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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최초의 복합쇼핑몰 '더현대 광주' 착공식

생활시민의 힘이 만든 성과

by 배훈천

https://www.youtube.com/live/6zCpD1eqUhw?si=2Ez7KH0m3NPQZflo

배훈천 복합쇼핑몰유치 광주시민회의 대표 인터뷰
정치색 강한 광주지만, 본래는 시장친화적 소비 중심 도시
보여주기식 잡다한 상생방안보다, 상생포인트로 단일화 필요
광주공항 국제선 부활이 3대 복합쇼핑몰 성공의 열쇠


2025년 11월 20일, 광주 북구 옛 전방·일신방직 부지에서 광주 최초의 복합쇼핑몰 ‘더현대 광주’ 착공식이 열렸다. 현대백화점이 주관한 이날 행사에는 광주시와 공공기관 관계자, 지역사회 주요 인사, 시민 등 약 400명이 참석해 광주의 새로운 랜드마크 탄생을 함께 기원했다.


‘더현대 광주’의 착공은 지난 10년 넘게 멈춰 있던 도시 변화의 흐름이 다시 움직이기 시작했음을 알리는 상징적 사건이다. 그리고 그 변화의 한가운데에는 생활시민의 목소리를 조직해 일관되게 추진해 온 '복합쇼핑몰유치 광주시민회의'가 자리해 왔다.


착공식 닷새 뒤인 11월 25일에는 KBS광주 <토론740>이 ‘기대반·우려반, 복합쇼핑몰 진행은?’을 주제로 토론을 진행했고, 배훈천 대표도 패널로 참여해 다양한 의견을 나눴다. 이에 <토론740>의 질문을 중심으로, 방송에서 다 하지 못한 내용을 포함해 복합쇼핑몰 유치운동의 경과, 핵심 쟁점, 그리고 광주가 나아갈 미래 전략에 대한 배훈천 대표의 견해를 인터뷰 형식으로 정리해 싣는다.


2182_4285_2256.jpg 2025년 11월 20일, 광주 북구 옛 전방·일신방직 부지에서 광주 최초의 복합쇼핑몰 ‘더현대 광주’ 착공식이 열렸다./임한필


“생활시민의 요구가 처음으로 공론장의 중심에 올라왔다”


Q. 광주시민회의는 어떤 활동을 해왔으며, 시민들은 어떤 기대를 갖고 있습니까?


A. 배훈천

광주에서는 사실 2015년과 2017년에 신세계 복합쇼핑몰이 들어올 기회가 있었는데, 당시 정치권과 시민사회의 반대로 무산됐습니다. 바닥여론은 ‘복합쇼핑몰이 꼭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훨씬 많았지만, 지도층 여론이 그걸 가로막았던 거죠.

그때 저는 생활시민의 목소리를 제대로 대변할 단체가 필요하다고 생각했고, 2021년 청와대 국민청원에서 2천 명이 동의한 것을 계기로 시민회의가 출범했습니다. 이후 시민회의는 서명운동, 기자회견, 광주시장 면담 등을 이어갔고, 대선 당시에는 후보 캠프에 공약 채택을 요구해 전국적인 관심을 끌었습니다. 강기정 시장 당선 이후에는 복합쇼핑몰 추진이 흔들리지 않도록 감시하고, 반대논리와 오해를 바로잡는 데 집중해 왔습니다.


이번 착공식은 생활시민의 여론을 조직해서 얻어낸 결과라는 점에서 매우 뜻깊습니다. 복합쇼핑몰이 지역상권을 활성화하고, 청년이 떠나던 광주를 ‘돌아오는 도시’로 만드는 계기가 되길 기대합니다.



“전남·일신방직 부지, 과거 집착을 넘어 미래 공간으로”


Q. 전남·일신방직 부지 개발과 역사관 건립 논란을 어떻게 보십니까?


A. 배훈천

전남·일신방직 부지는 1994년에 이전이 결정된 뒤 거의 30년 동안 방치돼 왔습니다. 이곳의 일제강점기 원형은 이미 대부분 사라졌고, 지금 있는 건물들 대부분은 70~80년대에 다시 지어진 것들입니다. 그런데 일부 시민단체가 전면 보존을 주장하며 개발을 지연시킨 부분은 분명 문제가 있었다고 봅니다.


광주는 때로 너무 과거에만 집착하는 경향이 있어요. 석면이 날리던 폐가로 방치될 때에는 아무 관심도 없다가, 개발이 논의되자 갑자기 ‘문화유산’이라고 주장하는 방식은 문제가 많습니다.


