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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재호 Sep 13. 2022

스티브 잡스가 생전에 늘 강조했던 한 가지

Standford University


2008년, 선생님이 컴퓨터실에서 한 아저씨의 연설을 보여줬다. 그 공간에 있었던 나의 고등학교 시절 동급생들은 전부 이 영상을 시청했는데, 이것은 바로 그 유명한 'Connecting the dots(아무런 의미가 없어 보였던 과거의 일들도 결국엔 미래에 어떤식으로든 결과물로 발현된다는 뜻을 짧게 축약한 스티브잡스의 명언)'이라는 말로 전세계 사람들을 감동시킨 스탠포드 졸업생들을 상대로 한 스티브잡스의 스피치였다. 약 16년 전의 일인데 아직까지도 그 때 영상을 시청한 기억이 생생하게 나는 이유는 이 스피치의 메시지가 굉장히 강력했기 때문이다.


Sometimes life hits you in the head with a brick, but don't lose faith.
(가끔 삶이 벽돌로 너의 머리를 때려도, 믿음을 잃지 마.)

Your time is limited, so don't waste it, living someone else's life.
(시간은 유한하니까 다른 사람의 삶을 대신 살면서 그 시간을 낭비하지 말자.)

Don't be trapped by dogma which is living with the results of other people's thinking.
(다른 사람들이 만들어 놓은 도그마에 얽매이지도 말고.)

-스티브 잡스(Steve Jobs)-


지금 2022년 9월, 퇴사를 하고 나서 그 유명한 스탠포드 연설을 다시 보니 감회가 남다르다. 개인적으로 스티브 잡스를 무한하게 찬양하는 입장은 아니지만, 그가 갖고 있던 호기심과 아이디어, 그리고 남들이 생각하지 않는 참신한 것에 도전하는 그 모습에서만큼은 분명히 누구나 영감을 얻거나 배울 점이 있다고 생각한다. 특히 다른 사람의 생각 속에서 살지 말라는 것, 그리고 어떤 상황에서도 신념을 잃지 말라는 것. 스티브 잡스가 자신의 회사 애플에서 해고를 당해 끔찍한 시련을 겪어야 했던 것 처럼, 나 역시도 아주 날카롭고 단단한 벽돌로 머리를 맞은 듯한 경험을 여러번 견뎌내야 했던 사람으로서 그의 말에 동의하지 않을 수 없었다.


퇴사하고 난 뒤에는 아침마다 무의식적으로 나에게 질문한다. 나는 어떤 인생을 살고 싶은가? 오만가지 생각들을 곱씹으며 몸을 일으킨다. 그리고 어김없이 오늘 하루를 시작한다. 마치 출근해야하는 사람처럼. 무한한 자유가 주어졌을 때, 내가 방심하고 방황하기 시작하면 모든 것이 무너진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불안감 때문에 오히려 다시 회사를 제 발로 들어가거나 스스로 어딘가에 자발적으로 구속되고 싶어하는 사람들 또한 많다. 월급을 따박따박 주는 회사에서 나온다는 것은 그만큼 스스로 시간을 더욱 생산적으로 보내야하고, 모든 것에 책임을 지는 삶을 살아야 한다는 것과 같기 때문이다. 나 역시 그런 불안감을 갖고 있었고, 그걸 해소해보고자 늘 서점에 있는 역사, 경제, 철학, 경영 등 분야를 가리지 않고 도움이 될 것 같은 책들을 이리저리 들춰보고 다녔고, 고른 책들을 정성스럽게 읽어가면서 답을 찾아내려고 애써 노력했다. 그 결과, 읽었던 모든 책에서 신기할만큼 반복적으로 나오는 공통점 두 가지를 발견했다.


첫 번째, 스티브잡스가 연설에서 말한 것처럼, 남이 말하는 것, 생각하는 것에 개의치 않고, 삶을 주도적으로 살 줄 알아야한다. 요즘 시대에는 나를 표현하는 플랫폼이 많아졌지만 아이러니하게도 '나'를 놓치기 굉장히 쉬운 시대이기도 하다. 유튜브만 틀면 사람들이 혹하는 다른 사람들의 일상, 자랑/가십거리, 사생활 등을 아주 손쉽게 볼 수 있고 인기도 상당하다. 그 뜻은 남이 어떻게 살고 있는지 들여다보고자 하는 관심이 상당하다는 것에 대한 반증인 셈이다. 물론 이게 어느정도 삶의 지혜를 주거나, 마음의 평안과 영감을 주는 경우라면 그나마 다행이지만. 대부분의 경우 보고나면 머리는 멍해지고, 오히려 왠지 모르게 그들의 화려한 삶과 비교가 되면서 기분이 그렇게 썩 좋아지지도 않는데, 이미 시간은 한참 지나있다. 잠을 자야하는 밤에도 잠에 취해 스마트폰이 이마에 떨어질 때 까지 '관찰'만하고 있는 것이 더 이상 웃기만 할 일이 아니다. 그래서 나같은 경우는 아예 전자기기를 안하는 시간을 일부러 길게 잡아놓고, 지금 나에게 주어진 현재의 삶에 집중하려고 노력한다.


