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심코 지나치는 길목에서
익숙한 향기에 멈춰 선다
고향집 문을 열고 들어설 때
땀으로 얼룩진 어머니 품속의 체취
우연히 지나가게 된 거리에서
낯익은 소리에 몸을 기울인다
고단하여도 곱은 손 펴시며
살뜰히 끼니를 준비하는 달그락 소리
익숙한 향기는
사랑하는 사람과의 추억을 불러오고
낯익은 소리는
보고파하는 사람과의 그리움을 몰고 온다
아~
그 향기 안에 그 소리 안에
매일 걷던 길을 걷는다. 6월 아기 사과꽃이 진 자리에 작은 사과가 열렸다. 나도 모르게 걸음이 느려지고 사과나무 아래로 향한다. 나무 아래에 다 달았을 즈음 코끝을 찌르는 향기가 난다. 아주 익숙한 향기다. 사과나무에 이르자 향기는 공기 중으로 사라졌고, 나는 그 향기를 찾아 코를 하늘에 대고 연신 숨을 들이쉰다. 우연히 만난 엄마 향기는 처음보다 옅어졌지만 나는 이미 엄마품속에 있었다. 항상 나를 보고 웃어주었던 엄마, 오롯이 나를 품어주었던 엄마를. 이제 엄마가 된 나는 그 사랑을 늘 상기하며 내 아이를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