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Saranaim Lee
Jul 27. 2022
1
행사장 같은 곳에 지디가 앉아있었다 그러든 말든 내 테이블 옮기다가 고개인사만 했다 지디가 갑자기 내가 걸친 재킷이 어디꺼냐며 물었고 아 이거 명품아니라며 일축했다 그 이후로 행사장에 있던 연예인들이 내게 친한 척 아는 척을 하더라 인간들이란 늘 간사하구나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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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디는 온데간데 없고 제니가 곁에 있었다 나 아까 지디랑 어쩌고 얘기하려다가 제니의 전남친이었다는 게 떠올라 입을 닫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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촬영하는 스텝들이 초보들이라 피디가 애먹고 있는 것 같았다 전시장 외부를 찍는 영상이 제법 영화같아서 촬영 감독과 카메라 얘기를 나눴다 카메라가 어디꺼인가 부터 체크하는데 남자 배우가 근처에서 폼을 잡았다 그새를 놓치지 않고 화보처럼 찍었다 잘 나왔네 이따 보내줄게 촬영은 내일부터다 촬영 감독이 가지고 있던 영상 관련 책자를 빌리고 싶었으나 빌려주지 않았다 치사하다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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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가 아팠다 침대에 누워 링겔을 꽂고 전신마취를 받을지 반신마취를 받을지 고민했다 뭐가 나은가요 당연히 반신마취지 간호사가 말했다 반신마취로 해 촬감은 곧 그녀를 수술할 것이다 저는 먼저 들어갈게요
내일 촬영이잖아 수술은 무사히 끝날 것이다 죄책감을 느끼지 않도록 서둘러 집으로 향했다
5
집으로 돌아와 나체로 티브이를 봤다 야하고 기괴한 영화 뭘 해도 이상하지 않을 상황이었으나 곧 엄마가 집앞에 도착했다 문을 열어 드렸다 엄마는 내게 그 돈 언제 나오냐고 물었다 아니 때되면 나오겠지 왜 내 돈에 관심이 많냐면서 따져물었다 분명 꿈이었는데 입 밖으로 짜증섞인 그 말들이 흘러 나와 고막을 때렸다 내 소리에 내가 깨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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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은 뒤죽박죽이었고
무의식이라는 거미줄에 많은
먹이들이 걸려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