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부처

by 김선화

분주하면 볼 수 없고

혼란스러우면 만날 수 없다


판단하면 볼 수 없고

성내면 만날 수 없다


마음과 마음이 이어지고

오롯이 그를 그로 마주할 때


그를 향한 따스함이

그를 향한 애달픔이


반짝이는 형상되어

심장 깊숙이 스며온다




누군가의 눈동자 안에서 나를 발견한 적이 있나요? 어느 날 아이의 맑은 눈동자 안에서 나를 발견했습니다. 아이는 엄마인 제 눈을 들여다보다 "어? 엄마 눈에 내가 있어.!"라고 말했죠. 우린 서로의 눈동자 안에서 웃고 있는 자신을 발견한 뒤 꼭 끌어안았습니다. 서로의 존재를 온전히 마주하는 순간 볼 수 있었던 눈부처는 따뜻한 울림과 고요한 감동으로 제게 이야기합니다. "사랑해."


** 눈부처 : 눈동자에 비치어 나타난 사람의 형상을 이르는 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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