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Saranaim Lee
Aug 31. 2022
있잖아 꿈이었는데 말이야 내가 책가방을 싸고 있었어 교과서는 이미 가방에 있었고 나는 책장에 있던 국어 자습서를 가방에 챙기면서 내가 왜 수험생인지 의문을 품게 되었어 나는 분명 나이가 많은데 왜 아직도 학교를 다니는 건지 갑자기 숨이 막히고 답답함이 밀려왔어 문득 전에도 학교를 다시 다닌 적 있었던 것 같았는데 그때도 나만 유급이었는데 다시 학교를 다니고 있다니 세번째였어 대체 나는 몇번의 수능을 봐야하는 걸까 그 숨막히고 답답한 상황을 온몸으로 체감하며 꿈에서 깨어났는데 이상했어 여전히 숨이 잘 안쉬어지고 답답했어 아직도 나는 유급인건지 더는 열아홉이 아니라는 것은 익히 알고 있었지만 왜 서른이 넘도록 졸업하지 못했던건지 왜 이렇게 태만하게 살고 있는 건지 왜 꿈에서 깨어나고 나서도 생각에 생각이 꼬리를 무느라 미처 빠져나오지 못한 감정들로 혼란스러웠어 꿈이었는데 말이야 아무것도 아닌 꿈이었는데 있잖아