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러나지 않고
보이지 않는 자리
가만히 있어도
차곡차곡 쌓이는 자리
의무감이
무게감이
책임감이
아무도 모르게
켜켜이 쌓이는 감정
외로움이
쓸쓸함이
고독함이
그러나
지켜내는 자리
숭고하다
그의 자리
결혼과 함께 가지게 되는 자리가 있다.
그중 하나가 '가장의 자리'가 아닌가 싶다.
듣기만 해도 그 단어가 무얼 의미하는지 알고 있어서 그럴까?
어릴 적 아버지가 가족을 위해 가정을 위해 헌신하신 모습이 오버랩되면서 단어 앞에 괜히 마음이 숙연해지기도 하며 그 자리가 주는 무게감이 내 마음을 울린다.
사랑하는 사람을 책임지고 가정을 든든하게 세워가는 것은 너무나 귀하고 아름다운 일인 것은
틀림없으나 그 자리는 실로 무겁고 버거울 수 있는 자리라는 생각이 든다.
더군다나 일이 잘 풀리지 않을 때는 그 무게감과 중압감은 배가 될 것이다.
오늘 입은 옷을 벗어버리 듯 쉽게 벗어던질 수도 없고, 누구에게 미주알고주알 시원하게 쏟아내지도 못한다.
그저 큰 나무처럼 우직하게 자신의 자리를 지키는가 하면 끙끙대며 동굴 안으로 들어갔다가 다시 그 자리를 찾아 나온다.
그 자리를 지켜 준 대한민국의 아빠와 엄마는 숭고하다. 숭고한 그분들께 이 시를 바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