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청 아동학대과의 조사, 판단.

그러나 알리지 못한 판단결과

by 지안

어린이집 선생님을 고소한 후 관할 구청 가족정책과 아동학대과에서 선생님에 대한 아동학대 조사가 이루어졌다.

경찰과 별개로 구청 가족정책과 아동학대과에서 이 사건을 조사해 구청에서 바라본 결과 이 일이 학대인지 아닌지에 결정을 내린다. 때로는 경찰과 서로 연락을 취하며 이 사건을 어떻게 보고 있느냐 물어보고 어떻게 처리할 건지 방향에 대해 소통하며 구청에서 내릴 결과를 위해 참고하기도 했다.

조사하는 방식은 어린이집 측과 우리 가정의 면담을 각각 하기도 하고 구청 역시 CCTV영상을 보고 내부 회의를 거쳐 선생님의 아동학대에 대한 여부에 대해 확실성을 추후 결정한다.


고소 후 얼마 지나지 않아 우리 사건을 조사하게 된 구청 담당 주무관님이 나에게 전화가 와 앞으로 이루어질 과정에 대해 알려주었다. 고소한 부모님의 면담, 해당 어린이집 면담 또 그 어린이집 같은 반 아이들 면담이 이루어진다고 했다.

우리 아이만 진술을 하는 것이 아닌 다른 아동들도 면담을 통해 '우리 아이와 같이 혹여나 피해를 받았거나 그 가능성이 있는 경우를 파악해야 하기 위함'이라고 한다. 그리고 어린 아동들을 대상으로 하는 면담이라 보호자들인 각 가정 부모들의 동의를 다 받아야 모든 아이들 면담이 진행되며, 아이들 눈높이에 맞는 훈련을 받은 직원분들이 아이들에게 질문형식으로 친근하게 가볍게 대화를 나누는 것이라고 했다. 이렇게 해서 우리 가정이 선생님을 고소한 사실이 같은 반 다른 가정 모두에게 알려진 것이다. 어쨌든 타 가정 부모님들의 동의를 받으려면 이 상황의 설명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다른 아동들이 우리 아이처럼 힘들어하지 않고 원 내 생활이 괜찮다는 식의 답변을 하면 금방 끝이 난다고 말했다. 이 면담은 나와 별개로 조사가 들어가면 꼭 해야 하는 과정이며, 학교 같은 학생 수가 많은 기관에서도 한 아이의 아동학대 신고 조사가 들어가면 모든 학생을 다 면담하는 게 원칙이라고 한다.

이번 일을 진행하며 처음 알게 된 정보였다.

살면서 굳이 알리도 알 길도 없는 안 알아도 되는 정보.


곧 구청과의 나와의 면담 약속이 잡혔다.

원래는 어린이집을 먼저 면담하고 어머님을 뵙겠다고 했는데 그 사이 해당 어린이집 원장님이 이 사태를 알리겠다고 모든 부모들을 불러 모아 설명을 하겠다고 했다고 한다.

내게 신뢰가 없는 원장이 모든 부모들을 한 자리에 모이게 해 설명을 한다니 무슨 말을 할지 예측이 안 되는 것은 물론이고 어떤 식으로 전달할지 중립적이지 않을 거라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다.

이때까지만 해도 무엇도 확정되지 않은 조사단계였고 원장에게도 믿음이 가지 않아 퇴소한 것도 하나의 이유인 데다 그런 원장이 이 상황에 대해 내가 없는 자리에서 본인이 되려 은근한 피해자인 척 말을 할 수도 있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동네에 안 그래도 불쾌한 소문이 도는 마당에 원장이 도무지 어떻게 말할지 나의 상황에서는 그다지 달갑지 않은 행동이었다.

이 내용을 들은 구청 아동학대과에서는 원장이 하려는 행위에 대해 생각 이상으로 굉장히 경계적이었다.

지금 이 상황에 부모님들을 다 불러서 모으는 건 누가 봐도 큰 오해를 일으킬 수 있는 일임을 그 원에 인지시켰다며 원장이 하려던 행동은 절차에 없다고 했다.

아이들 면담을 하기 위해 각 아동 부모님들에게 연락을 취해 면담에 대해 현명하게 잘 설명하고 동의를 구하라는 것이었지 모두를 한 자리에 모으게 만들어라는 게 아니었다는 것이다.

그렇게 한 차례 원장이 부모님들을 다 모아 이야기하려던 계획이 무산되었다.


