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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의 행보인가 기회주의인가

이재명의 이승만 박정희 묘소 참배를 바라보는 눈

by 배훈천

이재명이 더불어민주당 대통령 후보로 확정되자마자 선택한 첫 일정은 이승만, 박정희 전 대통령 묘소 참배였다.

바로 전날 수락연설에서 그는 친위 쿠데타를 비판하며 내란을 극복하자고 외쳤다. 그러나 입에 침이 마르기도 전에, 계엄령과 쿠데타로 민주주의를 짓밟은 전직 대통령들의 묘소에 가서 머리를 숙였다.


"존경하는 박근혜 대통령이라고 했더니 진짜 존경하는 줄 알더라"는 이재명의 과거 발언이 떠오른다. 이번에도 "내란을 종식하자고 했더니 진짜인 줄 알더라"는 조롱이 귓전을 때린다.


이재명은 대통령의 친위 쿠데타를 제도적으로 막기 위한 개헌에는 소극적이었다. 우원식 국회의장이 제안한 개헌 논의를 윽박질러 무산시킨 것도 그였다. 내란종식을 진심으로 원했다면, 대통령 절대권력을 분산하고 계엄을 구조적으로 차단하는 개헌을 반대할 이유가 없다.


그는 지난 대선에서도 개헌을 공약했고, 윤석열 대통령 탄핵이 인용되기 직전까지도 개헌을 약속해왔다. 정대철 헌정회장의 증언에 따르면, 탄핵 선고 일주일 전까지도 이재명은 개헌 약속을 분명히 했다고 한다. 그러나 탄핵이 인용되어 권력에 한 걸음 다가서자, 손바닥 뒤집듯 약속을 번복했다.


결국 내란종식은 허울에 불과했다. 그의 본심은 언제나 대통령이라는 권력을 차지하는 데 있었다.


이승만, 박정희 묘소 참배 역시 이재명의 권력욕과 이율배반을 여실히 보여준다. 그는 최근까지 "이념이 밥 먹여주지 않는다"며 민생과 실용을 강조해왔다. 그러나 대통령 후보로 확정되자마자 가장 먼저 찾은 곳은, 한국 현대 정치에서 가장 강력한 이념적 상징을 지닌 두 인물의 묘소였다. 이념논란에 불을 지피는 행보인줄 몰랐을까.


이재명은 보수층의 지지를 더 빠르고 확실하게 얻을 수 있다면, "이념이 밥 먹여주지 않는다"던 자신의 말쯤은 언제든지 손바닥 뒤집듯 번복할 수 있음을 스스로 입증했다. 결국 이재명에게 실용주의와 민생은 국민을 위한 가치가 아니라, 권력 쟁취를 위한 양의 탈에 불과했으며, 그의 진정한 목적은 어떻게든 대통령직을 차지하고야 말겠다는, 개고기와도 같은 권력욕에 있었음이 명확히 드러났다.


그는 김문기 전 성남도개공 처장과 골프를 치고도 "모른다"고 했고, 백현동 특혜 의혹에 대해서도 "국토부 협박 때문이었다"고 해명했다. 거대 야당 대표라는 정치적 지위가 있어서 비록 법적 처벌은 피했지만, 사안마다 상황에 따라 말을 바꾸고 거짓 해명을 일삼는 모습은

권력을 위해 사실을 왜곡하고 자신의 이익에 맞게 말을 바꾸는 정치인이라는 그의 본질을 잘 보여준다.


이번 이승만, 박정희 묘소 참배는 이재명의 정치적 본질을 다시 한 번 드러냈다.


민심을 얻기 위해 보수의 탈을 쓰려 하지만,

그 탈 뒤에 숨겨진 것은 이승만 박정희의 초년 개혁가의 얼굴이 아니다.

계엄령과 쿠데타로 민주주의를 짓밟았던 파시스트의 민낯이다.

이것이 곧 이재명의 본질이다.


국민을 얕잡아보는 정치 쇼는 오래가지 못한다.

우리는 이미 동전의 앞면인 정치 초년생 윤석열에게 한 번 속았다.

그러나 동전의 뒷면, 권력욕에 눈먼 이재명에게 두 번 속지는 않을 것이다.


http://www.gstandard.net/news/articleView.html?idxno=1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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