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겨울방주의 생각-15 (우린 돌봄의 생명체)

2024년 겨울방주의 생각

2024년 11월 2일 토요일, 저는 오후 2시에 서울로 올라갔습니다.

그날은 공공돌봄에 관하여 보신각에서 시청, 그리고 다시 보신각으로 행진하는 날이었기 때문입니다.

서울로 올라가는 길에는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원래 예약한 시간대의 차편을 놓쳐서 다른 시간대의 차편을 이용해야 했습니다. 어찌되었든 서울에 도착했고, 종각역에 내려 인근 식당에서 점심을 먹었습니다. 그 후 14시가 되기까지 보신각에서 기다리다 행사가 시작할 때 자리에 앉았습니다.

그날은 정말 더웠습니다. 11월이 맞는지, 가을이 맞는지 모를 정도로 더웠습니다. 짧은 옷차림을 한 사람들도 간간히 보였습니다.

그날 공공돌봄에 대한 활동가들의 발언이 있었는데, 특히 마음속에 남는 것이 있었습니다.  

    우리는 돌봄을 받고 또한 돌봄을 해주는 존재들입니다.  

    존중받지 못하는 돌봄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것은 우리들입니다.  

    우리는 지나친 돌봄을 하지 않을 권리가 있습니다.  

    돌봄 노동자들도 존중받아야 마땅합니다.  

그 외에도 이러한 말이 마음에 남았습니다.

'한국은행이 공공돌봄은 비효율적, 비생산적, 비용 낭비라고 합니다.'

그렇다면 한국은행이 생각하는 효율적, 생산적, 합리적인 비용의 돌봄은 무엇일까요? 그리고 정부는 돌봄의 일을 정부가 하지 않고 민간에 맡긴다고 합니다. 이는 시장의 자유에 맡기자는 논리입니다. 그 말을 들으니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애덤 스미스와 보이지 않는 손' 이 부분은 나중에 국부론을 읽고 리뷰를 하겠습니다.

하지만 시장에 맡겨야 할 일이 있고, 정부가 책임을 지고 해야 하는 일이 있습니다. 공공돌봄도 그중 하나입니다.

대한민국 헌법 제10조에는 "모든 국민은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가지며, 행복을 추구할 권리를 가진다. 국가는 개인이 가지는 불가침의 기본적 인권을 확인하고 이를 보장할 의무를 진다."고 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헌법 제34조에 따르면  

    모든 국민은 인간다운 생활을 할 권리를 가진다.  

    국가는 사회보장ㆍ사회복지의 증진에 노력할 의무를 진다.  

    국가는 여자의 복지와 권익의 향상을 위하여 노력하여야 한다.  

    국가는 노인과 청소년의 복지 향상을 위한 정책을 실시할 의무를 진다.  

    신체장애자 및 질병ㆍ노령 기타의 사유로 생활능력이 없는 국민은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국가의 보호를 받는다.  

    국가는 재해를 예방하고 그 위험으로부터 국민을 보호하기 위하여 노력하여야 한다.  

즉, 대한민국 정부는 헌법에 따라 공공돌봄을 해야 할 의무가 있습니다. 하지만 지금의 정부는 최상위 법인 헌법에 나오는 제34조를 이행하지 않는다는 점이 정말 슬프다고 할 수밖에 없습니다.

변명을 할 수도 있습니다. '우리는 헌법을 이행하지 않는다고 주장하는데, 우리는 헌법에 따라 최고로 효율적인 방법으로 돌봄을 하기 위해 민간위탁이라는 방법을 썼을 뿐이다.'

정말 이래도 되는 것일까요? 우리는 돌봄을 주고받는 생명체인데, 이렇게 돌봄을 소홀히 해도 되는 것일까요? 이렇게 시장 논리로 돌봄을 민간에 맡겨도 되는 것일까요? 시장은 오로지 자본의 논리와 이익으로만 움직이는 유기체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자본에 이익에 어긋난다고 하면 어떤 수를 써서든 이익을 쟁취하려 할 것입니다. 이러한 것을 통제하고 조절하는 것이 정부의 역할인데, 그조차 하지 않겠다면?

정말 여러모로 생각할 것이 많은 날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