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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aranaim Lee Jul 28. 2022

바다를 받아적는 일

1

십년 뒤에는 바다가 보이는 해변

어딘가에서 글을 쓰고 있을 것 같다


2

태어났을 때부터 줄곧 바다에 있었지

언제나 내가 쓰는 문장 속에 흐르고 있었지

바다, 바다하고 부르면 해일처럼 밀려오는

꿈같은 과거


3

오늘도 모래사장 위에서 잠드는 꿈을 꾸었다


4

부서지기 쉬운 마음들은

모래처럼 빠르게 흡수하기 때문이야

상대를


5

사주에 물을 깔고 있어서 물이 좋은 걸까

밀려오고 밀려나가는 마음에

익숙해지는 나날


6

감사하는 것들이 늘어갈 수록

마음의 칸칸마다 적혀지는 인사들

빼곡히 채우다보면

어른이 될까


7

좋은 사람이 되어서 좋은 사람을 만나고 싶다던

어린 시절의 기도는 우주 끝에 닿았을까


8

죽으면 바다에 뿌려달라는 농담

죽는 순간에도 바다를 보고 있을 것 같아


9

바다 냄새 사랑의 냄새

할머니가 굴을 따고 할아버지가 게를 잡아

돌아오시던 사랑의 냄새 사람의 냄새

36.5도를 가진 마음의 냄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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