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화라고 우겨 봅니다.
어느 화창한 일요일 오후였어요. 식탁 위에 커다랗고 둥근 그릇이 놓였지요. 그 안에는 새하얀 국수가 수줍게 누워 있었는데, 그 위로 아주 두툼하고 까만 소스가 이불처럼 덮여 있었어요.
“이게 뭐야? 까만색 국수잖아!”
아이는 눈을 동그랗게 떴어요. 코끝을 간지럽히는 냄새는 분명 고소하고 향긋했지만, 아이는 왠지 겁이 났어요. ‘세상에, 이렇게 시커먼 색이라니. 분명 한약처럼 엄청나게 쓸 거야.’
아이는 숟가락을 들었다 놓았다 하며 망설였어요. 하지만 엄마는 옆에서 빙그레 웃으며 말했죠. “우리 아가, 한 번만 먹어볼까?”
아이는 결심한 듯 주먹을 꽉 쥐고 눈을 딱 감았어요. 그리고 젓가락으로 면을 집어 입안으로 호로록~ 하고 밀어 넣었지요.
그 순간, 놀라운 일이 벌어졌어요!
입안에서 국수가 오동통통 춤을 추기 시작한 거예요. 면발은 젤리처럼 쫄깃쫄깃했고, 쓰지 않을까 걱정했던 까만 이불은 혀끝에 닿자마자 달콤하고 짭짤한 맛을 선물해 주었어요.
“우와, 진짜 맛있다!”
한 번 맛을 본 아이는 멈출 수가 없었어요. 후루룩 짭짭! 후루룩 짭짭! 신나게 면을 삼킬 때마다 기분 좋은 웃음이 터져 나왔지요. 하얀 면과 까만 소스가 섞여 입안 가득 행복이 차올랐어요.
어느덧 그릇 바닥이 보일 정도로 짜장면을 싹싹 비운 아이는 화장실로 달려가 거울을 보았어요. 그러고는 깜짝 놀라 외쳤지요. “어머나! 내 얼굴에 까만 수염이 생겼어!”
입술 주변에 까만 소스가 묻어 마치 멋쟁이 신사처럼 수염이 생긴 거예요. 그 모습이 어찌나 우스꽝스러운지 아이는 깔깔대며 웃었답니다.
그때, 흐뭇하게 아이를 바라보던 엄마가 다가와 부드러운 휴지로 입가를 쓰윽 닦아주었어요. “우리 아가, 그렇게 맛있었어?”
아이는 엄마 품에 쏙 안겨 세상에서 가장 환한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답니다. “네! 엄마, 이건 세상에서 제일 맛있는 비밀의 국수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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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동시에서 영감을 얻어 동화를 창작해 봤습니다. 다양한 장르를 도전해 보는 재미가 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