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리' 타일은 왜 비쌀까? (3)

결국은 영업력(=소진속도) 차이

by Munthm 지오그라피

앞서 설비가 동일하기에, 기기 셋팅값 노하우와 그에 잘맞는 디자인을 개발하는데 소요되는 기간에서만 차이가 조금 있을 뿐, 설비만 도입하면 사실상 80~90% 동일한 제품을 이론적으로는 모든 업체들이 생산해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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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2편에서 알아보았듯 결국 새로운 디자인의 제품을 생산하면 5,000m2 이상을 생산해야하는 것인데, 이 재고를 만드는 원료값도 원료값이지만, 판매되지 못하고 이 수량을 1년 2년 쌓아버리면, 그만큼 부동산 면적을 차지하므로 사실상 창고료를 지불하는 것이 되어버린다는 점, 쾌적한 창고 시설이 없다면 나무 파렛트가 썩어 문드러져서 폐기를 하는 것이 다시 파렛타이징을 하는 것보다 저렴하다는 점 등으로 인해 사실상 재고를 보유한다고 하지만, 어느정도 판매량을 예측했기 때문에 그 디자인을 과감하게 만들 수 있는 것이 이태리 브랜드들의 장점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예를 들어 에르메스는 이월 상품들을 별도 할인 판매하기보다는 불을 태워 재고를 없애버리는 무시무시함으로 잘 알려져 있죠! 가방을 태우는 데에도 돈이 들 것인데, 타일은 크고 무거워서 5,000m2를 보관하는 것도 어렵지만 이 거대한 양을 폐기하는 것은 들어간 원료를 못 건지는 것도 너무 눈물이 나는 일이지만, 폐기하는 비용만 도 수천만원이 들어간다는 사실. (=그래서 울며겨자먹기로 차라리 원가의 1/3 정도라도 건져서 파는게 더 이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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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코스트코가 커클랜드 시그니처 뿐 아니라 다양한 벤더사들을 통해 가장 저렴한 가격에 높은 품질을 유지하면서 판매할 수 있는데에는 바로 이미 확보되어 있는 회원들, 그리고 그를 통해 '거의' 보장되어 있는 꾸준한 판매량 덕분이다. 가장 좋아하는 박찬욱 감독의 영화 헤어질 결심을 패러디 해보자면, 판매할 자신이 있으니까 가능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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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어느 날 디자이너가 번뜩이는 아이디어로 "제가 지난 주에 MoMA를 다녀왔는데 아 이거 너무 이쁩니다." 하면서 영감을 받아 디자인을 만든다면 당연히 이쁠 것이고, 공장들은 충분히 만들어낼 능력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래서 그거 5,000m2 일단 초도로, 공장 어떻게 어떻게 설득해서 12시간 얻어내서 (실제 생산은 3~4시간만 걸릴 뿐이지만 앞뒤로 갈아 끼우는 등의 셋팅 조정 시간 때문에 무려 12시간이 훅 날아간다) 생산 했다 치자. 어디에 쌓아놓고 누구한테 언제까지 어떻게 팔래? 라고 하면 눈물을 머금고 이 좋은 디자인을 어딘가에 아카이빙만 해놔야 한다는 것이다. (그렇다 사실은 이것은 실제로 있었던 일일 것이다.)


결국 이탈리아 제조사들이 가장 잘하는 일이라는 것은, 코스트코처럼 이미 확보된 엄청난 양의 고객들을 통한 데이터베이스. 그리고 그들에게 끊임없이 알게모르게 시행하는 A/B 테스트, 그리고 거기서 얻어진 데이터를 빠르게 제품으로 만들어내서, 소진 '확률'을 높이는 것을 잘하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더 이상, 이태리 타일 품질 아직 중국산이 못따라오잖아요 라고 말하는 사람은 없으며, 단지 실제로 이태리 타일이 더욱 좋은 원료를 사용했다는 것은? 그 비싼 제품을 판매할 루트를 '먼저' 확보했기 때문이라고 생각을 해주면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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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새 내가 주목했던 사례 중 하나는 할 수 있는데도 안하고 거의 50년을 멈춰있는 항공산업의 '속도' 기술 개선 사업.


아마도 Kiln 제조사도 스마트 팩토리처럼 휙휙 새로운 제품 쏟아내고 다품종 소량생산을 가능케하는 기술 정도 이미 가지고 있을지 모른다. 하지만 그렇게 적용되었을 때의 타일 가격은 아마 A급 대리석을 초월하게 비싼 상황이라 아직 상용화 되고 있지 않을지도 모른다. 또는 콩코드 여객기 처럼 실제 생활에 적용하면 매우 불편하여 아직 개선이 필요하다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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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쁜타일이 없고 디자인이 다 거기서 거기.. 너무 무난하다? 패션처럼 1~2개만 만들어서 '헌정' 하거나 테스트해볼 수 없어서의 이유가 크다. 간혹 핸드메이드 공장들이나 최고급 브랜드들에서는 디자이너/아티스트들과 협업해서 제품들을 내놓는 경우가 있지만 위에 써놓았듯 A급 대리석을 훨씬 상회하는 가격이므로 이 제품들도 웬만하면 '판매처'가 정해져 있는 경우 제작이 진행된다.


대중들이나 일반 프로젝트들이 타일에 사용하는 budget 을 갑자기 2배로 확 늘릴 수 있는가? (이는 사실상 초 인플레이션 현상으로 시장에 현금이 두 배 더 풀리는가?에 가까운 일 같다)

일부 회사들이 영업력을 무한히 확장할 수 있는가? (이것은 불가능 하다는 것을 알테고..)

결국은 다품종 소량생산 기술 자체가 단가가 내려오지 않는 이상.. 당분간은 현재와 같은 상황이 지속될 것이다. 그나마 중국의 공장들이 성공적으로 자리를 잡을 수 있었던 것은? 중국이라는 거대한 소비시장에 팔아버리면 되기 때문이었다. (따지고 보면 이태리, 스페인도 과감히 비싼 제품 시도할 수 있는 것은 20세기 최대 소비시장이었던 유럽대륙에 유일하게 육로로 납품이 가능한 국가들이었으니..)


앞으로의 타일시장은 어떻게 변화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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