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원권 에피소드-회원권 거래소 다녀요
때는 바야흐로, 2007년 7월 무더운 어느 날, 나 봉철수의 첫 임무가 드디어 주어졌다.
"봉철수 씨, 잠깐 내 자리로"
나는 긴장을 하며 팀장님 자리로 가서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어떤 지시가 내려질까 기대했다.
"남 XCC라고 회원권 있어, 그거 좀 알아와 봐"
"네?"
"어서 , 가봐"
"아 네.."
인터넷을 열어서 남 XCC를 쳐봤다. 경기도 어딘가에 있는 골프장, 흠 그래 골프장이구만 근데 이거 어디서 사지? 근처 부동산을 알아봐야 하나?
봉철수, 나는 신 월드 그룹에 갓 입사한 신입이었다. 내가 속한 팀은 부동산 자산 관리부. 우리 팀이 맡은 일은 부동산 자산 관련 업무를 관리하는 일을 하는데 그중
"회원권 구매 및 관리 업무"
이 역시 나의 업무였다.
회원권이 뭐지? 나는 의아해하며 일단 열심히 인터넷으로 서치 하다가, (주)뉴 X 회원권이라는 곳에 접속하게 되었다.
"네. 정성을 다하는 (주)뉴 X 회원권입니다. "
"아... 네, 저 문의 좀.... "
"네 뉴 X 회원권 천리나 팀장입니다 말씀하세요"
하이톤의 밝은 여성 음성, 봉철수는 떨리는 마음으로 그냥 물어봤다.
"남 XCC를 사고 싶은데요, 얼마인가요?"
"아, 찾으시는 게 남 XCC 세요? 네 현재 18억 하고 있습니다. "
"네... 네? 18억이요?"
"네, 그렇습니다"
"아 네 알겠습니다. 다시 연락드릴게요"
나는 서둘러 전화를 끊고 팀장한테 가서 보고를 해야 했다.
"저... 팀장님"
"그래 확인해 봤어?"
"18억이라 합니다. 남 XCC요"
"잉? 그게 그리 비싸? 알았어 내가 가서 보고 하고 오게"
허둥지둥 달려가는 팀장, 그리고 다시 금세 돌아오는 팀장님 얼굴빛이 흑빛, 왠지 깨진듯한 분위기다.
"야 봉철수!"
"네..."
"야이 새끼야, 골프장 말고 회원권 사라고 회원권!"
"아 네, "
"다시 가격 알아봐 "
"네"
다시 나는 (주)뉴 X 회원권으로 전화를 걸었다.
TRRRRRR
"네, 정성을 다하는 (주)뉴 X 회원권입니다."
"저... 아까 전화드렸던 사람인데요"
"아, 남 XCC 문의하셨던?"
"넵 맞습니다."
"네 매물 알아봐 드릴까요?"
"아니요, 저... 저희 대표님이 골프장 말고, 회원권 시세 알아보라 하시는데요..."
순간의 정적,
그 순간 수화기 너머 큭 하고 웃는 듯한 느낌이 느껴졌다.
"저... 고객님? 제가 말씀드린 가격이 회원권 가격이에요 현재 시세라고요"
"네? 회원권이 그렇게나 비싼가요?"
나는 눈이 동그래졌다. 아니 대체 어떤 세상에 사는 새끼들이 저런 걸 산단 말이야?
"네, 맞습니다. 현재 해당 회원권은 18억이 맞습니다."
웃으면서 그녀는 말을 이어 나갔다.
"이 골프 회원권은 입회 절차도 굉장히 까다로워서,. 돈 있다고 살 수 있는 건 아닙니다 "
돈 있다고 사는 회원권도 심지어 아니다? 나는 그야말로 멘붕이 온 상태에서 전화를 끊었다.
지금이야 회원권 거래가격이 10억이 넘어 20억 시대에 접어들었지만 당시의 골프 회원권 시세가 20억이 가깝다는 건 해당 회원권을 보유한 회원 아니고서는 모두 다 놀랄만한 시세였다.
필자는 처음 법인사업부에 입사하여 대기업의 수많은 "봉철수"를 경험했다. 회원권이라는 소재가 다소 생소 하긴 하지만 수많은 봉대리들이 매년 돌아오는 조직 개편에서 깔쌈한 골프장 리스트를 매번 추려서 올려야 하고 보유계좌 정리하는 과정에서 뭐가 좋고 나쁜 지도 알아야 하는 우리의 봉대리들. 수많은 봉대리들에게 이 글이 도움이 되길 바라며 , 회원권 거래 에피소드들을 하나하나 소개해 나가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