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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어느 날

by 김선화

찬 바람 불고

냉기가 온몸을 뒤덮어

옷깃을 한 껏 여미어도


단단한 땅속을 뚫고

메마른 가지를 열고

초록의 여린 잎이 삶을 부른다


꽃 피워라 꽃 피워라

거기 거기 돌틈에서

향내 내라 향내 내라

거기 거기 진흙탕에서


꽃 피우리라 꽃 피워내리라

바위틈을 뚫고

향내 내리라 향내 내보리라

어깨춤을 출 때까지



모두가 어려운 지금을 사는 우리들입니다.

지금 여기에 있다는 것만으로 참 애쓰고 있는 당신에게 오늘 해드리고 싶은 말이 있습니다.


4월 중순 눈이 내리고 우박이 쏟아져도 꽃이 피듯 숨 쉴 틈조차 없는 지금의 시간도, 한 치 앞도 보이지 않는 꽉 막힌 현실 속에서도 당신은 당신 꽃을 피우기 위한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그러니 움츠려들지 마십시오

그러니 다 울고 눈물을 훔치십시오.

그리고 나사 빠진 사람처럼 거울에 들이대고 웃어보세요.


당신은 반드시 꽃 피워 진한 향기 낼 것입니다.

당신은 그렇게 귀한 사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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