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 Tok Tok] 할 수 있어!
"나이스~~~ 랄라랄라라 샷"
우렁찬 포효가 티샷을 빵 때리자마자 나왔으나 얼랄라?
왼쪽으로 휘는 듯하더니 그만 내 드라이버 샷은 나가버렸다.
꼭 이럴 땐 정말 쭉쭉 뻗는다
'멀리도 갔네..'
누가 그랬다,
" 아들은 드라이버라 집만 안 나가면 되고, 딸내미는 아이언이라서 내 눈에 보이기만 하면 된다고"
"멀리건 줄게 다시 쳐!"
다시 치는 티샷,
"빠앙~~~"
나이샷! 그래 이렇게 처음부터 쳤어야지.
나는 골프를 칠 때 사실 멀리건을 거의 안 쓴다. 사실, 줘도 싫은 게 멀리건이긴 하다.
첫째, 다시 친다고 이 보다 더 잘 치리란 보장이 없다. 되려 동반자에게 약자로서 빌미만 줄 뿐. 골프는 멘털 게임인데 첫 판부터 내 패가 다 까인 듯 한 기분이랄까?
둘째, 세컨드 공략 할 땐 해저드티가 대부분 유리하다. 벌타 먹고 치는 만큼, 상대와 나 와의 공평한 핸디가 있다. 여기서 리커버리 하면 된다. 참.. 이래서 골프는 '신사의 스포츠' 라 하나 보다. 솔직히 상대방이 세컨드에서 아이언 삑사리 나지 않을 거란 보장이 어디 있나? 늘 우리 주변에 도사리는
'왜 이러지 샷'
그렇지만 이런 얄궂은 멀리건도 내 인생에 쓸 수 있었다면 나는 도전해 보고 싶을 때가 몇 번 있었다.
내가 원하는 회사에 지원했다가 면접에서 버벅거렸을 때
"아 이렇게 해볼걸"
거래처와의 하자로 인해 소장 날리며 싸울 때
"아 이렇게 되받아칠걸"
그리고 오래 사귀었던 남자친구랑 그때 헤어지지 말고 그냥 못 이기는 척 결혼할걸
" 그럼 지금쯤 애 둘은 낳았겠지?"
이렇게, 지나온 내 발자취에서 나는 왜 이렇게 하지 못했을까, 또는 자신 없게 티샷해 놓고 행운을 바라진 않았을까, 그리고 처음부터 잘 하면 되는데 매번 리커버리만
하는 내 모습에 현타가 올 때가 있다.
그렇지만 나의 이런 모습을 위로를 하는 우리 아빠가 하는 말
" 딸, 리커버리 잘하는 것도 네 능력이야"
그래, 꼬장 꼬장하게 잘못 날린 티샷 같은 인생 이라 해도 세컨드에서 아이언으로 커버하고 원펏으로 복구하면 돼. 까짓 거 포기만 안 하면 되는 거야 Let's go!
나이도 창창한데 이렇게 죽상이냐고?
나이가 40이 넘어가니 생각이 많아져서 그런지도..
20대의 외모 보단 이젠 노련미로 승부를 봐야 하니까, 30대의 풋풋한 열정 대신 현타에 치이는 40대 이니까
힘에 부치는 건지도.
다시, 마음을 가다듬고 다음 티 샷을 한다.
"쒜애액~!"
웁스!
그러자 순간 적으로 옆에 있던 캐디 언니가 나 대신 소리를 내지른다
"뽀올~~~~"
"I can do i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