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순히 많이 판다고 좋다는건 꼭 아니야
이탈리아편에서 얘기했듯 전세계 대다수 국가에 타일공장이 있답니다.
특히 개발도상국들에서는 보통 시멘트산업처럼 정부에서 국영기업으로 운영하는 케이스 (UAE, 태국, 베트남 등)가 있고 아니면 현지의 유력 기업이 운영을 하게 되는데, 이때 보통 해외의 기술이 필요하기 때문에 해외의 자본을 끌어들여 합작 형태로 운영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중국, 인도, 필리핀, 인도네시아 등)
국내는 중국과 워낙 가깝기도 하고, 국산 공장들이 많이 문을 닫아서. (이 이야기는 추후 한국편에서 더욱 자세히 다뤄보기로 합니다) 이례적으로 중국산에 치우친 비중이 높은데 약 50% 이상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중국이 세계의 공장인 이유가 당연히 수출을 많이 해서도 있지만 의외로 내수비율이 70~80%에 달할 정도입니다. 중국의 타일 공장들의 내수와 수출비중 또한 이와 같습니다. 그러나 이는 위의 케이스들에서 UAE, 인도 정도를 제외하고의 국가들은 거의 90% 가까이가 내수에 사용된다는 점에서 (ex. 한국은 거의 99%에 달합니다.) 수출 비중이 낮다고 볼 수는 없는 수치이죠. 특히 생산량이 엄청나니까요.
그래도 전세계 타일 공장 순위권에서는 중국 공장의 이름을 쉽게 찾아보기는 어려운데요, 이는 중국 공장들이 워낙 많아서의 이유입니다. 한때 중국의 시장 개방 이후 1,000개 가까이에 달했던 타일 공장은 점점 줄어들어 최근에는 400개 정도로 알려져 있습니다. 꾸준히 문을 닫고 있기도 하고요. 중국의 수출량이 줄었다기 보다는 개발열풍이 잦아들고 있어서라고 보는게 정확하겠습니다.
이탈리아에도 과거 수 백 개의 공장들이 있던 시절이 있었다고 합니다. 현재는 '브랜드'로 명맥을 유지하는 이름들은 약 100개 정도. (이것도 상당히 많죠?) 실제로 설비까지 갖고 있는 곳은 50곳 정도로 예상되며, 이마저도 대부분 그룹사로 엮였기 때문에 유의미한 성적을 내고 있는 그룹사들은 약 10곳 정도이며, 이들은 당연히 다들 나름 탄탄한 구조를 갖춘 중견기업들입니다.
이에 반해 스페인도 해상강국, 좋은 토양, 아랍과의 문화 공유, 남미 시장 진출의 용이성, 미국시장에서 이탈리아 제품들과의 색다른 포지셔닝 등을 통해 훨씬 많은 수에 해당하는 '중저가' 고객들을 많이 확보하였고, 비교적 최근인 1990년대 후반까지도 새로운 공장들이 문을 여는 등 활발하게 타일 산업이 확장을 했었습니다.
특히 스페인 상위 10개 회사들은 불과 10년 전까지만 해도 각기다른 브랜드들로, 1편에서 나왔던 파메사 그룹 정도를 제외하면 아직 춘추전국시대로 엎치락뒤치락 경쟁하고 있었습니다. 이유는 당연히 브라질 같은 이머징마켓은 물론 미국에서 꾸준한 수요가 뒷받침되어주었기 때문에 새로운 창업이 활발했던 것이죠.
그래서 이탈리아와 스페인 타일은 내수시장에서 소모되는 비율이 20%정도, 즉 80% 가까이는 수출로 나갑니다. 게다가 가장 부러우면서도 가장 효과적인 수출방법으로는 바로 '육상'으로 수출이 가능하다는 점인데요. 스페인과 이탈리아 모두 국경을 맞대고 있으면서, 땅도 크고 소비력도 되는 나라 프랑스로 매일 엄청난 양의 타일을 실어나릅니다.
앞서 이탈리아편에서 이야기하였듯 판매량이 많으니까 좋다는거지! 라기 보다는 비슷한 말이지만,
많이 판매할 수 있기 때문에 더욱 과감히 새로운 제품을 개발할 충분한 동력이 확보되는 것이고, 그만큼 계속해서 새로운 디자인과 새로운 기술을 적용한 제품들로 시장을 선도해나가고 있는 스페인과 이탈리아.
특히 스페인은 항상 이탈리아에 비해 2인자라는 생각에 더욱 다양하고 과감한 시도들을 하는 경우가 많아 '독특한' 디자인을 찾는다면 일단 스페인 제품들을 소싱하는 수입업체들도 많을 정도입니다. 실제로 이 전략은 먹혀들어 1편에서 소개해드린 포셀라노사는 물론, inalco, APAVISA, Peronda Group (Museum & Harmony) 등에서 나오는 제품들은 역으로 이탈리아 제품으로 대체가 불가능할 정도로 높은 수준의 디자인과 완성도를 보여주는 경우가 많습니다.
또한 2년 전, 세라믹 업계의 핫한 딜이었던 Baldocer 을 인수한 멕시코의 Lamosa 그룹. 4억 유로 규모의 인수가 완료되었는데, Baldocer는 위에 설명드렸듯 1994년 설립되어 약 30 년이 안되는 업력으로도 빠르게 시장의 수요를 캐치하여 연간 판매량 5위권에 진입하였고, 젊은 회사라는 강점을 어필하며 멕시코의 거함(?) 라모사 그룹에 파격적으로 인수되며, 사실상 라모사 그룹의 유럽 HQ 역할을 하게되었습니다.
이 와중에 한국 타일 공장들은 위에 말씀드렸듯 꾸준히 문을 닫고 있는데요. 한국은 연간 타일 소비량이 10위에 해당하는 국가로, 이는 한국의 경제규모 순위보다 높은 순위입니다. 즉 타일을 '과소비'하고 있다고 볼 수도 있는데 오히려 제조업 강국이라는 자부심이 있는 국가에서 타일 공장 하나 제대로 없다는 게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이 내용들은 추후 다뤄보도록 합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