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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방주 소설] 뽀삐의 일기 47화

뽀삐의 일상은 평범함 속에서도 민주주의 국가에 대해 생각했어요!

by 겨울방주

안녕하세요. 내 이름은 은행강아지 뽀삐!


이번 주 뽀삐의 일상은......


조용한 은행 창구, 고집 센 손님들, 민주주의 토론과 개헌 고민, 그리고 게임과 찐빵이 섞인 주말까지... 뽀삐는 평범한 하루들 속에서도 ‘내가 지키고 싶은 국가와 삶은 무엇인가’를 끊임없이 곱씹으며, 글 쓰는 시민으로 묵묵히 자기 자리를 지켜낸 한 주였습니다!










2025년 2월 17일 월요일 맑음 ☀


아침에 밥·약을 챙겨 먹고 글을 쓴 뒤, 블로그에도 글을 마저 올리고 아버지 차를 타고 은행으로 출근했다. 근무 준비를 하고 9시에 문을 열었는데, 오늘은 대체로 한산한 편이라 큰 사건 없이 시간이 흘렀다. 직원 한 명이 연수 중이라 창구 두 명이 업무를 보는 상태라, 한 명이 점심을 먹으면 토끼 팀장님이 직접 창구를 봐주셔야 했다. 나는 방문 고객을 응대하며 업무 내용을 파악해 종이에 정리해 드리고, 13시에야 점심을 먹을 수 있었다. 14시에 복귀한 뒤 오후에도 비교적 평온한 고객맞이를 이어가다 16시에 문을 닫고, 16시 50분에 우편물을 부치러 우체국에 들르며 퇴근했다. 집에 돌아와 씻고 밥을 먹은 뒤에는 책을 계속 읽고, 말씀까지 읽은 뒤 일기를 썼다. “시행착오는 도구를 가지고 하는 것, 맨땅에 헤딩만 하면 안 된다.” 그리고 “우울증은 사람이 살아있다는 증거”라는 말을 떠올리며, 우울감이 있다는 건 적어도 고뇌하고 사색하며 ‘나는 누구인가’를 묻는 증거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해 본 하루였다.



2025년 2월 18일 화요일 맑음 ☀


아침에 밥·약을 먹고 잠시 쉰 뒤, 아버지 차를 타고 은행으로 출근했다. 준비를 마치고 9시에 문을 열었는데, 오늘도 고객 수는 많지 않아 대체로 한산했다. 엄마가 도시락에 수저를 깜빡하고 안 넣어 주셨다는 걸 알게 되었지만, “뭐, 그러려니” 하고 넘겼다. 12시에 점심을 먹고 쉬다가 13시에 복귀해 고객맞이를 이어갔다. 손님 수는 어제보다 조금 늘었고, 그중 한 황소 아저씨가 대출금 일부 상환을 하려고 하기에 일반창구로 안내하려 했지만, 계속 “대부계로 가야 한다”며 고집을 부렸다. 횡설수설하는 상황에서도 “꼭 대부계로만 가야 한다”는 주장에 결국 대부계 번호표를 뽑아 드렸지만, 대부계 직원 호출 후에도 이리저리 말을 돌리다가 결국 “대출금 상환”이라는 말을 꺼내자, 직원이 나에게 다시 일반창구로 안내해 달라고 요청했다. 순간적으로 꽤 화가 나며 “나이 들어 고집불통에 횡설수설하는 사람은 되지 말아야겠다”라는 다짐까지 하게 됐다. 16시에 문을 닫고 17시에 퇴근해 집에 돌아와 씻고 밥을 먹고, 부모님과 드라마를 보다가 말씀을 읽고 글까지 쓴 뒤 일기를 마무리했다. ‘나이 먹었다고 다 존중받는 게 아니라, 타인을 불편하게 만드는 고집불통은 정말 되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이 깊이 남은 하루였다.



