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번이나 여행했지만 질리지 않는 도시.
Eventually, I think Chicago will be the most beautiful great city left in the world.” ―Frank Lloyd Wright
(시카고가 결국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도시로 남을 것이다.
-미국의 가장 유명한 건축가, 프랭크 로이드 라이트)
박물관이나 수족관 같은 곳들을 가고 싶다면 처음부터 시티패스(CityPASS)를 하나 사서 돌아다니는 것을 추천한다. 시티패스는 여러 관광지의 입장권을 다 모아놓은 유료 쿠폰북이라고 보면 된다. 개별 입장권을 사서 다니는 것보다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고, 번거롭게 매표소 앞에서 일일이 결제할 필요가 없이 입장이 가능해 시간도 아낄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시카고뿐만 아니라 미국의 대도시들을 처음 방문한다면 미리 구매하는 것을 권장한다. 참고로 다른 국가의 유명 대도시들도 이런 비슷한 콘셉트를 가진 쿠폰북이 있다.
미시간 에비뉴에 위치한 이 지역은 일자로 된 도로 가운데를 중심으로 시카고의 상징인 시계탑, 트리뷴 타워 같은 고층빌딩부터 유명 쇼핑몰이나 나이키 같은 대형 브랜드의 매장이 전부 양 옆에 일렬로 줄 세워져 있다. 그렇기에 시카고에서 사람들이 가장 많이 몰리는 쇼핑지역이다. 그리고 시카고의 여행의 재미 중 하나는 건축물 구경인데, 굉장히 도시적이면서도 고전적인 건축양식이 잘 섞여있는 느낌을 자아내기 때문이다. 뻔한 대도시의 빌딩 숲 같아 보이지만, 빌딩마다 클래식함과 모던함을 잘 어우르는 모습이 참 색다르다. 한 가지 쇼핑 팁을 넣자면, 이 지역 건물들의 뒤편에는 사람들이 잘 안 가는 한적한 곳인데, 생로랑, 디올, 샤넬 같은 럭셔리 브랜드들이 많이 몰려있고, 패션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좋아할 만한 트렌디한 리미티드 에디션 아이템들 (예를 들면, 오프화이트 창업자이자 루이비통 디렉터였던 버질아블로가 직접 "Chicago" 사인을 한 에어포스 콜라보 신발, 칸예의 이지부스트 시리즈 등)을 신어보고 살 수 있는 좋은 매장들이 있다. 바로 근처에 슈퍼카 전시장도 있어서 억소리나는 슈퍼카들도 자주 볼 수 있다.
이 피자집은 정말 무조건 꼭 가야 한다. 특히 피자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시카고 피자는 워낙 유명하기 때문에 설명을 안 해도 되겠지만, 간단하게 얘기하면 일반 피자보다 두께가 훨씬 볼드하고 풍만한 치즈가 들어있어, 식감이 매우 쫀득하고 맛있다. 몇 만개의 좋은 리뷰가 달려있는 것만 봐도 왜 가야 하는지 바로 이해되는 레스토랑. 매그니피센트 마일 바로 근처에 위치해있다.
360 시카고라고 하는 높은 빌딩 꼭대기로 올라가면 해안가인 골드코스트부터 도심 안쪽까지 시카고를 한눈에 볼 수 있다. 시카고 빌딩 숲도 보면서, 옆에 바(Bar)가 있어서 칵테일 한 잔 하면서 도시를 구경할 수 있다. 그러니까 더 분위기 있고 좋았다. 오른쪽 사진이 바로 골드코스트(Gold Coast)라고 불리는 곳인데, 가면 여느 해안가처럼 물놀이를 하거나 모래판에서 뛰어놀 수 있게끔 되어있다.
