 300mg 2T씩 총 3포, 경과관찰 15분을 시작한다는 스톱워치. 그리고 접종을 했다는 스티커를 배부 받고는 안내에 따라 의자에 앉아있었다.


의자에 앉은지 5분이 지났나. 평소 약제 부작용이라곤 전혀 없던 나에게 갑자기 왼쪽 어깨부터 저릿한 느낌이 올라오더니 목구멍이 막히는 느낌이 들었다. 침을 삼키려고 했으나 침이 삼켜지지 않아졌다. 목이 부은 듯 했다. 순간 당황했지만 조금 참아보자 하고 한 3번 침삼키기를 시도했나. 목이 부어오르는 느낌이 지속 되어 관찰실 간호사 선생님꼐 손을 들어 멀뚱한 표정으로 이야기 했다.


"저 침을 삼키기가 좀 어려운데요.."

-그거말고 다른 느낌은 없나요?

"네 침만 삼키기 어려워요" 

선생님은 커다란 환자 모니터기를 가지고 와서 내손가락에 산소포화도를 측정하는 장치를 연결했다. 삑-삑-삑 나의 맥박수와 함께 산소포화도가 모니터에 떴다. 


99%


다행히 정상이었다. 침은 계속 삼켜지지 않았지만 모니터의 숫자를 바라보며 정상이라는 생각에 조금 지내보기로 했다. 15분이었던 나의 경과관찰 시간은 30분으로 늘어났다. 진료를 봤던 전문의가 내 얼굴을 보고 갔다. 20분 정도 지나자 증상은 가라 앉고 창피함으로 물들었다. 좌우전방 통틀어 의사, 간호사만 30명이 넘게 있었다. 다들 말은 안했지만 속으로 내 증상이 시사하는 바가 무엇인지 나를 포함 모두가 알고 있었다. 나도 참 웃긴게 그 순간에도 혹시라도 아나필락시스쇼크가 오면 이 근처에 수많은 의사와 간호사들이 날 살려줄거라 생각하며 안심했다. 30분이 지나고 이상 증상이 있으면 병원을 방문하겠다고 한 뒤 같이 접종을 한 동료 선생님과 예방접종실을 나왔다.


집으로 향하려니 나도, 그 선생님도 퇴근 후 혼자 있어야 하는 상황

"선생님, 이제 집에 가시게요?"라고 물었더니

-아뇨 , 저 집에갔다 혼자 죽을 수도 있어서요

"네..? 혼자.. 죽어요..?"

- 하하 농담이예요. 부작용이 나타날 수도 있는데, 주변에 봐 줄 사람이 없어서요

"아, 그럼 같이 아침먹구 가요. 저도 혼자 그럴 수 있겠네요" 


우리는 서로의 마지막 목격자가 될지도 모르겠다는 우스갯 소리를 하며 거나하게 국밥 한 그릇 먹고 헤어졌다. 


밤근무를 마친뒤라 몽롱한 기분에 집에 도착해 씻고 잠들었다. 저녁 6-7시 까지만 해도 괜찮았는데, 접종하고 12시간이 지나니 오한과 근육통이 일어났다. 발열도 일어났는데 체온을 재지 않아서 알 수는 없었다. 병원에서 나눠 준 타이레놀을 복용하고서야 땀까지 푹 흘리며 잘 수 있었다. 그리고도 4시간 6시간마다 두통, 오한, 발열이 나타났고 그 때마다 생명줄처럼 타이레놀을 복용했던 것 같다. 


다음날 오프에 하루꼬박을 앓아 누웠다. 다음날 접종했던 다른 동료 선생님은 사시나무떨듯 오한이 오고 물 한병 딸 힘도 없어 병원가서 결국 수액을 맞았더랬다. 


주사를 맞은지 48시간이 지나고 나서야 몸이 조금 회복되었다. 결국 출근할 시간이 되었다 그리고 출근을 했네 결국. 잠도 제대로 못자서 하루종일 멍뜬 기분으로 근무를 했는데 집와서 보니 왼쪽 팔 좀 아픈거 말고는 아주 말짱하고 기분까지 좋다.


오늘 하루의 인사는 만나는 직원마다 '백신 맞았어요? 어때요?' 로 시작되고 끝이 났다. 

대답은 "죽을 거 같았어요" 였다. 


