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리스타는 계절에 민감하다.
화사한 봄이 왔습니다. 벌써 날씨가 많이 더워지고 은은한 봄비가 내립니다. 바리스타는 계절의 변화에 민감합니다. 전에 글에도 쓴 적 있지만, 같은 원두지만 환경에 따라 매일매일 미세하게 맛이 달라지기 때문에 어제와 오늘, 똑같은 맛을 낼 수는 없습니다.
조금 더 섬세하게 들어간다면 아침과 점심, 그리고 저녁까지 다르죠. 바리스타가 계절에 민감한 건 온도와 습도에 연관이 있습니다. 겨울철엔 원두 온도가 낮아져서 입자가 더 단단해지고, 그라인딩 시 분쇄 입자가 더 미세해지는 경향이 있습니다. 또한 여름에는 원두 온도가 높아지면서 분쇄 입자가 상대적으로 굵어지고, 추출 속도가 빨라집니다. 습도가 주는 영향은 겨울철엔 공기가 건조해 원두가 수분을 잃고 더 단단해지고 이로 인해서 추출 속도가 느려지는 반면, 여름에는 원두가 습기를 머금어 입자가 쉽게 뭉쳐지고, 추출 속도가 빨라집니다. 이렇기 때문에 바리스타는 습도와 온도 원두의 컨디션 등 여러 요소를 고려해 알맞게 추출 세팅을 잡아야 하기에 계절에 민감할 수밖에 없습니다.
또한 많은 카페에서는 계절 시즌마다 메뉴를 준비합니다. 저희 바리스타팀은 제철 식재료를 사용해 시즌 메뉴를 준비합니다. 봄시즌에는 벚꽃을 사용해서 음료를 만들고, 화사한 봄날에 맞게 블렌드를 준비합니다. 화사한 봄날 은은하게 퍼지는 꽃향을 음료에 담아냈습니다. 봄 메뉴가 마무리되면 바로 다음 여름시즌을 준비합니다. 미리 컨셉을 회의하고 수많은 레시피를 수정하고 테이스팅을 해야 하기 때문에 저희는 벌써 여름인 듯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