두 번째, 그렇게 주체적이고 주도적으로 각자가 원하는 삶을 살기 위해서는 '실행력'이 반드시 결합되어야 한다. 그것이 없으면 소위말해 '뜬구름 잡는 격'이 되는 것이고, 결국 이도저도 아닌 애매한 상황을 만들 뿐이다. 자신과의 약속, 신념을 지키지 못하면 인생의 주인은 더 이상 내가 아니게 되고, 다른 누군가를 위해, 그 사람들의 시간을 위해 대신 일하며 살아야 할 수도 있다. 동서양을 막론하고 많은 위인들이 공통적으로 얘기하는 것이 있다. '인내(Tolerance)'를 미덕(Virtue)으로 삼는다는 것이다. 자신이 간직하고자 하는 신념을 지키기 위해, 혹은 그 목표를 지키기 위해 부단히 참고 견디며 노력한다. 사람은 대부분 똑같다. 한 분야의 천재로 불리는 사람도 똑같은 일을 매일 하는것은 진저리치는 일이지만, 그걸 견디고 또 견디면서 뜻하는 바를 결국엔 이뤄냈다. 그 목표에 도달하기 위한 방법론들이나 갖가지 스킬들은 사실 전부 부차적인 것들이다. 실제로 책을 읽어봐도 각자 목표를 이뤄낸 방식은 다 다르다. 주변환경, 성격 등 각자 처한 상황이 전부 다 다르기 때문에 당연한 일이다. 그런 '방법'들은 대부분 실행력을 갖고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생겨나는 것이지, 미리 계산해놓은 전략과 계획으로부터 나오는 것이 아니다. 직접 행동하기 전에는 마치 '빙산의 일각'처럼 보이지 않는 사각지대가 크게 존재하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경우는 예상하지 못했거나, 계획했던 것과는 전혀 다른 양상으로 펼쳐지는 일들을 분명히 경험하게 된다. 그 순간들을 반복적으로 마주하면서, 자신의 목표에 도달할 때 까지 고칠 부분은 고치고, 괜찮은 것들은 더 발전시켜 나아가다보면 어느새 결국 원하는 삶에 도달하는 것이다. 


이 책은 평생 반복해서 읽어야겠다고 다짐할 정도로 너무 좋은 책이다. 특히 삶이 힘들 때, 아주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매일이 나의 마지막 날이라는 듯이 살아가면서도, 거기에 초조해하는 것이나 자포자기해서 무기력한 것이나 가식이 없다면, 그것이 인격의 완성이다.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의 '명상록' 중-


스스로 생각하는 가장 이상적인 삶은 무엇인가? 충분히 감사하고 사랑하면서 살고 있는가? 내가 잘하는 것과 좋아하는 것은 무엇인가? 죽기 전에 이루고 싶은 목표나 갈망하는 꿈이 있는가? 있다면 현시점에서 어떤 것을 해야 이룰 수 있을까? 없다면 어떻게해야 지금같은 삶을 꾸준히 유지할 수 있을까? 


흔히 말해 시각화 훈련(Visualization Exercise)이라고도 하는데, 이런 질문에 답을 해나가다보면 특히 무기력한 아침에 활력을 얻는데에 도움이 많이 된다. 스스로 삶의 가치관, 방향성을 재정립하고, 해야할 일을 상기하다보면 아무래도 조금 더 현재에 충실하게 되기 때문이다. 꼭 일(Work)적인 측면에서 말하는 것이 아니다. 삶의 본질에 대한 생각이 정리가 되면, 마음의 여유가 생기게 된다. 주변 사람을 대할 때도 좀 더 따뜻하게 대할 수 있고, 배려하고 사랑할 줄 알고, 작은 것에 감사할 줄 알고, 욕심을 과하게 부리지 않게 된다. 집중해야할 곳에 온전히 집중하게 되고, 고통스러운 순간에도 현명하게 해결할 수 있는 강한 정신을 갖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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