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시 내게 무슨 일이 생기면 리뷰

애니 영화 리뷰 (스포주의)

by 야호
혹시 내게.jpg 혹시 내게 무슨 일이 생기면


*이 작품은 스포일러를 다루고 있습니다.


제목: 혹시 내게 무슨 일이 생기면 (원 제목: If Anything Happens I Love You)

장르: 드라마, 가족, 단편

감독: 윌 매코맥, 마이클 고비에이

상연 시간: 12분

유통사: 넥플릭스


한줄평: If anything happens I love you (혹시 무슨 일이 생긴다면 사랑해요)


이 영화는 총 12분의 단편 영화다.

그렇기에 영화 동안 소리는 BGM과 노래만이 등장하며, 등장인물의 대사가 없는 특이한 영화이다.

짧은 선을 이어 그린 듯한 그림체를 지닌 이 영화를 첫 장면을 보자면,


어느 한 집, 나란히 식탁에 앉은 한 부부가 서로 대화 없이, 스파게티를 먹고 있는 모습이 나온다.

그런 이들의 뒤로 부부의 그림자가 나타나 서로 싸우는 모습을 보이는 가운데, 정작 부부는 아무런 대화를 하지 않은 채 식사를 이어가다, 아내가 자신의 스파게티에 담긴 미트볼을 남편에게 건네며 말을 걸려던 찰나, 남편이 자리에서 일어나 대화가 발생하지 않는다.


집 밖으로 나온, 남편은, 자신의 집 벽에 놓인 파란 페인트를 잠시 바라본다.

남편의 뒤를 따라 나온 듯한 그림자가 나타나 파란 페인트를 잠시 안고선, 장면이 전환되어 아내의 모습이 나온다.


아내는 집안일을 하는지, 빨래가 담긴 빨래 통을 들고 어디론가 가던 중, 어느 방의 문을 괴로운 표정으로 닫는다.

밖으로 나온 아내는 한때 꽃이 피었던 식물의 잎을 바라보다, 잎 하나를 뜯어보던 중, 그림자가 꽃을 만들어 내며, 꽃을 전해주려는 모습이 나오나, 이미 그때는 아내가 자리를 떠난 다음이었다.


아내가 뜯은 나뭇잎이 날아가는 모습과 함께 텔레비전 앞에 앉은 남편의 모습이 등장한다.

남편은 한 손에 맥주캔을 든 체, 텔레비전을 보는 모습이 나오는데, 딱히 재미있어서 보는 듯한 모습은 아닌 듯해 보인다.


다시 아내의 모습이 나오며, 아내는 세탁이 끝난 세탁기에서 옷을 꺼내다가, 파란색의 티셔츠 한 장을 발견하게 된다.

티셔츠를 끌어안고 맥없이 주저앉아 울게 된 아내를 아내의 그림자가 끌어 안아 위로하고, 아내가 주저앉던 중 세탁기 위에 있던 축구공이 떨어져 닫혀 있던 방의 문이 열리게 된다.


닫힌 방이 문이 열리며, 방 안에 있던 레코드 하나가 재생되게 된다.

노랫소리에 방으로 들어온 아내는 닫혀있던 커튼을 치며, 밖을 보던 중, 아내의 그림자는 방 안에 걸린 사진들을 보며 웃는다.


자리에 없는 딸의 사진을 보며 좋아하던 아내의 그림자 옆으로 남편의 그림자가 나타나며, 남편과 아내는 침대에 함께 앉아 딸의 옷을 바라본다.


서로를 등지고 앉아 있던 부부의 앞에 레코드에서 나타난 딸의 그림자가 키우던 고양이와 함께 놀다, 제게 다가온 부모님의 그림자와 마주 끌어안는다.


딸 그림자의 이끔에 따라 옷에 그려진 그림으로 들어간 그림자는, 어느 과거 한때로 보이는 드라이브 중인 가족의 모습을 발견한다.


석양을 바라보는 가족 위에서 그림자들도 같이 석양을 바라보고, 차 한쪽에 붙어 있던 사진을 시작으로 딸이 태어나던 시점, 부부가 결혼을 약속한 시점, 어린 딸과 함께 식사하던 모습에서, 딸이 떨어트린 미트볼이 축구공으로 변하게 된다.


딸이 축구공을 차다가 벽 한쪽에 작은 흠집을 내게 되며, 난 상처를 파란 페인트로 막으며, 가족과 함께 사진도 찍고, 생일이 되어 생일 선물도 받고, 좋아하던 남자 애와 뽀뽀도 하는 딸의 모습이 나오며, 평화로운 한때를 보여준다.


