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동학대 그 진실을 마주하고는

진실을 알리지 않는 어린이집

by 지안

참을 수 없는 분노의 상황에 대응하는 최선의 행동은 각자마다 다를 것이다.

우리는 우리 아이에게 아동학대를 한 장면을 확인하고는 우리만의 방법으로 말하고 행동했다.

같은 아이를 키우는 부모들로부터 2차 피해까지 있었으니 그것까지 해결해야 했었다.

우리 부부는 가정을 지키기 위해 최선의 행동해 온 게 맞을까?


아이의 담임선생님을 아동학대로 고소하고 난 후 경찰서에서 진행되는 영상판독이 끝날 때까지 기다린 후에서야 어린이집 내 CCTV영상을 처음 마주했다. 영상확인 전에는 어떠한 말을 하지 못했고, 동네에서 떠도는 거짓소문에도 아무 말을 하지 않았지만 이제 우리는 진실을 두 눈으로 확인했다.

그 진실이 아주 끔찍하고 충격적이었지만, 이제는 알려야 했다.

경찰청에서 CCTV영상을 확인하고 난 후 곧장 어린이집으로 향했다.

그곳은 퇴소 후 처음으로 가는 장소였다.

이제야 눈으로 어린이집 내에서 우리 아이에게 가한 행위의 실체를 눈으로 보았고, 그것이 분명한 아동학대라는 것을 알아버렸기 때문에 그곳으로 가지 않을 수가 없었다.

그 길로 향하는 그 가는 길 동안 나의 감정은 공분이었던 것 같다.

이 여자는 원 내에 주임교사이고, 아이를 돌보는 일만 해온 12년이라는 경력을 가진 경력직 교사이다.

경력이 많은 주임교사가 CCTV 정면에서 이런 미친 짓을 했을 거라고는 생각지도 못했다.

직접 눈으로 보고와도 믿기지 않는 장면들을 마주하고 그 여자를 찾아갔지만 그 여자는 그날 연차였다.

당장 찾아가서 얼굴을 보며 뺨이라도 때리고 싶은 심정이었지만 그 여자는 없었다.

우리는 원장에게 그 여자의 휴대번호를 알려달라고 요청을 했다.

도대체 왜 그랬는지 묻고 싶었다. 이것을 '분노'라는 감정으로만 표현하기에도 한참 부족했다.

묻고 싶은 상대는 있었으나 그 선생의 휴대번호는 우리 손에 오지 않았다.

원장이 선생님에게 연락을 취해 말을 해보았는데 "그거 내 전화번호잖아요."라고 했다는 것이다.

그걸 전해주는 원장이나, 그런 말을 하고 있는 선생이나 도긴개긴으로 느껴졌다.

치솟는 분개를 참을 수 없어 개인정보를 위반했다면, 우리가 책임질 것이니 그 여자 번호를 당장 알려달라고 다그쳤지만 원장은 가운데서 난감하다는 듯 대처라고 하기도 그런 미온적인 자세를 취했다.


일단 아무것도 하지 않고 난감해만 하는 원장을 보고는 집으로 왔고, 우리는 원장에게 일단 이 원을 다니다가 피해를 받은 피해자인데 동네에서 사실과 반대로 난 소문으로 또 다른 피해를 보고 있으니 빨리 진실을 알려달라 요구했다.

지금 이 시간에도 우리는 헛소문으로 피해를 당하고 있고 원장님도 영상을 이미 봤으니, 수사진행에 대해 알릴 필요도 없고 본인이 보기에 영상이 어떻게 느껴졌는지, 누가 진짜 피해자인지 눈으로 확인한 그대로를 알려달라고.

원장은 많이 망설였고 오늘은 본인도 생각 정리가 필요하니, 내일 점심시간까지 '키즈노트'어플에 정리해 올리겠다고 했다. 당장이라도 내가 올려버리고 싶은 심정이었지만 시간을 달라는 말을 일단은 믿고는 하루를 그렇게 기다렸다. 그리고 다음 날 약속한 점심시간이 되어 전화가 왔다.

선생님이 하지 말라고 해서 못하겠다는 말을 했다. 설마설마 했던 말을 하며 전화가 온 것이다.

미흡해도 너무 미흡한 대처에 화가 났지만 원장이든 선생이든 하지 않겠다고 하니 방법이 없었다.


우리는 어린이집 전체 부모들에게 알리지 않아도 되고 최소한 같은 반 부모들에게라도 알려달라고 했던 건데, 큰 요구였을까?

