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동학대라는 감히 할 수 없던 의심

원장님과의 대면상담

by 지안

사실은 나는 알고 있었다.

우리 아이에게 이미 심리적 변화가 생긴 것을.

어느 순간부터 엘리베이터에서 모르는 어른들 보면 내 뒤로 숨었고 모르는 사람에게는 목소리를 내지 않았다.

원래 그런 아이가 아니었고 변화된 모습이었다.

처음 보는 사람에 대한 경계가 크지 않은 아이라 놀이터에서 아이의 친화력 때문에 내가 다른 부모들이랑 인사를 할 정도였다. 늘 다른 엄마로부터 먹을 것을 얻어먹고 오는 아이라 고맙고 미안한 마음에 기억을 해놨다가 과자를 만나면 한 번에 주기도 했다.


그런데 우리 아이는 확실히 변했다.

그래서 나는 어린이집의 원장님에게 대면상담요청을 했었다. 나는 기관을 다니면서 아이문제로 단 한 번도 원장님과 대면상담을 한 적이 없고 나에게는 도전 같은 상담요청이었다. 날짜가 2024년 6월 3일이었다.

하지만 이전부터 변화를 감지하고 지켜보고 혼자 앓다가 용기 낸 상담요청이었다.

처음에는 전화상담을 하려고 했으나 차 한잔 하며 대화를 하자는 원장님 말에 아이가 10시에 등원을 하고 나는 10시부터 원장님과 오후 12시 정도까지 상담이 진행되었다.

나의 고민은 아이가 소극적이고 자신감이 하락된 형태로 성격이 많이 변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그 긴 3시간 동안 나는 원장님의 사적인 이야기를 더 많이 듣고 왔다.

예를 들어 본인의 형제관계를 말해주었고 또 유년시절 동창생들로부터 질투를 많이 받았다는 이야기, 동창생들과의 에피소드 등등.. 점심시간이 다 되어 이야기를 마무리하려는데 본인은 더 이야기를 해도 된다는 말을 했다. 나를 아이문제로 상담하러 온 엄마로 생각하지 않았던 것 같다.

본인의 이야기를 잘 들어주는 한 인간으로 생각한 건 아닐까?

여기는 어린이집이다.

그리고 그 시간 사이에 가끔 나오는 우리 아이의 이야기는 요즘 아이들이 사춘기가 빨리 와서 유아사춘기가 아니겠냐는 것이었다.

뜬금없고 듣고서도 긴가민가한 답변이었지만

당시에는 원장님이라는 위치에서 나오는 경험과 나이에서 나오는 연륜, 당시 이 사람에 대한 조금의 신뢰로 대화를 하긴 했다. 그런데 그 당연했던 생각은 환상이었고 개나 줘야 할 환상이었다.

당연하게 아이를 보호하고 지켜주는 할 어린이집에서 아동학대가 일어나고 있을 거라고 상상하지는 못했고,

한 마디를 하면 열 마디를 하는 원장님 덕에 머리 아프고 기가 빨리는 3시간을 보냈다.

지금 생각하면 나는 그때라도 아이의 성격 변화 이유에 담임 선생님에게 우리 아이가 학대받고 있었다는 당시 말도 안 되는 상상을 했어야 하나 싶다.


이 시기에도 나는 우리 아이 담임 선생님을 신뢰하지 못해 원장님에게 문을 두드린 것이었는데 이 시간도 나에게 도움은 하나도 없는 시간이었다.

이때 나는 이 어린이집에 다니는 한 원생인 우리 아이가 힘들다고 알렸음에도 원장님은 뭐가 문제인지 원에서 찾지 않았다. 지금 생각하면 모든 시간들이 화가 난다. 이때 활달하던 아이가 좋게 말해 소극적인 아이로 변했는데도 아동학대 신고 의무 기관인 어린이집을 당연히 신뢰를 했던 나에게 화가 나는 걸까!

아이에게는 관심이 없던 원장에게 화가 나는 걸까!

그 시간들이 후회스러울 뿐이다.




어린이집 담임 선생님 아동학대의 수사가 시작되고 원장님의 책임도 분명 있다고 생각해 당시 그날을 기록해 둔 한글 파일의 캡쳐본이다.

원장님은 이미 부모가 아이의 상태나 문제에 대해 이미 충분히 알렸음에도 학대를 막지 못했고 알려하지 않았기 때문에 돌보거나 간섭하지 않고 제 멋대로 내버려 둔 방임, 남의 범죄 수행에 편의를 주는 모든 행위인 방조, 어떤 일에 직접 나서지 않고 곁에서 보기만 한 방관 어느 하나는 분명히 인정되지 않을까 했는데,

주기적으로 아동학대 예방 교육을 했다는 자료 등 문서를 제출하고 의무를 다 했다는 것을 문서로 증명하고 학대 사실을 알고도 모른 체한 게 아니라서 죄에는 못 미친다고 한다.

도의적으론 정말 괘씸하나 법의 기준에 미쳐 죄를 적용하진 못하는 상황이다. 법은 참 어렵고도 화가 난다.

결국 이 원장은 수사에서 어떠한 죄명을 받지 않았다.

심지어 이 상담 이후에는 점차 발견되는 선생님의 문제라면 문제에 대해 더 적나라하게 여러 차례 원장님에게 알렸으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cctv를 뒤늦게 본 결과 그 시기에 선생님의 정서적 학대는 계속 이어지고 있었다.

아이를 알아보지 않고 돌보지 않고 지켜보지 않은 대표(원장)의 책임도 법으론 물지 못한다면 최소한 우리 부부에게는 비난받아 마땅하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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