딸이 처음으로 학교를 가게 된 날의 모습이 나오며, 책가방을 맨 딸이 학교를 향해 웃으며 발걸음을 뻗는다.

딸의 등교를 축하하는 부모와 달리, 부모의 그림자들은 최선을 다해 딸을 학교에 가지 못하게 하고자 하였지만, 결국 등교를 막지 못했고,


자세한 그림은 나오지 않지만, 학교 교실 앞 복도로 보이는 곳 앞에서 총소리와 아이들의 비명 소리, 경찰차 사이렌 소리가 울려 나온다.

딸의 핸드폰이 나오며, 'If anything happens I love you (혹시 무슨 일이 생긴다면 사랑해요)'라는 말을 끝으로 문자는 비가 되어 부모의 위로 떨어진다.


작은 섬 위에 서로를 등지고 앉아 있던 부모의 그림자는 서로 반대 방향으로 걸어가고, 딸의 그림자가 그런 두 부모를 막아 세우려 하였지만, 막지 못하고 두 그림자는 계속 멀어지던 중, 딸의 그림자의 크기가 커지며, 공중에 뜬 섬과 같은 공간을 접듯이 거리를 줄여 부모가 서로에게 닿게 만든다.


서로의 등이 닿은 부모가 서로를 잠시 바라보다, 저를 향해 웃고 있는 달을 보고, 현실로 돌아와 딸의 침대에 앉아 있는 부부가 서로를 앉은 체 앉아 있는 모습이 나오며 영화는 끝이 난다.


12분의 짧은 단편 영화는, 하나뿐인 자식, 딸을 잃고 난 다음, 부모의 모습을 그린 이야기이다.

대화가 없어지고, 거리가 멀어지던 부부가 우연한 계기로 딸의 방에 모이고, 딸의 추억이 잠든 방에서 여태까지의 추억을 되새기다 다시 거리가 가까워지는 모습을 보이며 영화는 끝을 맞이하는 방식이다.


영화 동안 계속 인물들의 그림자가 나오며, 서로 싸우기도 하고, 본인을 위로하기도 하는데, 이 모습은 내면의 생각을 의미하는 듯하다.

다물어진 입과는 반대로 복잡한 속마음이 그림자가 되어 표현되는 것 아닌가 싶으며,


후반부 딸의 그림자가 급작스럽게 크기를 키워 두 부부 사이를 물리적으로 가깝게 만든 것은, 현실의 부부가 딸이라는 존재가 사라져 멀어지던 관계를 딸이 축구공이라는 우연을 통해 두 부부의 사이를 가깝게 만든 것을 표현하는 게 아닌가 싶다.


아내가 세탁기에서 옷을 꺼내다, 딸의 옷을 보고 세탁기를 등지고 앉지 않았다면, 그 행동에 세탁기 위 축구공이 떨어지지 않았다면, 축구공이 덜 닫힌 딸의 문을 열고 들어가기 않았다면, 축구공이 딸의 방에 널려 있는 많은 물건들 중에, 레코드 판이 끼어 있던 플레이어를 건들어 노래를 재생시키지 않았다면.


수많은 우연과 우연이 겹쳐져 만들어진 부부의 대화의 장은, 마치 멀어져 가던 부모의 모습에 크기를 키워 섬의 크기를 줄여 가깝게 만들었던 딸의 그림자와 흡수한 모습을 보인다.

(딸의 그림자가 달이 되었듯, 이 우연을 만들어 낸 중요한 물건들은 전부 둥근 모습을 하고 있다. 예: 축구공, 레코드 판)


그렇기에 어찌 보면 이 부부의 거리를 좁히게 만든 것이 죽은 딸의 바람이 아니었나 싶은 면도 있으며, 영화 초반에는 이게 무슨 내용이지 하는 부분들이 영화를 다 보고 나서야, 이게 이런 의미가 있었던 거였구나, 하며 알 수 있는 구조로 되어 있다.


앞에 2~3분 보다가 이게 무슨 내용이야, 하고 끄면 영원히 그 이야기를 알 수 없는 그런 영화, 혹시 내게 무슨 일이 생긴다면.

비극적인 이야기를 담았지만, 누구에게나 얼마든지 일어날 수 있는 이야기를 담은 단편 영화였다.


결론: 영화 제작사가 미국이어서 그런지 학교 내 배경에 미국 국기가 그려져 있고, 딸이 죽은 이유도 미국에선 충분히 일어날 수 있는 이야기를 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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