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시를 쓰는 이유랄까?
어느 날, 갱년기라는 불청객이 찾아왔다. 예고도 없이, 그냥 와버렸다.
거울 속에는 언제부터 그곳에 있었는지 모를 무표정한 여자가 서 있었다. 감정은 제멋대로 롤러코스터를 탔고, 억지로 끌어올린 텐션 뒤에는 늘 바닥을 알 수 없는 무력감이 고였다. 웃음도 눈물도 희미해져 가는, 말 그대로 잿빛의 날들이었다.
그런데 그 삭막한 틈새를 비집고 들어와 나를 웃게 하는 것들이 있었다.
세상모르고 잠든 고양이의 둥근 뒷모습. 반갑다고 온몸을 흔들어대는 강아지의 짧은 꼬리. 중심을 못 잡고 엉덩방아를 찧고도 씩씩하게 다시 일어서는 아가의 걸음마.
그들의 세계에는 어떤 계산도, 악의도 없었다. 그저 살아있다는 것만으로 충만한, 순수한 기쁨뿐이었다.
문득 깨달았다.
작은 화면 속 그들을 보며 나도 모르게 웃고 있는 나의 얼굴을. 무표정한 거울 속의 내가 아닌, 아주 오래전 잃어버렸던 나의 미소를 말이다.
세상의 모든 무해한 것들은 그 자체로 힘이 세다. 단단하게 얼어붙은 어른의 마음마저 속절없이 녹여내리는, 가장 따뜻하고 강력한 힘.
그 순수한 빛 덕분에 나는 오늘도 잠시 숨을 쉰다.
그리고 오늘도,
나는 그 무해함을 닮은 동시를 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