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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종원의 연돈볼카츠와 최저임금

중구난방식 자영업자 대책보다는 일자리 안정자금 부활해야

by 배훈천

최근 분쟁으로 화제가 된 백종원의 연돈볼카츠 점주의 월 수익을 보시죠. 이 점주는 월 900만원의 매출에 53만원의 수익을 얻었다고 합니다.


전화상으로 월3천만원 매출에 600만원의 수익을 약속했다가 공정거래위원회에 제소됐죠. 제공의무사항인 예상매출액 산정서에는 최대 월 매출은 1520만원, 최저 매출은 약 895만원입니다.

1억 7천만원을 투자해서 12시간씩 일을 하고 600만원의 수익을 가져간다해도 감가상각비는 커녕 투자비에 대한 금융비용만 빼도 점주의 실수입은 시간당 최저임금 수준이라는걸 알 수 있습니다. 예상매출액 산정서에는 아예 최대매출을 올려도 최저임금도 못번다는 것을 확인해놨구요.


백종원의 프랜차이즈는 방송에서 얻은 명성으로 골목상권과 부당경쟁을 해서 이익을 본다는 점과 자영업 위기의 한 원인인 자영업 과잉을 부추긴다는 측면에서 문제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와는 논외로 백종원 볼카츠 분쟁사태는 우리나라 최저임금이 자영업자들에게 얼마나 높은 수준인가를 역설적으로 보여줍니다.


문재인정부는 최저임금을 무리하게 인상해서 자영업자들의 반발이 거세게 일자 이를 무마하기 위해 일자리안정자금을 도입했습니다.


2018년 1월에 처음 도입해서 월190만원 미만 노동자를 고용한 영세 사업체에 1인당 월 13만원씩 지급했죠. 한 명이라도 직원을 내보내면 받을 수 없다는 조건을 거는 등 정부가 업체를 감시하는 효과와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으로 시장 전체가 위축된 효과 때문에 일자리안정자금의 시행에 비판적이긴 했지만 저도 당시에 가게를 운영하는데 나름 도움을 받았던 기억이 납니다.


일자리안정자금은 해마다 규모를 축소하다가 2022년 6월에 종료했습니다. 가장 규모가 컸던 2019년에는 83만 개 사업체에서 일하는 344만 명의 근로자를 지원했으며, 2조8000억원의 예산이 소요됐고 5년간 일자리 안정자금에 사용된 총예산은 약 9조7000억원입니다.


민주당에서 소상공인들의 경영활성화를 위해 전국민에게 1인당 25만원씩 뿌리는데 12조가 든다고 하죠. 그것도 한꺼번에 12조원을 뿌리면 경제에 긍정적인 효과보다는 부정적인 충격을 줄 것이 뻔하죠. 12조원이면 일자리 안정자금을 2019년도 수준으로 다시 5년동안 지급할 수 있습니다.


정부는 지난달 ‘소상공인·자영업자 종합대책’을 발표했습니다. 경영부담완화, 성장촉진, 재기 지원의 3대 항목에 걸쳐 총 55개의 자영업 지원책을 백화점식으로 나열했는데요 그중 인건비 부담 완화를 위한 정책으로는 “키오스크, 서빙 로봇 등 자동화 스마트 기술보급 지원 확대”가 유일합니다. 노동시장에서 자연스럽게 형성된 임금이 아니라 최저임금제도에 의해 강제된 인건비 부담이 자영업의 위기를 초래했음을 생각할 때 너무나 안일한 대책이 아닐 수 없죠.


코로나로 인한 자영업자의 빚을 탕감해주는 새출발기금도 10조원 이상 상향했습니다. 그 탕감내용을 보면 간이심사항목이 많습니다. 파산지경에 이른 개별 자영업자를 생각하면 반대하기 힘든 정책이긴 하지만자영업 전체를 생각하면 극히 일부에 한정되고 도덕적 해이의 가능성이 있으며 고용 등의 파급효과가 거의 없다는 점에서 아쉬운 정책입니다.


그래서 저는 일자리안정자금을 부활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실질적으로 자영업자들에 광범위한 지원이 이뤄지면서 동시에 취약계층과 미숙련 노동자의 고용안정을 기대할 수 있으니까요.


그리고 무엇보다 국가에서 법으로 정해놓은 과도한 최저임금이 지금 우리가 겪고 있는 자영업 위기를 초래했다는 점에서 그 책임을 국가가 일정부분 분담해야한다는 점에서 일자리안정자금 부활의 당위성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중앙일보에서 저의 이런 주장을 실어주셨습니다.

https://naver.me/xLW1j1e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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