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공론의 장 오물 풍선

공론의 장에서 퇴출되어야 할 주동식의 인종주의적 시각

by 배훈천

http://www.gstandard.net/news/articleView.html?idxno=962

극단적이고 배타적인 호남 혐오 발언, 공론의 장에서 터트린 오물 풍선

건전한 비판과 인종주의적 혐오 발언, 애향과 매향의 갈림길

광주형 일자리, 강성노조 현실 극복을 위한 의미있는 시도


10월 9일, '최보식의 언론'에 "호남의 최대 산업은 5.18?..광주형 일자리의 정체"라는 기사가 실렸다. 확인해 보니, 이 기사는 주동식의 페이스북 글을 전제한 것이었다. 주동식의 페이스북에는 호남을 겨냥한 혐오와 모욕적인 언사가 수없이 쏟아져 있었다. 그는 '자유일보'와 '펜앤마이크' 같은 매체에도 칼럼을 기고하고 있었다. 언론이라면 그 성향을 떠나서 "전라도가 전라도 했다"나 "호남이라는 독약"과 같은 혐오 발언을 일삼는 이를 필진으로 두어서는 안 된다. 그러나 '최보식의 언론'과 같은 일부 매체는 주동식의 혐오 발언을 문제의식 없이 전파하고 있다. 이에 주동식의 인종주의적 행태를 비판하고, 경각심을 일깨우고자 이 글을 쓴다.


최보식GGM주동식.png


■ 주동식의 지역 차별적 발언과 인종주의적 언어


주동식은 최근 그의 페이스북에서 "대한민국의 자원을 받아쳐 먹고 있으면 최소한 대한민국을 해코지하려고 지랄 발광은 하지 말라"며 호남을 비난했다. 그는 호남 지역이 대한민국의 자원을 이용하면서도 국가에 해를 끼친다고 주장하며, 호남 지역민들을 '더러운 인간 이하의 행동'을 하는 존재라고 표현하는 데 주저하지 않았다.


호남은 오랜 기간 경제적 불평등과 정치적 차별을 겪으면서도 대한민국의 민주화와 경제 발전에 큰 기여를 해 왔다. 이러한 역사적 사실을 부정하고 왜곡된 인식과 편견을 퍼뜨리는 것도 문제지만, 주동식의 발언은 특정 지역을 명백히 혐오하고 차별하는 인종주의적 언어를 사용하고 있다는 점에서 심각한 문제가 있다. 이러한 인종주의적 발언은 지역 간 갈등을 부추기고 사회적 불안을 조성하여 매우 위험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인종주의(racism)는 인종이나 민족적 배경에 따라 특정 집단이나 개인을 차별하거나 적대시하는 사상을 말한다. 인종주의는 일반적으로 인종이나 민족을 기준으로 한 차별을 의미하지만, 넓은 의미에서는 지역적 배경에 따른 차별과 편견을 포함한다. 주동식이 호남을 대한민국의 적으로 묘사하며 지역 차별과 혐오를 조장하는 것은 특정 집단을 근거 없이 적대시하는 행위이며, 이는 인종주의의 확장된 개념에 해당한다.


주동식_호남.png


■ 하멜 표류기를 이용한 주동식의 호남 비하


주동식은 또 다른 글에서 "하멜이 묘사한 조선인의 성품이란 게 실은 전라도의 그것"이라고 말했다. 하멜의 표류기에서 조선인의 성품에 대한 묘사는 비교적 긍정적이면서도 때로는 비판적인 시각을 동시에 담고 있다. 그러나 그중 부정적인 부분만을 침소봉대해 미개한 조선인의 종족 특성이 확인됐다고 부화뇌동하는 자들이 있는데, 주동식은 이들에게 편승해 사실은 그 ‘종특’이란 게 전라도인의 성품을 묘사한 것이라며, 하멜 표류기까지 호남 비하의 소재로 사용한다. 이쯤 되면 그는 병적인 호남 혐오론자라고밖에 할 수 없다.