2025년 2월 19일 수요일 맑음 ☀


아침에 밥과 약을 먹고 잠시 쉰 뒤, 오늘은 혼자 은행으로 출근했다. 조금 늦게 출발해서 살짝 조마조마했지만, 9시 전에 도착해 근무 준비를 마치고 문을 열었다. 고객맞이를 하는 동안 오늘도 전체적으로 한산했고, 큰 일 없이 시간이 흘러갔다. 점심을 먹고 13시에 복귀해 근무를 이어가며 브런치스토리에 올라온 글들을 읽기도 했다. 요즘 브런치에 글을 올리고 남의 글을 읽는 게 꽤 재미있다. 16시에 문을 닫고 16시 47분쯤 퇴근하며 우편물을 우체국에 부치고 집으로 돌아왔다. 집에 와서 씻고 밥을 먹은 뒤 일기를 쓰며, “점심을 너무 과하게 먹어서 그런지 아직도 배가 부르다”는 생각을 했다. 윤석열이 탄핵된 이후로는 이제 내란당 해체에 힘을 모아야 하고, 결국 정권 재탈환이 우선 과제라는 생각도 정리했다. 돌봄·고립청년·장애인·성소수자 등 사회적 약자를 위한 목소리는 내란당을 정리한 뒤에도 늦지 않게 낼 수 있고, 지금은 “내란당 숙청”이 시대정신이자 민주국가로 나아가기 위한 크나큰 숙제라는 생각으로 저녁 화상 토론과 21시 100분 토론까지 챙겨보려 했다.



2025년 2월 20일 목요일 맑음 ☀


아침에 밥과 약을 먹고, 잠시 유튜브를 보며 쉬다가 씻은 뒤 말씀을 읽고 글을 썼다. 이후 아버지 차를 타고 은행으로 출근했는데, 아침 공기가 제법 추웠다. 근무 준비 후 9시에 문을 열었고, 전반적으로 특이사항은 없는 날이었다. 중간에 비상벨 점검 직원이 들렀던 것 빼고는 평온한 편. 수신계 창구 직원이 2명이라 오늘도 점심은 13시에 먹게 되었고, 나는 기본적인 고객 업무 파악 메모를 팀장님께 전달하는 역할을 맡았다. 13시가 되었을 때도 잠시 지켜봐야 할 고객이 있어 조금 늦게 점심을 먹게 됐다. 한 노인 남성분이 K패스 카드 발급 때문에 왔는데, 지정 은행들과는 거래가 없고 산업은행만 거래 중이라 처리 과정이 복잡해 보였다. 결국 약 10분 정도 더 기다렸다가 점심을 먹으러 나갔고, 14시 5분쯤 다시 복귀해 근무를 이어나갔다. 16시에 문을 닫고 대기하다 팀장님 지시로 16시 47분쯤 퇴근, 집에 돌아오는 길에는 심부름도 조금 보고, 씻고 밥을 먹었다. 저녁에는 공감연대에서 2030 남성의 극우화에 관한 줌 토론을 보며, “왜 이렇게 많은 젊은 남성들이 극단적인 방향으로 쏠리는지”에 대한 이야기를 들을 예정이었다.



