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꼰대'가 맞았다
설 연휴 잘 쉬셨나요?
저는 어찌 연휴가 더 분주했던 것 같습니다. 약속했던 연재도 <성수 씨의 만물상점> 지키지 못했네요. 혹시, 기다리셨을 분이 계셨다면, 먼저 죄송한 마음을 전합니다.
그 분주했던 연휴의 끝에서, 저는 드디어!! 그 유명한 '두쫀득 쿠키'를 맛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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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려, 달걀보다 작은 크기에 7천 원. 맛은, 솔직히 말해 제 예상을 넘어서지는 않았습니다. 어쩌면 가격에 대한 기대감이 너무 컸던 탓인지, 실망감마저 들었지요. '이 가격이면, 근사한 카페에서 핸드드립 커피 한 잔을 마셨을 텐데.'
그리고 바로 그 순간, 제 안에 숨어있던 '꼰대'가 불쑥 고개를 들었습니다.
'요즘 유행이란 다 그렇지 뭐', '이 돈 주고 이걸 왜 사 먹어?'.
제가 그토록 싫어했던 그 모습이, 바로 제 안에서 튀어나오고 있더군요. 나이가 들며 생기는 아집일까, 아니면 이것이 원래 나의 본모습이었을까. 마음이 복잡해졌습니다.
그런 마음을 안고, 명절날 대학생과 취준생인 아들과 조카들 틈에 앉아있었습니다.
한 조카가, 최근 면접에서 고배를 마신 이야기를 조심스럽게 털어놓았습니다.
순간, 제 입술이 다시금 '라떼는 말이지...'를 외치려 들썩이는 것을 느꼈습니다.
"우리 때는 말이야..."로 시작하는, 그 뻔하고도 무책임한 조언들.
하지만 저는, 방금 전 쿠키 앞에서 마주했던 제 안의 꼰대를 떠올리며, 간신히 그 말을 삼켰습니다.
섣부른 조언 대신, 저는 다른 말을 택했습니다.
"지금 취업하기 정말 힘든 시대인 것 같아. 네가 부족해서가 아니라, 상황이 그런 거니 절대 기죽지 마."
저는 그날, 멋진 조언을 해주는 어른 대신, 그저 함께 아파하고 공감해 주는 어른이 되기를 선택했습니다.
쿠키의 가치를 제 기준으로 멋대로 재단했던 것처럼, 조카의 실패를 저의 섣부른 잣대로 재단하고 싶지 않았습니다.
'진짜 어른'이 된다는 것은 무엇일까?
화려한 조언을 건네는 사람이 아니라, 그저 그의 시간과 무게를 온전히 인정해 주는 따뜻한 시선을 가진 사람.
이번 명절은 제게, '어떤 어른이 되어야 하는가'라는, 그 무엇보다 묵직한 숙제를 남겼습니다.
저는 이제, 그 숙제를 풀어가려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