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하늘의 별도 달도 따주마

by 써앤큐

아내와 사람들이 흔히 얘기하던 썸을 타던 시절


나는 아내에게 조금 더 매력적인 사람으로 보이길 원했고 통큰 남자, 마음 넓은 남자로 보이기를 원했다.

그리고 노력했다.


어느날 아내와 아내친구와 함께 저녁에 술집에서 만나서 간단히 한잔하기로 했다.


하지만 무슨 의사소통의 오류에서인지 약속 시간을 내가 잘못 알았고 한 시간먼저 기다리고 있었다.

약속시간이 7시간이였는데 나는 6시에 나와있었던 것이였다.


보통 같으면 전화를 해야하는데 나는 전화를 하면 쪼잔한 남자로 보일까봐 남자다움을 보여주고 싶어서

그냥 한 시간을 술집 앞에서 기다렸다.


아내는 왜 전화를 안 했냐며 한 시간이나 기다린 날을 안쓰럽고 미안하게 쳐다봤다.

난 1시간이 길다고 느껴지기 보다는 난 이렇게 당신에게 연락을 하지 않고 독촉하지 않는 마음넓은 남자라는 것을 보여줬다는 것에 혼자 흐뭇해하고 만족했다.

하지만

.

.

지금은 아내가 5분 10분만 약속에 늦어도 뭐라하는 쫌생이가 된 것 같다.

노래구절 하나가 생각난다.

‘처음에 사랑할 때 그이는 씩씩한 남자였죠 밤하늘에 별도 달도 따주마 미더운 약속을 하더니

이제는 달라졌어 그이는 나보고 다 해달래 애기가 되어버린 내 사랑 당신 정말 미워 죽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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