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이고픈 당신에게

프롤로그

by cogito
나는 왜 비정상일까.
왜 보통 사람처럼, 잘 살지 못할까.
나는 왜 바뀌지 못할까.


몇 분째 숏폼만 보고 있는 나 자신에게 끊임없이 물었다.

결국엔 스마트폰을 손에서 놓지도 못할 거면서.

'갓생'사는 사람들과 나 자신을 견주며, 또 자책에 빠질걸 알면서.

머릿속에서 맴돌던 질문에 답을 준 사람은,

바로 헝가리의 심리학자이자 정신과 의사인

Gabor Mate (가보르 마테)였다;


쇼츠를 통해 우연히 접한 그는, 내게 다음과 같이 말했다 -


사람이 발전하기 위해선 '바뀌는 것'이 아니라,
'자기 자신'이 되어야 한다


-즉, 애초에 '정상'이라는, 사회가 정한 인위적인 기준에 자신을 맞추기보다

진정한 아(我)로 거듭나는 과정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정신과 교수인 Gabor Mate. 철학자 아우라가 흐르는 분 같다.... 그는 중독, 트라우마 등의 분야에서 선구자로 뽑히는 인물이다.





어릴 적부터 '나는 정상적이지 못해'라는 생각을 가지고 살았다;

주변 친구들과 제대로 어울리는 것이 힘들었고, 모든 면에서 스스로 모자라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나 자신에 대해, 그리고 '인간'이라는 존재에 대해 알고 싶어서였을까,

내 마음은 자연스레 '인간의 심리', '뇌', '의식' 등의 소재에 이끌리고 있었다.



그렇게 뇌과학, 심리학에 대한 온갖 영상을 몰아보던 중

서울대 뇌인지과학과의 이인아 교수님의 강연을 감명 깊게 들었다;

강연에서 '인간은 본디 선하냐, 악하냐'(성선설 vs 성악설)라는 질문이 주어졌고,

그는 다음 내용으로 답했다;


요즘 뇌과학계에서는

'인간은 타고나기를 사회적인 존재이며, 이타심을 지니고 있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라 한다.

- 특히 아기들의 행동을 살펴보면 이를 알 수 있다.


일례로, 한 실험에서는 어린 아기들을 대상으로 인형극을 보여준 후,

마음에 드는 인형을 고르도록 했다;

인형극에서는 주변 인형들을 때리고 밟는 '나쁜 인형' 그리고

다른 인형에게 물건을 나눠주고 위로하는 '배려심 깊은 인형'이 등장했다;

이 연극을 본 아기들은, 대부분 배려심 깊은 인형을 선택했다.


그 외에도, 아기들은 자라면서

울고 있는 사람에게 휴지나 손수건을 건네주거나

방긋방긋 웃으며 상대방과 '함께' 노는 것을 즐긴다.

아기들은 아직 사회에 물들지 않은, 순수한 존재이다;

이들이 이토록 타인과 연결되길 원하며 '배려심'을 보인다는 것은

인간의 본성에 대해서 많은 것을 시사하고 있다.


아쉽게도, 우리가 사는 세상은 그렇게 호락호락하지 않다;

삶의 풍파에 이리저리 치이고, 살아남기 위해 아등바등하다 보면

우리의 따뜻했던 본성은 차츰 희미해지며,

내면의 공격성, 분노, 그리고 배타적인 선택들이 힘을 얻게 된다.


즉, 살아가며 마주하는 고통들이

우리의 이타심, 그리고 타인과 연대하고픈 욕구를 무참히 눌러버리는 것이다.


타고나면서 나쁜 사람,

본질적으로 못난 사람은 없다.

현재 자신의 모습이 불만족스럽다면,

세상에 의해 빚어진 내 모습은 어떤지,

그리고 '나 자신'을 어떻게 되찾을지 고민이 필요하다.


(번외: 일각에서는 '타인에게 공감하지 못하고, 이타심이 결여된 '사이코패스(psychopath)'도 있지 않느냐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에 따르면 나면서부터 '사이코패스'인 사람들은 없다. 단지, 공감 능력이 선천적으로 뒤떨어진 사람들이 있을 뿐. - 이들이 감정적으로 결핍된 환경, 사람들과 연결되지 못하는 피폐한 환경에서 자라다 보면 '사이코패스'의 인격이 형성되는 것이다. - 하지만, 내가 한 팟캐스트(Dr Jordan Peterson의 인터뷰)에서 들은 바로는, 이러한 사이코패스들조차 '고립된 (isolation)' 상황에서 엄청난 스트레스를 받는다고 한다; 이는 인간들이 얼마나 사회적인 동물인지의 반증 아닐까 - '사이코패스'조차 타인과의 연결을 갈망하니 말이다.)




'정상이지 못한', '착하지 못한' 나 자신을 채찍질하는 것을 멈추고

곰곰이 생각해 보았다.


지금의 나는 어떤 사람일까.

내가 살면서 겪어온 어려움은 무엇일까.

난 가족, 친구, 그리고 주변 사람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을까.


그리고 원래의 '나'는 어떤 모습일까.


그러자 뿌연 안개가 걷히듯, 서서히 길이 보이기 시작했다.




참고 문헌 및 사이트:

Gabor Mate 교수님의 인터뷰 영상 : https://youtu.be/6 ZKZ-GmgpzQ? si=zJQCCWSZ4 J1 ZVCbY


이인아 교수님의 유튜브 강연 영상: https://youtu.be/hR2 gLMUDRYU? si=DBdI1 hhM5 oqgH2y6&t=29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