깊은 절망이
나를 집어삼켰다
회오리 마냥
실컷 헤집어 놓고
삽시간에
나만 남기고
먼지처럼 사라졌다
가면을 쓰고 찾아온
외로움은
내 안에
높은 성을 만들고
마음대로 친구를 초대한다
아름다운 내 모래성은
헌납하듯 쓸려갔고
유유히 사라진
파도의 저 끝을 보노라니
하염없는 눈물만 흐른다
아무것도 없다
어떤 것도 없다
내어 놓으면서도
잡고 있는 실오라기
내려놓으면서
붙잡고 있는 지푸라기
그것은......
흔들리는 나를
변함없이 붙잡아주고
쓰러진 나를
한결같이 일으켜 준
오직 사랑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