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리가도 '함께라서' 좋은 길

두콩쌤의 시나브로 학교생활 일기


혼자가면 빨리가지만 함께가면 멀리간다: 처음 생긴 동학년의 막내가 되다.


우리 4학년에는 6학급이 있다. 처음에 근무했던 초등학교는 한 학년당 학급이 1개씩 있어 전체 학교가 6학급 규모였는데 발령받고 나니 한 학년에만 6학급이 있어서 낯설기도 하고 신기하기도 했던 첫 3월이었다.


작은 학교에서는 정보,생활 부장을 하면서 5학년 담임을 맡았기 때문에 초과근무는 당연하고 매일매일이 회의와 정신없었던 것 같다. 그만큼 학교에 주인의식(?)이 있었고 내 학교라는 마음가짐이 강했던 것 같다. 모든 선생님들, 교감선생님과 매일 뵙고 교장실 옆 교실이었기 때문에 매일 연수를 들으며 참 바쁘고 많이 배운 시간들이었다.


이와 정반대로 발령받으니 아이들의 수가 늘어나고 업무의 규모가 확 줄어들었다. 업무의 규모는 줄어들었지만 외부강사 뽑기, 1-6학년에 놀이체육, 국악 스케줄 시수 450시수를 넣는 것이 생각보다 쉽지는 않았다. 처음해보는 업무와 얼굴을 못뵙고 메신저로만 소통하려니 어려웠다. 하지만 동학년 선생님들의 도움을 받으며 일을 처리하려고 노력했고 약 한 달간의 일정조정 및 스케줄 조정을 통해 일을 마무리 할 수 있었다.


처음으로 생긴 동학년 선생님들은 내게 참 감사한 분들이다.


부족함이 많은데 막내라고 챙겨주시고 처음 경험해보는 선생님들과의 동학년 회의는 같은 학년 안에서의 수업 나눔, 아이들 간의 생활 지도 어려움 공유, 교육과정 방향 등 같은 학년의 고충에 대해 함께 나누고 수업의 질을 높일 수 있는 소중한 기회였다. 함께 나누고 싶다는 생각으로 가져오신 여러 간식과 과일들을 먹으며 수업을 고민할 때 교실의 여러 어려움이 있을 때 나눌 수 있는 곳이 있다고 생각하니 학교가는 발걸음이 가벼워졌다. 작은규모든 큰 규모든 모두 일장일단이 있지만 현재 내가 있는 이 곳에서의 행복에 보다 더 집중하여 열심히 배워나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또한


학교 텃밭에 4학년 텃밭이 생겼다. 선생님들과 쑥, 상추, 방울토마토를 심고 시간이 될때 수확하고 있다. 함께 햇볕을 받으며 싱싱하게 자란 상추와 로메인을 나눠가져갔다. 함께 키우고 나눠가지는 것이 이렇게 하나가 된 기분을 준다는 걸 처음 알게 되었다. 열심히 시간이 날 때 물을 줘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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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들이 집에서 챙겨와주신 간식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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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텃밭에서 키워 수확의 기쁨을 얻은 상추와 로메인


선생님 얼굴이 동그래요! : 완두콩처럼 둥글고 포근한 두콩쌤이 되기


어렸을 때는 키가 큰 것과 얼굴이 동그란 것이 내 나름의 콤플렉스였다. 또래보다 큰 키로 친구들이 자꾸 다른 사람 옆에 서보라고 했을 때 내 옆사람이 위축되는 것 같다는 느낌이 마치 내 존재가 잘못된 것 같았기 때문이다. 그리고 V라인의 얄상한 예쁜 얼굴의 친구들을 보면 나처럼 둥근 얼굴은 참 예쁘기는 어렵겠다 싶었다. 그래서 나는 '젓가락 위의 구슬', '완두콩', '빵떡' 등 동그란 모든 물체에 대한 별명이 있었다. 어른이 된 지금은 이런 별명들이 참 사랑스럽게 느껴지곤 한다. 임용시험을 볼 때 교직관을 막연히 생각할 때는 '별빛연구원'이 되어야겠다고 생각했다. 아이들의 고유의 빛을 내가 연구해서 각각이 자신의 색을 빛날 수 있는 사교육 뺨치는 '공교육의 요정'이 되어야지. 이 생각은 아직 변하지 않고 유효하지만 무엇보다 아이들에게 중요한 건 세상을 함께 살아가는 힘, 그리고 그 안에서 자신의 심지를 단단히 지켜나가는 힘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콩깍지 안에 옹기종기 함께 살아가면서도 타인에게 상처주지 않고 자신의 고유의 모습을 둥글게 살아가는 '완두콩'같은 아이들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에 두콩쌤으로 내 서브네임을 정했다. 이렇게 정하고 나니 나도 교사로 앞으로 지낼 이 페르소나를 완두콩같은 사람으로 단단하면서도 부드럽게 살아갈 수 있었으면 좋겠다, 그래야지 하는 다짐이 자연스레 들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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