이제 역사관을 만들기로 결정된 만큼 중요한 건 이 공간을 어떻게 채우느냐입니다. 저는 이곳이 과거만 엄숙하게 기념하는 공간이 아니라, 시민이 직접 참여하고 체험할 수 있는 미래형 문화공간이 되길 바랍니다.


전시관은 AI 기술을 활용한 가상체험으로 산업현장을 생생하게 보여주고, 문화공원에는 시장·갤러리·공연장을 함께 배치해 지역 예술가와 상인들이 자연스럽게 활력을 만들어가는 열린 공간이 되면 좋겠습니다.



“복합쇼핑몰 3곳 동시 추진… 광주의 시장친화적 요구가 표면으로”


Q. 그동안 지지부진했던 복합쇼핑몰이 왜 갑자기 속도를 내고 있다고 보십니까?


A. 배훈천

복합쇼핑몰이 속도를 내게 된 건 결국 생활 시민들의 시장친화적인 요구가 공론장의 중심에 올라왔기 때문입니다.


광주는 겉으로는 정치색이 강해 보이지만 실제로는 소비 중심, 시장친화적 도시입니다. 그동안 이런 욕구가 정치적 분위기 속에서 억눌려 표현되지 못했을 뿐입니다. 강기정 시장이 ‘기회의 도시’를 선언하고, 광주시민회의처럼 기존 시민단체와 다른 목소리가 등장하면서 기업들이 다시 광주를 주목했습니다. 그래서 더현대를 포함해 세 곳의 복합쇼핑몰이 동시에 추진되는 흐름이 만들어졌고, 최근 코스트코 입점 논의까지 자연스럽게 이어지고 있습니다.


광주는 원래 전남·전북의 광활한 농공단지를 배후로 둔 ‘소비 중심 도시’였습니다. 3대 복합쇼핑몰은 이 장점을 살려 청년 유출을 막고, 광주와 서남권의 생활인구를 크게 늘릴 수 있는 동력이 될 것입니다.


다만 아쉬운 점은, 복합쇼핑몰이 성공하려면 국제공항 접근성 회복이 필수라는 점입니다. 호남 인구만으로는 한계가 있고, 중국·일본·동남아 소비층을 끌어오려면 국제선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광주시가 국제선 부활 문제도 적극적으로 나서주길 기대합니다.



“교통 문제 해결의 핵심은 2호선 조기 개통과 쇼핑몰 셔틀버스 재도입”


Q. 교통 혼잡이 우려됩니다. 가장 시급한 해법은 무엇입니까?


A. 배훈천

도시가 발전하면 어느 정도 교통문제는 생길 수밖에 없는데, 광주는 그동안 ‘차 없으면 생활하기 어려운 도시’가 돼버렸기 때문에 시민들이 교통 문제에 더 민감한 게 현실입니다. 그래서 저는 지하철 2호선을 최대한 빨리 개통하고 대중교통 체계를 전면적으로 손보는 것이 가장 시급하다고 봅니다.


그리고, 꼭 제안드리고 싶은 게 있습니다. 바로 복합쇼핑몰 셔틀버스의 도입입니다.


예전에는 광주에도 백화점 셔틀버스가 있어서 시민들이 이동하기 참 편했습니다. 2000년 당시에만 해도 3개 백화점이 60개 노선에 50여 대를 운행해서 하루 1만 4천 명을 실어 나르고, 12개 할인점은 70개 노선에 60여 대(650회)로 하루 1만 명을 태웠습니다. 전체적으로 하루 2만 5천 명이 셔틀버스를 이용했던 겁니다.


그만큼 시민들의 이동 수요가 컸고, 셔틀버스가 실제로 생활 교통을 보완하는 역할을 했다는 뜻입니다. 그런데 2001년에 버스·택시 업계의 반발로 이 셔틀버스가 금지되면서 시민들의 불편이 커졌습니다. 지금은 시내버스 공영제가 정착돼 있기에, 그때처럼 이해충돌이 크지도 않습니다.


그래서 저는 복합쇼핑몰과 전통시장, 골목상권을 연결하는 순환 셔틀버스를 도입하면 교통혼잡을 줄이고, 지역상권과의 연계를 강화하고, 상생 효과까지 만들어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광주시가 이 제안을 적극적으로 검토해 주시길 부탁드립니다.