2025년 2월 21일 금요일 맑음 ☀


아침에 밥과 약을 먹고, 잠시 유튜브를 보며 쉬다가 씻고 말씀과 글쓰기로 하루를 시작했다. 아버지 차를 타고 출근해 근무 준비를 마치고 9시에 문을 열었는데, 오늘도 크게 바쁘지는 않았다. 12시에 점심을 먹고 13시에 복귀한 뒤, 외국인 손님 한 분을 화장실까지 직접 안내한 김에 나도 볼일을 보고 나오다가 문에 명찰이 부딪혀 떨어지는 바람에 명찰이 망가졌다. 고쳐보려 했지만 실패했고, 이름표만 떼려 해도 잘 떨어지지 않아 난감했지만, 다행히 이름이 붙은 다른 명찰이 하나 더 있어 그대로 사용하기로 했다. 이 일은 회사에 따로 이야기해야겠다고 마음속으로 메모했다. 16시에 문을 닫고 16시 50분 퇴근, 집에 돌아와 큰 물통에 물을 받아오고 씻고 밥을 먹은 뒤 일기를 썼다. 오늘 일기를 마치고 나서는 개헌 관련 기사들을 조금 더 찾아볼 계획이다. 12.3 내란과 1.19 폭동으로 대한민국 민주공화국의 심장인 6 공화국 헌법이 제 기능을 못하는 지점까지 온 만큼, 개헌에 대한 요구가 커지고 있고, 헌정질서 회복이 무엇보다도 선행되어야 한다는 생각이 강해졌다. 국회·선관위·법원이 군홧발과 폭동에 짓밟혔던 이 시기를 지나, 무너진 헌정질서를 다시 세우는 것 자체가 지금 시대의 핵심 과제라고 느꼈다.



2025년 2월 22일 토요일 맑음 ☀


아침에 일어나 밥과 약을 먹고 유튜브를 보며 편안히 쉬었다. 오늘은 일부러 아무것도 하지 않고 쉬기로 마음먹은 날. “잘 쉬어야 다음을 버틸 수 있다”는 생각에, 외출 대신 집에 머물기로 했다. 가족들과 찐빵을 나눠 먹으며, 언젠가 막걸리를 반죽에 넣어 직접 찐빵을 만들어 보고, 그 옆에 고추잡채를 곁들이면 정말 환상의 조합이겠다는 상상을 했다. 간식을 조금 먹고 동영상을 보다 늦은 오후에 삶은 고기를 먹고 약을 먹은 뒤, 오래간만에 게임도 3~4시간 실컷 했다. 오랜만에 게임을 하다 보니 다시 금방 질려 게임을 끄고 일기를 쓰며, “머리가 조금 아프니 오늘은 일찍 자야겠다”는 결론을 내렸다. 오늘은 글도 따로 쓰지 않고, 그냥 온전히 쉬는 주말 하루였다.



2025년 2월 23일 일요일 맑음 ☀


아침에 밥과 약을 먹고 유튜브를 보며 조금 쉬다가 교회에 가 예배를 드리고 집으로 돌아왔다. 점심으로 오므라이스를 만들어 먹고, 잠시 쉰 뒤 부모님이 교회에서 돌아오셨고, 모두 함께 느긋하게 하루를 보냈다. 그러다 윤석열 비상계엄 당시 유튜버들의 반응 영상들을 함께 보며 “정말 반란이었다”는 생각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 권위주의 정부를 영구화하려는 쿠데타에 시민들이 분노해 국회 앞에 모여 계엄군을 온몸으로 막아낸 장면들. 당시 나는 충격적인 속보를 보고 잠자던 아버지를 깨웠고, 아버지는 처음엔 “아들이 또 무슨 헛소리를…” 하며 TV를 켰다가 화면에 떠 있는 ‘비상계엄’ 자막을 보고 충격을 받으셨다고 한다. 엄마는 무서워 이불을 뒤집어쓰고 떨었고, 나는 공포가 분노로 바뀌며 브런치스토리에 시를 쓰기 시작했다. 아버지는 그 충격으로 한동안 성경 주석 작업을 못 하다, 12월 13일에 “천부여 의지 없어서”를 연주하는 바이올리니스트 영상으로 유튜브 업로드를 재개하셨고, 나는 그 영상을 보고 시를 썼다. 저녁엔 빠띠에 코멘트를 달고 시를 한 편 더 쓴 뒤 일기를 쓰며, “만약 계엄이 성공했다면, 대한민국은 파시즘 국가로 떨어져 어두운 미래를 향해 걸어갔을지도 모른다”라는 아찔한 상상을 다시 한번 가슴속에 품었다.











다들 힘내서 다음 주도 민주주의를 회복하기 위해 힘차게 달려보자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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