주동식_하멜.png


■ 호남을 적으로 규정한 주동식의 극단적 발언


주동식은 “지금 이 나라의 가장 결정적인 대립 구도는 호남과 대한민국의 대결”이라며 “호남이 이기면 대한민국이 망한다”고 했다. “反대한민국 논리와 정서의 핵심이 호남이기 때문”이라며, “이 엄연한 사실부터 인정해야 한다”고 힘주어 강조하기까지 한다. 그는 호남을 "독약"에 비유하며, 호남에 예산과 자원을 지원하는 것은 “이 나라를 무너뜨리는 세력을 국가적으로 키워주는 것”이라고 주장한다. 이보다 더 극단적인 혐오 발언을 찾기란 쉽지 않을 것이다. 특정 지역을 국가의 적으로 몰아세우며 사회적 갈등과 분열을 부추기는 주동식의 발언은 ‘묻지 마 흉기 난동’이나 다름없다.

주동식_대립구도.png


사실, 이처럼 극단적이고 배타적인 시각의 호남 혐오 발언은 피해야 할 배설물에 불과해 그 위험성이 크지 않을 수 있다. 정상인이라면 이런 노골적인 혐오 발언에 본능적인 거부 반응을 보일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광주형 일자리'에 대한 비판은 기업의 자유와 시장경제를 옹호하는 이들까지도 자칫 혐오 발언의 함정에 빠져들게 할 수 있어서 좀 더 자세한 설명이 필요하다.


■ 광주형 일자리를 빌미로 한 호남 혐오 조장


주동식은 광주형 일자리(GGM)를 문재인 정부의 호남에 대한 “보은성 정치 프로젝트"로 규정하며, 현대차가 이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것을 꺼린 이유를 “무노조 무분규 약속이 지켜질 리 없다는 것, 반드시 '뒤통수'가 나올 수밖에 없다”는 것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이어 그는 “현대차가 GGM에서 발을 빼는 데 성공하면, 광주·호남은 새로운 정치성 프로젝트를 찾아 나설 것”이라며, 호남이 “다시 5.18을 만들겠다”는 협박으로 정부 예산을 갈취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또한 “호남의 최대 산업은 5.18”이라는 망언을 내뱉기도 했다.


광주형 일자리(GGM)는 지역 경제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을 위한 공공과 민간의 협력 모델로 추진됐다. 그 성과에 대한 평가와 비판은 얼마든지 가능하지만, 공공과 민간의 협력 모델을 무조건 “정치성 프로젝트”라거나 “기업의 돈을 갈취하는 것”이라고 비난하는 것은 무모하다. 이런 사업은 울산, 구미 등 영남 지역에서도 정부 주도로 시행되었으며, 독일의 루르 지역과 미국의 러스트 벨트에서도 비슷한 형태로 진행된 바 있다. 이들은 모두 지역 경제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을 목표로 했으며, 자유시장 경제의 실패를 보완하기 위한 정당한 정책 도구로 인정받고 있다. 따라서 주동식의 주장처럼 이러한 프로젝트들이 국가 자원을 착취하거나 자유시장 경제를 부정하는 것이라는 시각은 한참 후진적이다.


주동식_ggm.png


■ 광주형 일자리, 지역경제 위한 공공과 민간의 협업 모델


광주형 일자리(GGM)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현대자동차와 광주시 간에 의견 충돌과 갈등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다. 현대자동차가 비용 부담과 무노조 약속의 이행 가능성에 대해 우려를 표했으며, 이러한 이유로 초기 협상 과정에서 갈등이 발생했다. 이 과정에서 광주시가 현대자동차를 설득하기 위해 강하게 압박했을 수 있지만, 이는 지역 경제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이라는 목표를 이루기 위한 전략적 행동으로 해석할 수 있다. 기업과 정부 간의 협력 과정에서 이견이 존재하는 것은 흔한 일이며, 오히려 이러한 갈등은 현대자동차가 노동 비용 절감과 새로운 시장 창출에 기여할 가능성을 고려하여 그만큼 신중하게 사업의 참여를 결정한 것으로 보는 것이 합리적이다.


■ 무노조 경영실험, 저비용 고효율 노동 구조로의 전환점


현재 GGM 프로젝트에서 무노조 약속이 지켜지지 않고 노동조합이 생긴 것이 이슈가 되고 있다. 그러나 노동조합의 형성은 한국의 노동 환경과 노동자 권익 보호 측면에서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볼 수 있다. GGM이 목표했던 저비용 고효율의 노동 구조를 유지하면서도, 지속 가능한 노사 협력 모델로 나아가는 방향으로 전환하는 것이 필요하다.


