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심히 살았는데 왜 이렇게 피곤할까 생각한 날들에 대하여
나는 꽤 오래 개미처럼 살았다.
30대 초반까지는 정말 ‘불태웠다’는 표현이 맞다.
아이와 단둘이 타지역까지 하루 종일 다니며 놀았고,
집은 늘 깨끗하게 유지했다.
360일은 집밥만 먹었다.
당연한 나의 일이라고만 생각했다.
모든 걸 내가 관리했다.
전업주부였지만 하루도 허투루 보내지 않겠다는 마음으로 캘린더를 채웠다.
그리고 블로그.
4년 넘게 꾸준히 운영했다.
그것도 그냥 한 게 아니라, 계획적으로.
그런데도 나는 멈추지 않았다.
늘 뭔가를 더 하려고 했다.
블로그를 하나 더 만들까,
다른 수익을 더 만들까,
계속해서 무언가를 더 쌓으려고 했다.
그게 당연한 줄 알았다.
그런데 어느 순간,
몸이 먼저 멈추기 시작했다.
아침에 아이를 보내고
눈을 뜨면 오후 1시였다.
이건 게으름일까.
아니면 신호일까.
정신이 바쁘면
몸도 더 바쁘게 움직일 거라 생각했는데,
오히려 반대였다.
정신이 너무 바쁘니까
몸이 나를 멈춰 세우고 있었다.
요즘은 이런 생각이 든다.
무작정 열심히 사는 것보다
열심히 해야 할 곳에만 열심히 하는 게
더 현명한 삶 아닐까.
나도 이제 마냥 젊기만 한 나이는 아니다.
아이도 어느 정도 자랐다.
그래서 생각한다.
그동안 몸을 바쳐 해왔던 그 삶에서,
이제는 조금은 물러나도 되지 않을까.
가끔은 힘을 빼고,
나를 덜 소진하는 방향으로 살아보는 것.
이건 게으름이 아니라,
삶의 태도를 바꾸는 일이라고.
그리고 이 시대는
혼자 다 해내는 사람이 아니라
잘 활용하는 사람이 살아남는 시대다.
AI가 많은 걸 대신해주고,
우리는 덜 소진하면서
더 오래 갈 수 있는 방법을 선택할 수 있다.
그래서 나는 요즘
조금 다른 선택을 해보려고 한다.
개미가 아니라,
베짱이처럼.
잠이 오면 그냥 잔다.
일어나면 그때 할 일을 한다.
예전의 나라면
이건 실패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은 안다.
이렇게 살아도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는 걸.
그리고 어쩌면,
이게 더 오래 가는 방법이라는 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