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에 우리 아이 어린이집 학대사건이

그럼에도 사실을 믿지 않는 사람들

by 지안

뉴스에 내가 나왔다.

그것도 우리 아이가 어린이집 선생님으로부터 아동학대를 당해 피해아동 부모로 인터뷰를 했다.

아직도 생생한 그날의 기자님의 얼굴, 주변 카메라, 인터뷰를 하기 위해 준비하는 분주한 사람들과 그날의 질의질문과 모든 상황들이 눈에 선명하다.

나는 한 아이의 엄마로서 아픈 가슴을 움켜쥐고 그걸 더 깊숙이 넣어놓고 어떠한 감정은 숨기려고 노력한 인터뷰가 뉴스에 나갔다. 나는 이런 선택을 할 수밖에 없었다.

이 좁은 동네에 당장 나는 살아야 했고 우리 아이를 여기서 키워야 했고,

피해를 받고 피해를 준걸로 오해를 받고 있으니 또 문제를 만든 곳에서 오해를 풀어주지 않으니 말이다.


사실 도망가고 싶은 생각도 들었다. 아주 많이.

하루도 울지 않은 날이 없을 정도로 영상확인 후 한동안은 정말 많이 괴로웠다.

그리고 잠을 자지 않아도 잠이 오지 않았다. 눈에는 독기가 가슴에는 불이 타올랐다.

며칠을 밤을 새웠는지 모르겠다. 난 몸과 마음이 완전히 무너져버렸다.

다 제쳐두고 이 동네에서 이사를 가버리면 이런 소문과 나의 멘탈과 싸우지 않아도 되고 문제의 어린이집을 지나쳐 갈 일도 없고 이 일에서 조금은 벗어날 수 있진 않을까? 실제로 그 당시엔 집을 부동산에 내놓았다.

현실은 시간이 1년 가까이 지난 지금 나는 여전히 이곳에서 살고 있다.

악소문에 시달려 매일을 울며 집에만 있던 그날들에서 조금은 벗어났다.

우리 아이를 괴롭힌 어린이집 선생님의 재판 기일이 잡히지도 않았지만 말이다.

당시 나의 남편은 절대 이사는 안된다고 나에게 말했다.

피해자가 이사를 가버리면 어떡하냐고. 악소문을 내는 사람들이 더 얼마나 신나게 떠들겠냐고.

내가 힘들지 않아서 이곳에 여전히 사는 것이 아니라 아픈 곳을 겨우 묶어두고 하루하루를 버티면서 지내고 있다.


나는 내 아이의 피해사실을 알리고자 카메라 앞에서 이성과 감정의 경계에서 아동학대 피해부모로 기자님의 질문에 대답을 했다.

이 과정에서도 망설임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뉴스에 내보내기로 하고도 못하겠다고 기자님에게 연락을 했었고, 기자님의 설득에 또다시 내보내겠다는 결심을 재차 했다.

미리 방송사 2군데에 피해사실에 관한 여러 자료들을 전달했고, 오직 방송국 인터뷰를 위해 만난 날.

동네에서도 인적이 드문 곳에서 인터뷰는 진행되었고 뉴스 방송사 2군데에서 동시에 인터뷰를 하게 되어 카메라도 여러 대가 있었다. 그 앞에 혼자 서서 스스로 내 아이가 어떻게 선생님에게 아동학대를 당했는지 말해야 했다.

무슨 정신을 가지고 카메라와 처음 본 기자님들 앞에서 이야기를 했는지 모르겠지만 예상질문도 없는 그 질문에 나는 연습도 없이 스스럼없이 대답하였다. 그리고 길지 않은 인터뷰가 끝나고서야 나는 꽁꽁 묶어둔 감정이 풀렸는지 속절없는 눈물이 흘렀다.

그리고 남편이 나를 토닥여주었다. 무뚝뚝한 내 남편이 나에게 고생했다고 너 큰 일 한 거라고 나를 위로하는 듯했다. 1분이 조금 넘는 영상이 만들어져 우리 사건이 당일 밤 뉴스에 나왔다.

그렇게 우리는 지역뉴스방송에 우리의 피해를 알리고 인터뷰까지 응답했지만 지역사회에 헛소문은 잡히지 않았다.

이상하게도 계속해서 말도 안 되는 현상이 일어났다.


우리 뉴스를 지역맘카페에 누군가 올리면 또 다른 누군가가 이건 사실이 아니니 글을 지워달라고 쪽지를 받았다고 말해주는 지인이 있었고, 이게 사실이 아닌 거짓뉴스라고 누군가들이 말하고 뉴스를 보고 마음 아파하는 댓글에 사실이 아닌 걸 적어놨으니 명예훼손으로 고소하겠다는 누군가도 있었다.

그 말도 안 되는 일이 뉴스까지 나왔는데 이후에 일어난 일이다.

나는 그 글들에 어떠한 말도 하지 않았다.

하지만 그 침묵이 우리 가정을 더 깊이 삼켜먹을 줄은 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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