자칭 ‘자유우파’라는 사람들이 GGM의 무노조 경영 시도를 ‘뒷통수’라는 모멸적인 언어로 비난하는 것은 자가당착에 불과하다. 오히려 이는 강성노조의 현실을 극복하고, 새로운 노사 협력 모델을 만들어가는 중요한 도전으로 보는 것이 더 타당하다. 노조가 생겼다고 해서 곧 회사가 망할 것처럼 호들갑을 떠는 태도야말로, 실제로 사업 경험이 없는 키보드 워리어의 본성을 여실히 드러내는 꼴이다.


주동식의 광주형 일자리(GGM) 비판은 경제적 논리보다는 호남에 대한 편견과 혐오를 조장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으며, 대한민국의 다른 지역에서 진행된 유사한 정책적 노력들을 무시한 채 왜곡된 시각을 부추기고 있다. GGM과 같은 프로젝트는 지역 경제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 그리고 노사 관계 혁신을 위한 중요한 시도로 이해해야 한다.


■ 애향(愛鄕)이냐, 매향(賣鄕)이냐


"애향"은 자신의 고향에 대한 사랑과 자부심을 바탕으로, 그 발전을 위해 노력하는 태도를 의미한다. 반면, "매향"은 개인의 이익을 위해 고향을 도구로 삼는 행위를 뜻한다. 광주 복합쇼핑몰과 광주형 일자리와 같은 사안을 다룰 때, 이를 자신의 정치적 이익을 위해 이용하는지, 아니면 지역 사회의 발전을 위해 진정성 있게 접근하는지를 보면, 애향인지 매향인지 쉽게 구분할 수 있다.

hate.png

주동식은 광주복합쇼핑몰 이슈를 본인이 만들었다고 자랑스러워한다. 그는 ‘호남대안포럼’에서 나와 함께 활동할 때 복합쇼핑몰 유치 운동단체를 만들고 기자회견 등 초창기 활동을 함께했다. 하지만, 윤석열 후보가 이 사안을 언급해 주목받기 시작하자, 그때부터는 호남의 정치 성향을 비판하는 소재로만 이를 언급하고, 실제 성사를 위한 활동에서는 손을 뗐다. '광주형 일자리'에 대한 그의 비판도 마찬가지다. 광주형 일자리를 지역경제 발전을 위한 건설적인 비판이 아니라, “호남은 산업을 정치화하여 좀비처럼 정부와 기업의 돈을 뜯어먹으며 연명한다”는 그의 극단적인 주장을 증명하는 도구로써만 이용할 뿐이다.


그는 2020년 국회의원 선거에 미래통합당 후보로 출마해 광주를 “제사의 도시“라고 표현해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나는 이 사건을 계기로 그를 처음 알게 되었다. 당시 5.18에 대한 신성불가침의 분위기에 편승해 관련 단체의 이권을 위해 지역 발전을 가로막는 사례가 잦았고, 지역 사회는 이런 행태에 침묵하는 분위기가 강했다. 그런 상황에서 그의 ‘제사의 도시’ 발언을 나는 매우 용기있는 행동이라며 응원했다.


오물풍선.png


성역 없는 비판 정신으로 지역 사회의 변화를 이끌 것 같았던 주동식의 용기와 소신은 문재인 정권이 교체되면서 고삐 풀린 망아지처럼 널뛰기 시작했다. 그의 발언은 건전한 비판을 넘어 호남 차별과 혐오를 조장하는 방향으로 변질되었고, 구체적인 문제 제기 대신 과잉 일반화와 인상비평에 머물렀다. 결국 그는 호남을 대한민국의 적으로 규정하며, 온갖 비하와 막말이 가득한 오물 풍선을 공론의 장 곳곳에 터뜨리는 뒷골목의 조커로 흑화하고 말았다.


주동식의 반호남주의 혐오와 선동은 호남에서 어렵게 태동한 합리적인 보수 세력의 활동 폭을 더욱 좁게 만든다. 이는 자유주의 보수 세력에 대한 대중의 인식을 더욱 왜곡시키기 때문이다. 비민주당 계열의 합리적인 보수 인사들이 모인 ‘호남대안포럼’이나, 보수의 가치를 시민사회의 새로운 대안으로 제시하겠다던 ‘공상포럼’이 대중의 주목을 받지 못하고 이너써클로 변질된 사례가 이를 잘 보여준다.

작가의 이전글영산강을 헤매다 나주맛집을 찾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