시카고는 우리나라 한강같이 도심 한가운데 '시카고 강'이 흐르고 있다. 사실 엄격하게 보면 미시간 호수에 속하지만, 호수가 워낙 크기 때문인지 강이라고 부른다. 또 성산대교, 마포대교처럼 크진 않지만, 중간에 다리들이 세워져 있는데, 매그니피센트 마일 바로 아래쪽에 위치한 다리가 보통 사람들이 가장 많이 지나다니는 곳이다. 시카고가 윈디시티(Windy city), 그러니까 커다란 호수 옆에 바로 붙어있는 도시이기 때문에 바람이 많이 부는 도시로 잘 알려져 있는데, 그걸 제대로 느끼려면 그 다리 위에 있으면 된다. 그리고 이 다리 양 끝에 리버워크 입구가 있다. 강 근처에서 걸을 수 있도록 길을 만들어 놓은 것이다. 천천히 시카고를 구경하고 싶으면 이용해보는 것도 좋다.
매그니피센트 마일 아래로 다리를 통과해서 그 아래로 더 내려가면 바로 이 공원이 나온다. 조금만 밖으로 나가면 호수가 보이고, 내부로는 비디오 디스플레이를 통한 분수대를 설치해 관광지로 조성되어있다. 하지만 이 공원에서 제일 볼만한 것은 바로 이 거대한 콩 모양의 '클라우드 게이트(Cloud Gate)'라는 예술작품이다. 이것은 소재 특성상 시카고의 상징인 빌딩 숲과 내부 공원 전경을 모든 각도에서 비춰주는데, 이 아이디어를 생각해낸 예술가가 참 대단하게 느껴졌다. 이 작업물을 만드는 데 약 2년이라는 시간이 소요되었다고 한다. 그만큼 시카고 랜드마크라고 해도 손색없을 정도로 그 가치를 충분히 뽐내고 있다.
매년 9월 첫째 주에 재즈 페스티벌도 한다. 한번 참여해봤는데, 따로 티켓팅을 하는 건 아니고, 공원에 세팅되어있는 야외 콘서트장에서 공연을 하기 때문에 근처 아무 데나 한가로이 돗자리 깔고 감상하면 된다. 참고로 이 도시는 재즈, 블루스 계열의 음악으로 매우 유서가 깊은 곳이니 한 번쯤 경험하기 좋을 듯하다.
수족관이 호수에 바로 맞닿아 있어서 그런지 그 어떤 아쿠아리움보다 훨씬 스케일이 크다. 그만큼 시카고 관광지중에 인기가 제일 많았던 곳이기도 하다. 특히 가족과 편안하게 즐기기 좋은 곳이고, 구경 다 끝나고 밖으로 나와서도 주변에 공원과 호수가 맞닿아있어서 천천히 나들이하기에 정말 좋은 최적의 장소이다. 그리고 바로 이 글의 첫 사진이었던 그 스카이라인을 볼 수 있는 곳도 바로 이 부근에 위치해있다.
지하철이나 버스 같은 건 안 타는 게 좋다. 특히 시카고 바로 외곽에 위치한 지역들은 시라크(전쟁지역인 이라크와 시카고를 합쳐서 부르는 말)라고 불릴 정도로 치안이 매우 불안하기 때문에, 웬만하면 가격을 좀 들이더라도 최대한 안전한 곳에 숙소를 잡는 게 좋다. 개인적으로 대학생 때 돈을 아끼겠다고 최대한 싸고 평이 좋은 곳을 찾아다녔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좀 위험한 행동이었다. 그 주변에는 정말 무슨 사고를 당해도 놀랍지 않을 음습한 분위기의 동네였다. 그때는 무슨 정신이었는지 새벽 2시 3시에도 겁 없이 돌아다녔었다. 아마 차이나타운 쪽이었던 걸로 기억하는데, 웬만하면 피하도록 하자. 그리고 주유소도 최대한 번화가 쪽을 이용하는 것이 좋다. 밤에 시카고 외곽으로 빠져서 학교로 복귀하려는데 기름이 없어서 근처 아무 주유소를 들어갔는데, 홈리스(집 없이 떠돌아다니면서 구걸하는 사람들)가 반쯤 정신 나간채로 돌아다니는 걸 보고 꽤 충격을 받았던 일이 있다. 그리고 그런 곳은 마약범죄가 활발해서 주유소의 화장실도 직원 외에는 이용할 수 없게 되어있다. 미국은 특히 이런 지역에서 사건사고가 끊임없이 터지기 때문에, 함부로 모르는 지역을 가거나 특히 밤늦게 돌아다니는 행동은 금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