그리고 우리 아이를 잡아당긴 아이들도 한 아이에게 악행을 하며 그것을 모든 아이들에게 보여주며, 공포심을 자극한 지능적인 선생님의 분위기에 익숙해진 아이들일 것인데 잘못된 행위에 대해 그 부모들에게라도 알려야 하지 않는가?

하지만 일은 저질러졌고, 원의 입장은 달랐던 모양이다.

결국 어린이집은 '사실'을 알리지 않았다.

핑계와 거짓말로 시간을 보냈고, '사실'이 알려지는 것을 꺼려했다.

우리 부부는 둘이서만 얘기했고, 둘이서만 정말 많은 욕을 했다.

여전히 사람들에게 알리지 않았다. 처음에는 내 아이가 당한 장면이 너무 충격적이라 가벼운 지인에게 이 무거운 진실을 알릴 수가 없었다.

그러니 사실을 알아버린 사람은 있지만 계속 진실과 반대된 소문이 돌아다니는 시기였다.


사실 영상을 보고 나서의 시간은 이성적 사고와 결정이 어려운 상황이었지만, 우리는 한 아이의 부모이자 어른이었다. 그래서 그에 맞게 행동해야 했다.

어른이라 하더라도 내가 부모라 하더라도 이런 일은 처음이지만 말이다.

어른에게도 이런 상황은 너무나 버겁고 이성을 잃게 하는 일이었지만, 내 아이를 지켜야 하고 우리 가정을 우리가 지켜야 하기 때문에 어린이집을 찾아가 난리를 부린다던지 이성을 잃어 충동적으로 하는 행동은 하지 않았고 그러려고 노력했다.


그리고 '사실'을 알려주지 않으니, 알릴 사람은 또 우리의 몫이었다.

작은 마을에 사는 우리 아이의 피해사실을 알리고 사실을 바로 잡아줄 사람은 아무도 없었고, 문제가 일어난 곳에서는 회피하고 요구를 받아주지 않았기 때문에 방법이 없었다.

같은 반 부모들에게만 사실을 알려줬어도 우리는 더 아무것도 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 피해를 본 곳에서 그 피해와 또 다른 피해 때문에 호소를 했는데도 다른 이에게 우리의 피해를 알려주지 않아 괘씸함까지 더해져 시간이 갈수록 계속 가만히만은 있을 수 없었다.


나는 이 우리의 일을 언론에 제보를 하기로 결심했다.

평범한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에게는 언론에 제보할 일이 없고 방법도 잘 모를 것이다.

나도 그랬다. 그래서 무작정 검색을 했고 익명으로 카페에 글을 올려 물어보기도 했다.

그래서 각 방송사별 뉴스 사이트 제보란에 직접 글을 적어 제보글을 적어 전화번호를 남기기도 했지만, 연락은 하루 이틀 상간으로 오지 않는다고 했다. 일주일이 더 걸릴 수도 있고 검토 후 연락을 취한다고 한다.

그 사이 기다리기 힘들었고 언론에 알리고자 마음을 먹고 나서 나의 결단력은 무서웠다.

인터넷에 '아동학대'를 검색해 그 주제에 관련된 기사를 많이 쓰는 기자님의 기사를 보고 기사 하단에 있는 메일에 무작정 사건을 적어 보냈다.

회신을 기다렸고 대부분 답장이 없었지만 일부 기자님들은 번호가 담긴 답장이 왔다.

기자님들이 직접 듣기에도 우리의 사건은 정서적 학대지만 감히 무시할 수 없는 이야기였다.

그 경로로 일부 기자님들과 통화를 하게 되어 사건을 전달했고 기자분들은 경찰서 내 언론대응팀에 알아본 후 당일 그렇게 곧장 기사가 나왔다.

이렇게 순식간에 한 기사가 인터넷에 검색하면 나온다는 게 신기했고 처음 하는 경험이었다.

이렇게 나는 세상에 알리는 것을 선택했고, 그 과정에서 어떠한 판단력은 필요하지 않았다.

이제 나는 무조건 앞으로 나아가는 것 밖에 없었다.

그렇게 우리 아이의 피해 '사실'의 기사가 먼저 나가고 이후 지역뉴스방송에도 우리 사건이 담겨 방송에도 나갔다. 우리 가정을 지켜야겠다는 그것은 결사의 사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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