주변 지인들은 아스트라제네카를 왜 맞니 그게 안정성이 있니 없니 난리에다가 걱정 한바가지였지만 백신 맞고 앓아 누웠던 건 깜빡 잊은 것 처럼 아주 의연하게 나는 이렇게 대답했다 

"역사 속의 인물이 된 기분이야. 나중에 면역이 되고 마스크를 벗게 되면 그땐 알게 되겠지"


출처 : bbc.com

백신의 차이점


이번 백신을 맞으면서 왜 코로나 전담병원/병동은 화이자를 맞고, 의료진은 아스트라제네카를 맞는지에 대해 많이 찾아봤다. 그리고 유럽에선 아스트라제네카 접종을 중단하는데 왜 우리나라는 계속 접종을 하는지. 국내 언론 보도 보다는 외신도 많이 참고했다.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접종해야 하는 가장 공통적인 전문가들의 의견은 백신을 맞을 때의 이점이 맞지 않을 때의 위험 보다 *outweigh* 훨신 크다는 점이었다. (이를 bbc에서는 'Benefits outweigh risks'라고 표현했다) 유럽에서는 혈전이 생겨서 접종을 중단하네 마네 하는 이야기를 하지만 이 인과관계는 뚜렷하지 않으며, 현재 이로인해 백신에 대한 불신이 커지고 백신을 접종하지 않게 되면서 코로나 대유행이 다시 시작되고 있다고 뉴욕타임즈, CNN은 이야기 하고 있었다.


그리고 아스트라제네카의 안정성이 계속 입에 오르는 이유는, 화이자의 경우는 대규모로 65세 이상의 사람들에게 까지 임상연구를 진행했다면, 아스트라제네카의 경우는 그 연구 결과값이 다소 일정하지 않은 점에서 안정성에 대한 의문을 품고 있었다. 그러나 여러가지 효과와 비교해 봤을 때, 아스트라제네카의 백신을 통한 코로나 예방효과는 충분히 있으며 집단 면역을 발생시키는 것이 더 이득이 되므로 접종을 하는 것이 낮다는 여러 전문가들의 권고가 있었다.


부작용에 대해서도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은 DNA, 아데노바이러스를 통한 항체 형성으로 1차 접종시 부작용이 더 클 수 있으며, 화이자의 경우는 mRNA방법에 의한 항체 형성으로 1차 접종시는 부작용이 경미해도 2차접종시 부작용이 더 심하게 나타날 수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왜 백신의 차이를 두고 의료진이 접종하는가는 mbc 인터뷰를 참조했다. 우선 화이자의 mRNA 백신은 (이거 찾아보니 아주 혁신적인 방법이었다) 초저온냉동이 필요하다고 했다. 운반이라던가 수급문제에서 안정성에 문제가 생길 수 있으며, 이 운반법을 통한 수입물량조차 넉넉히 확보되지 않을 수 있어 우선 반드시 투약이 되어야하는 의료진에게 먼저 접종, 보상을 하는 방향으로 한다고 했다. 어떤 병원에서는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대신 화이자백신을 새치기 해서 맞는 등의 사건이 일어나면서 백신의 효능 및 효과에 대한 이야기 까지 나오긴 했는데, 모든 백신은 다 장단점이 있기 마련이라 시간이 지나고 볼 일이겠다 -그리고 수가상으로도 화이자가 2만원정도 아스트라제네카는 3천원 정도라고 했다. 공급 측면에서도 아스트라제네카는 국내의 SK바이오팜을 통한 생산 및 수급이 가능하여 수급에 유리함이 더 커서 다수의 사람에게 접종하기 위해서 내릴 수 있었던 합리적인 판단이었음을 알 수 있다-


찾고 보니, 막상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맞고 너무 아파서 내가 어떻게든 좋은점만 찾아내려고 한 것 같긴 한데(사람이 참 그렇다) 2차 접종은 가급적 멀리 띄우고 맞으면 (AZ vaccine의 경우) 더 효과가 좋다고 하니 2차접종 이후 추이를 또 봐야할 것 같다.


어서 마스크 없는 세상과 건강한 세상이 오길 바라는 것 뿐이다.


참고 기사 및 사이트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효능과 안전성 믿어도 좋을까? < 병원리포트 < 병원·개원가 < 기사본문 - 메디칼업저버 (monews.co.kr)

[IBS 코로나19 리포트 시즌2] mRNA는 어떻게 백신으로 개발되었고 무엇을 더 할 수 있는가 : 동아사이언스 (donga.com)

[이슈 완전정복] "다음달 초 화이자백신 전국 의료진에게 접종하면 1석 2조" (imbc.com)

Trust in AstraZeneca Vaccine Is Shaken in Europe - The New York Times (nytimes.com)

AstraZeneca vaccine: Europe divided over suspensions as investigation continues - BBC News

AstraZeneca vaccine: Have European countries made a mistake in halting shots? - C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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