2182_4288_529.png KBS광주 토론740에 출연한 배훈천 대표가 복합쇼핑몰 유치운동의 경과와 시민사회의 역할을 설명하고 있다./방송화면 캡처



“상생은 보여주기가 아니라 구조를 바꾸는 것”



Q. 전통시장·소상공인과의 상생, 어떻게 마련돼야 한다고 보십니까?


A. 배훈천

상생방안은 복합쇼핑몰 인허가의 필수요건입니다.

서울 상암 롯데몰을 보면, 전통시장 17곳 중 단 한 곳이 반대해 상생 협의가 마무리되지 못하면서 사업이 지금까지 유보된 상태입니다. 유통산업발전법에 상생 절차가 명시돼 있기 때문에, 이 한 곳의 반대가 전체 사업을 멈춰 세울 정도로 영향력이 큽니다.


그래서 상생방안이 실제 소상공인과 소비자에게 혜택을 주기보다는, 법적 요건을 채우기 위한 ‘구색 맞추기’로 흐르는 경우가 많습니다. 대표적인 것이 상생기금입니다. 하지만 이 상생기금은 상인회 간 갈등만 키우고, 정작 골목에서 장사하는 소상공인들은 혜택을 거의 받지 못하는 구조입니다.


그래서 저는 복잡하게 흩어져 있는 상생기금이나 잡다한 상생방안들을 하나로 단순화해서, 상생포인트로 집중하자고 제안드립니다.


소비자가 복합쇼핑몰에서 결제한 금액의 일부를, 지역 소상공인 매장에서 사용할 수 있는 포인트로 적립해 드리는 제도입니다. 이렇게 하면 소비자는 직접적인 혜택을 받고, 지역 소상공인은 그 포인트가 매출로 이어지니까 확실한 도움을 받고, 복합쇼핑몰 사업자도 매년 상생기금 내라고 압박받는 부담에서 벗어날 수 있습니다. 말 그대로 일석삼조의 상생 모델입니다. 이런 방식이야말로 보여주기식 상생이 아니라, 소비자·소상공인·기업 모두가 체감할 수 있는 진짜 상생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그리고 저는 소상공인 입장에서 꼭 강조하고 싶은 게 있습니다.


저도 지역 특산물을 활용해서 무화과꽃차와 작두콩커피 같은 제품을 직접 개발하고 특허까지 냈습니다. 하지만 홍보도 어렵고 유통망도 약하다 보니 시장에 제대로 진입하는 게 정말 쉽지 않습니다. 이건 저만의 문제가 아니라, 지역에서 땀 흘려 제품을 만드는 많은 소상공인들의 공통된 현실입니다. 그래서 저는 복합쇼핑몰 안에 지역 특산물과 지역 소상공인 제품을 소개하는 상설 코너가 꼭 필요하다고 봅니다. 연간 수천만 명이 찾는 공간에서 우리 지역 브랜드를 직접 보여줄 수 있다면, 그 자체가 소상공인들에게는 말 그대로 엄청난 기회입니다. 이것이 광주 경제에도 큰 활력을 가져올 것입니다.



“정치적 이용을 막고, 광주의 ‘신이 준 선물’을 활용해야 도약한다”



Q. 성공적인 사업 추진을 위한 최우선 과제는 무엇입니까?


A. 배훈천

저는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복합쇼핑몰을 정치적으로 이용하려는 움직임을 막는 것이 가장 시급한 과제라고 생각합니다. 복합쇼핑몰은 정치의 도구가 아니라 생활 시민들의 권리고, 우리 도시의 미래 전략입니다. 기업을 비판할 건 비판하고 요구할 건 당연히 요구해야죠. 하지만 기업에게 부당한 압박을 가하는 방식이나, 반대로 대기업의 시혜만 바라면서 기대는 태도도 이제는 달라져야 합니다.


골목상권이 있어 복합쇼핑몰을 찾는 고객이 늘고, 또 복합쇼핑몰이 있어 골목상권이 살아나는 겁니다. 이렇게 서로가 서로를 살리는 윈윈 구조를 만드는 게 우리가 가야 할 방향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광주에는 무등산과 광주공항이라는 ‘신이 준 선물’이 있습니다. 이런 천혜의 자원을 내버려 두고 중앙정부에 손만 벌릴 것이 아니라, 우리가 제대로 활용해서 광주의 미래를 스스로 개척해야 합니다.


무등산 케이블카, 그리고 광주공항 국제선 부활.


이 두 가지가 갖춰져야 3대 복합쇼핑몰과 함께 광주가 진짜로 세계적인 도시로 도약할 수 있다고 저는 믿습니다.


시청하기 ☞ https://www.youtube.com/live/6zCpD1eqUhw?si=2Ez7KH0m3NPQZfl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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