그 일이 있고 나서 구청 아동학대과 주무관님은 어린이집을 먼저 방문하지 않고 우리 가정을 먼저 방문했다.

원장님이 하려던 계획을 보니 아무래도 우리 가정을 먼저 방문하는 게 나을 것 같다고 생각을 바꿨다는 것이다. 내가 본 원장은 처음부터 모든 대처에 섣불렀고 서툴렀다.

그래서 우리 가정으로 먼저 오게 되었고 나는 이 몇 달간의 전개, 상황, 나와 아이의 상태에 대해 다 전달했다. 말을 해도 해도 시간은 턱없이 부족했다.

약속한 시간은 1시간 정도였으나, 담당 주무관님의 배려로 더 긴 시간 면담이 이루어졌다.

사실 이 사건은 신체적 학대가 아닌 정서적 학대이기 때문에 잘 들여다보지 않으면 자칫 별 일 아닌 듯 생각할 수 있고 단편적이게 오해도 할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우리의 시간 순서대로의 길고 긴 이야기를 듣고서야 이제야 어머님이 한 말과 행동이 이해가 간다고 말했다. 긴 시간 소통을 한 후 주무관님이 한 말이었다. 누군가가 한 엄마의 시간을 알아준다는 것만 해도 이 날은 속이 많이 시원했다.

충분하게 내가 생각하는 이 사건의 문제점이 전달된 듯한 느낌을 받았다.

이 시간만큼은 마음껏 이야기했고 누군가에게도 깊이 말 못 했던 내가 아우성을 질렀다.

이렇게 주무관님과 나의 1차 면담이 끝이 났다.


그리고 원장이 부모들은 다 불러 모아 사태설명을 하려고 했던 날 주무관님이 아닌 구청 아동보호 팀장님이 직접 나에게 전화가 왔었다. 원장의 그런 행동으로 어떤 문제가 나올지도 모르고 앞으로 부모들을 한 자리에 모을 일은 앞으로 없을 거라며 어린이집에 단호하게 전달했다고 알려주었다.

그러고는 가끔 아동보호 팀장님과 하게 된 통화에서 우리 아이가 피해를 받은 것이 아닌 되려 내가 진상엄마인 듯 오해받고 있는 상황에 대해 말을 했는데 무시하라며 반복적으로 한 사례를 말해주었다. 어떤 어머님이 어떤 기관에서의 아이의 학대에 대해 화를 참지 못하고 인터넷에 글을 썼는데 그 벌금이 3,000만 원이었다, 그게 작은 돈이냐, 어머님은 절대 그러지 마시라는 당부의 말을 꼭 하고 마무리했다. 통화 끝에 늘 듣던 이야기의 영향으로 나는 CCTV 판독이 이루어지는 몇 달간 헛소문을 전해 듣고도 말을 하지 않고, 소위 지역카페나 맘카페에도 이 일에 대해 어떤 글도 올리지 않았다. 나중에는 우리 부부가 CCTV를 보고 우리 아이의 일이 뉴스보도를 타고 동네 맘카페에서 이 일로 주민들이 다투고 익명의 어느 누군가들이 사실이 아니라고 말하고 있는데도 나는 아무것도 하지 못했다.

그리고 왜곡된 이야기들로 속상할 때마다 구청 아동학대과 팀장님에게 말하면 또 그 벌금이 3,000만 원이었다의 이야기를 듣고 또 그날을 참고 또 그다음 날을 참고 참았다. 하지만 그렇게 내가 숙려 하는 시간에 이 동네에서 점점 소문은 악질적으로 변해가 나는 미친 여자가 되고 있었다. 시간이 지난 지금은 그 조언이 우리 가정에 대한 진심 어린 우려가 전부였을지, 은연중에 한 말인 그 어린이집은 우리가 가장 기대하고 지은 구에서 가장 큰 어린이집이다라는 그런 원에 대한 진실을 가리기 위한 말이었는지 나는 헷갈린다.


결국 구청에서는 이 사건을 아동학대사례로 판단했다.

나에게 팀장님은 선생님은 서운해할지 모르겠으나 우리는 이런 판단을 내렸다며 “어머님 앞으로는 연락하지 마시라“고 마무리했다.

눈이 달리면 그 영상을 보고 누구나 같은 생각을 할 것이라는 팀장님은 결국 이 사건을 학대사례로 판단을 했지만, 여전히 지역사회에서 진실과 상반되는 헛소문으로 2차 피해에 대해 이 가정을 지킬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나는 구청에서 학대판단을 받고도 그 판단에 대해 입을 열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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