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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aranaim Lee Aug 31. 2022

구하는 기도는 어디까지가 믿음일까

어릴 때 나의 기도는 늘 뜨겁다 못해 다 태우고 녹여버렸다 바라는 기도 구하는 기도 나의 꿈 나의 미래 제발 이 지옥에서 구해달라고 얻고 싶다고 갖고 싶다고 누리고 싶다고 눈물로 부르짖고 개처럼 짖어대던 그날의 외침 어쩌면 세상 간절했던 게 나의 기도였을것이다


간절히 바라면 이루어진다


원자와 양자가 이루는 세계에 생각도 전자기장으로 퍼져나간다는 과학적 원리가 있겠지 혹은 인간의 생각이 자신의 미래를 좌우한다던지 보이지 않는 영적인 세계가 작동하는 거라고 그렇다면 내가 믿는 그 신이 나의 간절한 목소리와 생각을 듣지 않을리 없다고


나의 간절함은 보통 위기 상황에 튀어나온다 보통 나와 타인이 고통 받을 때 고통에서 벗어나게 해달라거나 위험한 자리에서 벗어나야할 때 혹은 누군가의 미래를 위해 선한 이끄심을 바랄 때 그렇지만 기도가 가장 순수하고 진실해질 때는 한사람 한사람의 영혼을 놓고 기도할 때였다


청년부에서 대표 기도를 맡았을 때 중언부언하지 않기 위해 꼭 적어서 기도했던 기억이 있다


"아버지 저희가 이 자리에 나오는 것이 단지 일주일 동안 지은 죄를 회개하기 위함이 아니라 주가 우리에게 주신 큰 뜻을 이해하고 따르기 위함임을 고백합니다

세상을 향한 욕심과 이기심을 내려놓고 세상을 향해 선한 영향력을 끼칠 수 있는 분별력과 용기와 더하여 주시고 서로의 허물까지도 이해하고 안아줄 수 있는 그리하며 서로의 삶을 위해 중보할 수 있는 성숙한 크리스쳔이 될 수 있도록 인도하여주소서."


이따금 농담처럼 저도 저거 주세요 같은 생각은 해봤지만 성인이 된 이후로는 어릴 때처럼 어린아이같은 주세요 기도는 하지 않는다 물론 주님과 친밀감이 쌓인 상태에서는 사실 뭐든 가능하지만_어느날 복숭아 먹고 싶다 생각했는데 어느 집사님이 복숭아를 가져다주신다던지 하는 소소한 이벤트는 겪어봤다_주님은 막무가네의 기도를 들어주지 않으셨다


응답이든 무응답이든 내게 필요한 맞춤식으로 기억하고 불로소득같은 응답은 거의 없었던 것 같다 물론 아플 때, 내 힘으로 어찌할 수 없는 고통과 재난에서는 기적을 많이 느꼈다 주님은 계시다 단지 우리가 우리의 욕심을 위해 시험하듯 기도하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


쉬지말고 기도하라


그렇다 늘상 기도하라는 뜻이다 평소에, 어느 때든지 다정하게 그분을 상기하고 그분과 대화하라는 뜻이다 부모 자식간의 대화처럼_매일 매일 주여주여 불러불러 아바바바 하라는 뜻이 아니다


주세요 기도는 애나 어른이나 하더라 심지어 우리 엄마도 본인이 컨트롤하지 못하는 상황에서는 우리 기도하자 기도 밖에 없다라고 연약함을 드러내신다 그러다 기도에 응답이 없으면 주님께 실망할 건가요 아니 신앙인들의 중급 이상은 보통 기도하다 응답이 안오면 자신의 탓을 한다 사실 무응답도 응답이다 어떤 형태의 응답도 그분의 인도하심으로 믿어야한다 나를 버리거나 벌하시는 게 아닌 나를 위한 최적의 경로를 예비하실 뿐이다 그 경로에 햇빛만 있다고 누가그래


우리는

선한 방향으로 인도해주실기를 간구 해야하는 것이 맞다 무조건 우리 이거 되려면 가지려면 얻으려면 기도해야 돼 라는 말은 지극히 인간의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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