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의 실용주의 선언, 기만적 변화라도 활용해야 한다
이재명, 탈이념 탈진영 실용주의 기반 경제회복 공정성장 추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1월 23일 국회에서 신년 기자회견을 열고 "이념과 진영이 밥 먹여주지 않는다"며 덩샤오핑의 ‘흑묘백묘론’을 인용해 탈이념·탈진영 실용주의를 강조했다. 그는 "일자리는 기업이 만들고, 기업의 성장발전이 곧 국가경제의 발전"이라며, 중도와 실용을 중심으로 한 경제정책 기조를 선언했다.
이 대표는 문재인 정부와의 차별화를 꾀하며 "정부가 모든 것을 결정하는 시대에서 ‘민간 주도 정부 지원’의 시대로 전환해야 한다"고 말했으며, 네거티브 규제를 통해 기업 활동의 장애를 줄이고 첨단 산업 육성에 집중할 필요성을 언급했다. 또한, 양극화 해소와 공정성장이라는 기치 아래 신성장 동력 창출과 자본시장 선진화를 목표로 한 다양한 경제정책 비전을 제시했다.
그러나 이재명 대표의 이같은 발언에 대해 노동계와 정치권의 비판이 쏟아졌다.
한국노총은 즉각 성명을 발표해 이재명 대표의 발언을 “표를 위한 우클릭”이라 비판하며, "사상초유의 정치・경제적 위기 상황에서 노동자・시민의 고통을 외면한채 기업과 자본 중심의 성장 전략만을 언급한 이재명 대표의 현실 인식에 분노를 넘어 안타까움을 느낀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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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승민 전 국민의힘 의원은 이재명 대표의 기자회견에 대해 "기회주의적 발상"이자 "권력을 잡기 위한 신종 사기"라고 평가했다. 그는 “기본소득과 기본사회라는 자신의 대표 공약을 뒤로 하고 흑묘백묘를 들고 나온 것은 신뢰를 잃는 자충수”라며, “정책의 변신 폭이 클수록 진의에 대한 의구심이 커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윤희숙 전 국민의힘 의원은 이재명 대표의 경제관을 "다중인격적"이라며, 그의 실용주의 선언을 "진정성 없는 위장과 꼼수"라고 강하게 비난했다. 윤 전 의원은 "어제는 기본소득을 뒷받침하기 위해 지역화폐 강제지원법을 발의하더니 오늘은 기본소득을 재고하겠다고 나섰다"며, 이 대표의 잦은 태세 전환을 문제 삼았다. 또한, "이념과 진영을 넘어서겠다면서도 기업 활동을 제약하는 법안을 추진하고 있다"며, 일관성 없는 정책 행보가 국민의 신뢰를 잃게 만든다고 지적했다.
특히, 윤 전 의원은 민주당이 획일적 근로시간 규제를 고집하며 반도체법과 전력망 확충법과 같은 미래산업 관련 법안들을 막고 있다는 점을 들어 "우리 경제가 나아갈 길목을 민주당이 막고 있다"고 비판했다. 나아가 이재명 대표의 행보에 대해 "실용의 정치를 외칠 때마다 국민의 신뢰를 조금씩 잃어버리고 있다"며 "이는 실용이 아니라 ‘실신(신뢰를 잃음)의 정치’"라고 꼬집었다.
정치권의 비판은 이재명 대표의 과거 행적과 민주당의 기존 정책을 고려할 때 매우 설득력 있고 타당하다. 그러나 이재명 대표가 기업의 경쟁력과 민간 주도 성장을 국가 경제 회복의 핵심 동력으로 강조한 발언은 기존 민주당의 기조와는 대비되는 중대한 변화로 평가할 만하다. 그의 변화가 단순히 인기몰이와 표심 계산에서 비롯되었다 하더라도, 근본적인 정책 전환의 성격을 담고 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재명 대표의 실용주의 선언은 진정성이 결여된 정치적 기만으로 비칠 여지가 충분하다. 그러나 이를 단순히 배척하기보다는, 국가 발전과 민생 안정에 기여할 가능성을 모색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그의 변화가 기존 민주당의 진영 논리적 정책과 대비되는 전환점을 보여주는 만큼, 이를 구체적이고 실행 가능한 정책으로 연결해야 한다.
이를 위해 민주당은 과거 진영 논리에 기반한 정책적 실패를 인정하고 국민에게 진솔하게 사과해야 한다. 다수 의석을 앞세운 진영 논리적 정책과 밀어붙이기식 입법이 초래한 실패를 인정하지 않는다면, 실용주의 선언은 진정성을 얻을 수 없다.
정치권과 시민사회는 그의 실용주의 선언이 진정한 성과로 이어지도록 국민적 감시와 건설적 비판을 게을리하지 않아야 한다. 이재명 대표의 실용주의 선언은 정치적 기만의 성격을 띠고 있지만, 이를 국가와 국민을 위한 긍정적인 변화로 연결할 가능성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정치권과 시민사회는 이러한 책임을 놓치지 않고 지속적인 요구와 비판을 통해 변화의 방향을 올바르게 이끌어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